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이도에서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나가는 날. 우이도에서 목포로 가는 배는 아침 7시 20분 딱 한 편 뿐이다. 이 배를 놓치면 오후 4시 즘에 도초도로 가는 배를 이용해서, 다시 도초에서 목포로 가는 수 밖에 없다.
섬은 기상조건에 따라 배가 뜨지 않을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항상 일정에 여유를 두로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떠나는 날이라서 일찍 일어났더니, 새벽에는 정말 자욱하게 안개가 끼어서 한 치 앞도 안 보였다. 배가 들어올지도 의문스러운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시간 지나면서 차츰 안개가 걷혔다.
분 단위까지 딱딱 맞춰서 배가 들어오는 건 아니니까, 대강 7시 즘 일찌감치 나가서 기다렸다. 배표는 저 앞에 보이는 작은 집에서 사면 된다. 배 출항 시간에 맞춰서 사람이 와서 표를 판다.
아 글쎄 쟤네들은 왜 아침부터 저런 데 올라가서 못 내려가고 쩔쩔 매냔 말이지. 거 참... ㅡㅅㅡ;
안개는 많이 걷혔지만,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배가 들어왔고, 탑승자는 나 한 사람 뿐. 아무래도 이런 지역을 운항하는 배편은 정부 지원이 없으면 안 될 듯 싶다.
우이도 안녕~~~ 언젠가는 이런 섬에서 조용히 살아야지.
배는 섬을 한 바퀴 빙 돌면서 외곽 구겨을 시켜줬다. 나를 위한 특별 서비스는 아니고, 섬의 다른 지역을 가기 위한 것.
이렇게 섬을 반 바퀴 돌아서 진리에도 들렀다가 간다. 진리에서 승선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 배 한 척 전세 낸 기분. ㅡㅅㅡ;
도초에 가니 사람들이 꽤 탔다. 아무래도 목포와 가깝고 배편도 많은 곳이니 이 쪽으로 놀러 가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섬에서 나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래봐야 열 댓명 이었지만.
이제 곧장 육지로~
친구와의 여행은 일주일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친한 친구라도 함께 오래 여행하다보면 안 좋을 수 있으니까. 여행하다가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남이 될 수도 있고~
배 안으로 비와 함께 파도도 막 들이쳤지만, 방 안에 있으면 너무 어지러워서 그 비바람 다 맞으면서 밖에 나와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해서 방 안에 들어가 있는 상태.
드디어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도착. 육지 가까이 도착하니까 거짓말처럼 날이 맑다. 날이 갠 게 아니라, 섬 쪽과 육지 쪽이 날씨가 다른 것. 바꿔서 생각하면, 육지 쪽이 날씨가 좋다고 해서 섬 쪽도 날씨가 좋으리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
어쨌든 목포항에서 배를 내렸고, 사람들에게 물어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갔다. 목포역까지는 걸어서도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지만, 원래 기차를 별로 안 좋아하는 데다가 주말엔 KTX 말고는 자리 잡기도 힘들기 때문에 그냥 버스 타러 갔다.
목포종합버스터미널. 여객선터미널 앞쪽으로 쭉 걸어나오면 시내버스 승차장이 있는데, 거기서 버스 노선도 보고 버스를 타면 된다. '목포종합버스터미널'이라고 적힌 것 확인하고 타면 별 문제 없이 찾아갈 수 있다. 모르면 버스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물으면 되고.
목포에서 장거리로 가는 시외버스가 잘 없어서, 일단 광주로 갔다. 광주로 가면 교통이 편하니까. 목포에서 광주까지는 시외버스가 아주 자주 운행된다. 시간표 같은 것 따로 필요 없이, 그냥 가서 표 사고 조금만 기다리면 바로 탈 수 있을 정도다 (배차간격이 20분인가 그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유스퀘어 앞. 표 끊고, 밥 먹고, 터미널 앞에서 노닥거렸는데, 마침 어떤 자동차 회사에서 판촉행사인지 하고 있길래 풍선도 받고~ ㅡㅅㅡ;
어쨌든 이것으로 우이도 여행 끝~ 부러우면 한 번 가 보시든지. 여름철 성수기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하니, 여기 나온 것처럼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