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도 도착한 첫 날, 숙소를 정하고 짐을 풀고 나서도 밖에 나가서 싸돌아다녔다. 뭐 그리 많이 돌아다닐 곳도 없지만, 그냥 해수욕장 이쪽 끝에서 저 쪽 끝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사진찍기 놀이를 했다. 해가 지면 불빛도 거의 없이 깜깜해 질 것이 뻔하니까, 조금이라도 해가 남아 있을 때 하나라도 더 보자는 생각. 어차피 밤은 기니까.
조금 멀리서 넓게 찍어 봤더니 해안이 호수같은 느낌.
이렇게 물 속의 물고기도 다 보일 정도로 여기 바다는 맑고 깨끗하다. 넘실대는 파도를 따라서 해안 가까이 들어온 물고기 한 마리를 찍었음. 맨발로 찰방찰방 얉은 바다를 파도와 함께 걷다보면 작은 물고기와 게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마치 손에 잡힐 듯 보여도, 실제로 맨손으로 잡기는 어려웠다. 이래서야 무인도에 가게 되면 굶어 죽겠는걸. ;ㅁ;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파도의 소리와 바람의 냄새를 느낄 수 있다. 혼자 뒹굴거린 시간도 많았고, 주변 경치도 좋다보니, 한 장씩 한 장씩 찍은 사진이 꽤 많다.
내 신발로 기념사진. ㅡㅅㅡ/
반복학습. 갔던 길 다시 돌아오면서 또 사진. 이 즘 되면 이제 더 쓸 말도 없다. ㅡㅅㅡ;
해수욕장 한 쪽 끝에는 이렇게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공간이 있었다. 바위를 살짝 넘어서 가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아무것도 없는 줄 알고 지나치기 딱 좋은 곳.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꽤 넓은 공간도 있어서, 마치 개인 해변같은 느낌이었다. 사람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고,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포근함. 이런 곳에 틀어박혀 있는 게 좋은 걸 보면, 난 역시 은둔형 외톨이. ;ㅁ;
계속계속 반복되는 모래언덕. 우이도는 여기가 핵심이라니까~
그렇게 해변에서 노닥거리다가 해 질 녘 되어서야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아무 일 없었지만 즐거웠던 하루.
사진 왼쪽에 보이는 황토색 건물이 우이도수퍼민박. 아주 작은 동네라서 찾고싶지 않아도 찾게 된다.
예상했던대로 밤에는 불빛도 거의 없이 어두컴컴하기 때문에 밖에선 별로 할 것이 없다. 게다가 이 날 밤엔 비도 왔기 때문에 밤마실 나가기는 어려웠다. 우이도에 머무는 2박 3일 동안 밤에 날씨가 맑았던 적이 없어서 별 구경을 할 수 없었다는 게 좀 아쉬웠다. 여기라면 어쩌면 은하수 테두리라도 보이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었는데. 우이도의 별밤은 다음을 기약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