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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을 놓치다] 사람을 놓치다
    리뷰 2007. 6. 11. 12:46
    대학 때부터 친구 사이로 지내온 남녀의, 사랑인지 우정인지 헷깔리는 러브스토리. 한쪽은 우정으로 생각할 때, 다른 한 쪽은 사랑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 어긋나기만 하는 둘의 관계. 결국 둘 다 사랑인지 우정인지 헷깔려하며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게 된다.

    누구나 겪어 봤음직 한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일단 스토리가 가슴에 와 닿기는 한다. 하지만 너무나 담백해서 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게 사실. 특별히 팡 터지는 사건 없이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면 볼 만 하다. 특히, 극 중에서 등장인물들이 사랑에 대해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대사들 중에는 참 공감 가는 말이 많다. 뜨거운 된장 국물을 모르고 삼켰을 때 심정이, 사랑의 열병에 빠졌을 때의 심정과 같다는 그런 말들.

    그런데 친구사이가 연인사이로 다시 시작하게 되면 해피엔딩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십년지기 친구가 오랜 방황을 거듭해 결국 연인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는 사실 그 자체는 아름다울 수 있다. 하지만 연인 관계라는 것이 그렇듯, 그 관계라는 것이 깨지면 남보다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세상 모든 연인들은 이별의 가능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거고. 그런 면에서 따져 보자면, 어쩌면 한 세상 함께 즐겁게 우정으로 잘 지낼 수 있는 오랜 친구를 잃었다고도 볼 수 있다. 사랑보다 더 소중한 사람을 놓친 건 아닐까.

    영화는 사랑에 초점이 맞춰 졌으니, 모든 남녀 관계가 사랑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사랑 하나로 다 될 것처럼 말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현실에선 우정은 우정대로 아름답게 남겨 두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지 않을까. 사랑에 지치고,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애정에 피곤할 때, 결국 마지막에 찾게 되는 것은 우정이 아닌가. 때론 동성 친구보다 이성 친구에게 하소연 하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사랑을 얻는 것도 좋지만, 오랜 우정 하나 즘은 남겨 두는 여유를 가졌으면 싶다.

    (www.emptydre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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