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도의 명물이 모래언덕이긴하지만, 하루종일 모래언덕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 (하루종일 보고 있어도 되긴 되지만). 그렇다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봐도 행동반경이 정해져 있어서 조금 갑갑한 느낌. 그래서 이왕 우이도 온 김에 산을 넘어서 건너편 다른 동네도 한 번 가 봤다.
 



돈목해수욕장 가운데 즘 나 있는 산길을 쭉 따라가면, 우이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낮은 산을 두 개 넘어야 하지만, 낮은 산이고, 길도 험하지 않아서 그리 힘들진 않다. 하지만 풀숲에 가려서 길이 거의 안 보이고, 인적도 드문 길이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주의 할 필요는 있다.  



돈목해수욕장에서 산 쪽으로 들어가면 곧 이런 다리를 만날 수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길을 따라가다가 낮은 산을 하나 넘으면 이런 폐가가 하나 보인다. 민박집 아주머니 말로는, 옛날에 한 청년이 이 집을 사서 산장이나 카페를 차리려고 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무산되었다고. 꼭 장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데서 사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무선인터넷으로 일을 하고 돈을 받을 수만 있다면. ㅡㅅㅡ;



길 가에 서 있는 철판에 그려진 지도에는 '탐방로'라고 그려져서 길이 표시되어 있는데, 실제로 가 보면 풀에 가려져서 길이 잘 보이지 않는 구간들이 많다. 어떤 곳은 풀이 허리까지 자라 있어서 바닥이 전혀 안 보이는 곳도 있는데, 그런 곳을 조심해야 한다. 우이도에 뱀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지만, 발 밑이 보이지 않는 그런 풀숲에서 뱀이 나올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난 거의 뛰다시피해서 길을 갔다.



산 하나를 더 넘어가니 드디어 사람의 흔적이 나온다. 그런데 이게 뭐야, 산 깎아서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네.



무슨 수련원인지 펜션인지 지으려고 공사중이라고 하는데... 개발도 개발이지만 참... 많이 안타깝다.





이쪽이 '진리'라는 동네. 우이도 동쪽에 있는 동네로, 서쪽에 비해 가구수도 많고, 더 큰 동네다. 이 동네에 발전소도 있다고 한다.



우이도 지도. 서쪽에 돌출한 반도 두 개가 소 귀처럼 생겼다고 해서 섬 이름이 우이도(牛耳島)라 한다. 우이도에서 가장 높은 산은 높이가 약 359미터인데, 지도에 '상상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저 봉우리까지도 등산로를 이용해서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한다. 탐방로의 길 상태로 보면, 저쪽으로 가는 길도 수풀로 많이 가려져 있을 듯 하다.



'진리'라는 동네는 전형적인 어촌마을 모습이었다. 가게 앞에서 우연히 만난 한 마을분과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 이 동네(섬 동쪽)에서 돈목(섬 서쪽)까지 마을주민의 배를 타고 가면 요금을 십만 원을 받는다고 한다 (진지했다). 그러니까 산 넘어가기 전에, 미리 시간 계산 잘 해서, 해 지기 전에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



마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다시 산을 넘어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너무 늦은 시간에 출발했기 때문에 상상봉은 올라갈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겨우겨우 해 지기 직전에 다시 돈목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니까.



고개를 넘으면서 바라본 돈목해수욕장. 처음 도착해서 하룻밤을 묵은 곳이라 그런지 여기가 더 정겹게 느껴진다.

우이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넘어갈 때는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알고보면 길이 하나 뿐이지만, 풀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데다가, 계속 가면 과연 마을까지 이어져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고, 사진 찍으며 노닥거리다보니 그렇게 걸렸다. 하지만 같은 길을 다시 돌아올 때는 한 시간 만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니까 초행길이라면 넉넉잡고 왕복 세 시간 정도로 잡으면 된다.







돈목 마을 내부도 밥 먹고 소화시킬 겸 해서 돌아보면 나름 정겹다. 특히 초록이 덮힌 돌담들.





우이도까지 가서 '상상봉'에 올라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런 아쉬움을 남겨둬야 언젠가 다시 가도 새롭게 볼 것이 있으니까, 나중을 위해 저장해 뒀다고 치면 나름 위안이 된다. 등산 좋아하시는 분들은, 상상봉도 인터넷에서 검색 해 보시기 바란다. 올라가 볼 만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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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