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도 오른손으로는 밥 먹고, 왼손으론 뒤를 닦는다.
그렇게 말 하면 주위 사람들은, IT 강국이라는 나라가 왜 그렇게 미개하냐라고 한다.
나는 손으로 밥 먹고, 뒤를 닦는다는 것이 미개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건 그 나라 문화일 뿐이다. 그렇게 따지면 미개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어쨌든 인도에서도 부유층은 포크와 나이트 등으로 식사하고, 화장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왠만한 사람들은 아직 그렇지 않다.
물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에는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 정도는 있다.
몇 장 안 돼서 마음 놓고 쓰기 어렵지만, 냅킨도 조금 준비 돼 있다.
그래도 그런 식당이라 하더라도 화장실에 화장지는 없다.
그래서 여행 중에 화장지가 부족하지 않게 늘 구입해서 들고 다녀야 했는데,
화장지 가격이 30Rs(루피)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1리터 짜리 생수 한 병이 10루피)
한국 돈으로 따지면 천 원이 안 되는 돈이지만, 현지 물가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그나마 질도 좋지 않고, 양도 적다. 또 대도시 외곽으로 갈수록 가격은 더 비싸진다.
아마 인도인들은 그딴 종이를 비싼 돈 주고 사는 외국인들이 이해 되지 않을 듯 싶다.
아마 쪼그려 앉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인도 화장실에서 고생 좀 하겠다.
인도의 수도인 델리에서도 많은 화장실들이 쪼그려 앉아 방식이니까,
외곽 지역은 더 말 할 필요도 없다.
한번은 시외버스를 타고 가다가 쉬는 시간에 시골 화장실을 갔는데,
화장실이 3면만 막혀 있고, 한쪽 면은 낭떠러지 쪽으로 뻥 뚫려 있었다.
드넓은 평야와 설산들이 보였으므로, 경치 구경 하며 일 보기는 좋았지만, 문제는 발 아래.
볼 일을 보면 한참 떨어진 후에야 저 아래에서 툭 소리가 난다.
밑에서 구멍을 통해 차가운 계곡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온다.
다리에 쥐라도 나서 주저 앉게 되면 즉사.
여러모로 목숨이 위태로웠던 여행. ㅡ.ㅡ;
p.s.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될 것을 덧붙여 이미지(?) 깎아 먹기를 한 번 해 보겠다.
나는 짠돌이다. 인도에서 화장지는 비싸다.
이 두 가지 사실에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인도에선 인도 방식을 따른다. ㅡ.ㅡ/
이 자리를 빌어, 인도에서 나와 악수 한 사람들과,
내가 건내 준 음식을 먹었던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그래도 난 비누로 손 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