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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사, 티벳, 중국 그리고 한국인
    잡다구리 2007. 7. 3. 13:34
    네팔 카트만두에서 육로로 티벳의 라사로 넘어왔어요.
    인도에 있을 때, 많은 한국인들이 라사에서 네팔, 인도로 넘어왔더군요.
    하지만 저처럼 반대로 넘어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티벳에서 네팔로 넘어가는 것과
    네팔에서 티벳으로 넘어가는 건 가격부터가 굉장히 다르죠.
    거의 열 배 차이가 나거든요.
    그래도 눈물을 머금고 거금 지불해가며 넘어왔는데...
    라사, 티벳, 중국. 솔직히 실망이에요.
     
    중국 물가도 많이 올라서 인도와 네팔을 돌던 저에겐
    가히 살인적인 물가로 와 닿고 있어요.
    한 끼니 해결하는 데 인도나 네팔에 비해 몇 갑절이나 더 드니까요.
    이러다 한국 가면 어떻게 생활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긴 중국인데 이렇게 비싸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3년 전 즘과 너무 다르네요.
     
    게다가 티벳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서 지금은 여기 성수기에요.
    주변 지역으로 나가는 패키지 요금이 갑절 이상 뛰었죠.
    그냥 라사 시내만 돌아다니며 시간 보내다가 떠날 생각이에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니 그냥 관광지 분위기만 느낄 뿐이거든요.
     
    그래도 포탈라 궁은 잘 봤어요.
    책에 나오는 사진처럼 황량한 사막 위에 아름답고도 웅장하게 서 있는
    그런 모습은 전혀 아니었죠, 시내 한 가운데 있는 박물관 같은 모습.
    시가지가 바둑판처럼 잘 짜여져 있는 것 보니 계획도시 같은데,
    시내 한 복판에 포탈라 궁을 놓은 것은 중국 정부의 의도겠죠.
     
    카트만두에서 함께 패키지로 온 외국인들과 내일 남초호수라는 곳에
    가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계산해 보니 2일에 400위안 정도 드네요.
    그래서 전 빠지기로 했어요. 너무 큰 돈이지 않나요?
    400위안이면 약 5만원. 그 돈이면 인도에서 2주는 넉넉히 버티는데.
    라사에서 청두까지 기차도 침대칸으로 1200위안이나 하더군요.
    그래서 차라리 카트만두로 비행기 타고 가는 사람도 많더군요.
     
    엄청난 물가의 쇼크를 아직 감당하지 못해서 아직
    어쩔 바를 모르고 있죠. 어디 조금 움직이려면 돈돈, 돈이니까요.
    가만 보니 중국에서의 여행은 한국에서의 여행보다 비싸게 치는 것 같아요.
    한 군데 가만히 있으면서 현지 식당에서 밥 먹고 그냥 있으면
    확실히 한국보다 싸긴 싸지만요.
     
    어쨌든 이제 또 어디론가 움직여야죠.
    워낙 철도 선로가 잘 짜여진 나라라,
    마음만 먹으면 4일 내로 베이징까지는 갈 수 있을 테니까
    어떻게든 잘 해 나갈 수 있을 거에요.
     
    그나저나 중국 넘어오면서부터 맘 상하게 하는 일들이 있어요.
    바로 한국인들 때문이죠.
    이상하게도 중국에 가까워질수록, 또 중국으로 들어갈수록
    버릇 없는 (한국인) 어른들이 많이 보여요.
     
    오늘도 어떤 X 친한척 말 걸어와서는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그거 아닌데,  그거 잘 못 했네, 그거 너무 비싸네, 안 좋네'
    이런 식으로 내가 한 건 다 잘 못 됐고 지가 한 건 다 맞다고 말 하네요.
    그럴거면 왜 남한테 말 걸어 이것저것 물어보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뭐, 한 두 번이 아니라서 그냥 똥 밟았다 생각하고 이젠 넘어가죠.
    이제부턴, 중국 안에선 한국사람들이 말 걸어도 대답 안 하려고 해요.
    일본인 행세 할 거에요.
    왜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이 중국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어른들, 외국 나가면 나이 든 서양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좀 보고 배웠으면 싶어요. 하긴, 맨날 술 먹고 노느라 관광도 제대로
    못 하는데 어떻게 그런걸 배울까요, 별 기대도 안 해요.
     
    쓰다보니 그런 얘기까지 나와 버렸네요.
    여기서 한국인들에게 너무 실망해버려서 그런 거에요.
    약간 서글프기도 하지만 뭐 이젠 괜찮아요, 그냥 그런 거죠.
     
    이쁜 티벳 애가 서빙하는 현지인 식당에 밥 먹으러 갈 거에요.
    다 잊고 밥이나 먹고 다시 이것저것 정리해 봐야겠어요.
    티벳에 대해 할 말이 굉장히 많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해요.
     
     
     
    p.s.
     
    버릇 없는 어른들을 혼 내주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200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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