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마지막 날 밤. 이번 여행은 앙코르와트가 목적이었으니까 그것만 봤으면 됐다라는 의미에서 더 오래 머물지는 않았음. 사실 어릴때부터 보고싶어었던 앙코르 유적을 겨우 삼 일 밖에 못 봤다는 게 좀 아쉬웠지만, 그거라도 본 게 어디냐며 애써 마음 달래려고 혼자 시내를 싸돌아다녔던 밤. 큰 의미는 없는 씨엠리업의 사진 정리.
씨엠리업에 머무는 동안 자주 찾아갔던 킹마트. 큰 특징도 없고, 그리 싼 편도 아니지만, 단지 에어컨이 빵빵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주 찾아갔던 곳. 정찰제라 편리한 점도 있고, 밤 늦게까지 문을 연다는 장점도 있다.
어이쿠, 넌 뭐냐. 동네 구경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짠-하고 앞길을 가로막는 꼬마.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사진은 흔들렸고~ 사진 찍어줬더니 우헤헤 하고는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뭐지? ;ㅁ;
노점상 거리. 여기서 이것저것 사 먹으면서 현지인들과 대화도 많이 나눴다. 비록 짧은 영어지만 그래도 수다 비슷한 걸 떨 수 있었다는 게 신기했을 뿐. ...사실, 그냥 아무 말이나 하고 웃으면 따라 웃는다. ㅡㅅㅡ;;;
The Only One 인 당신에게 맛있는 저녁을 사 줄께. 뭐 먹을래? 음... 쥐고기. ;ㅁ;
레드 피아노라는 이 카페 혹은 술집은 그 크기만큼이나 꽤 유명한 집 같았다. 하지만 그닥 끌리진 않았다. 빨간 피아노도 없는 것 같았고.
천천히 걸어도 대략 30분이면 시내구경이 다 끝나는 씨엠리업. 지금은 아마도 규모가 더 커졌을테지.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잔뜩 늘어나고, 사람들은 돈에 물들고... 뭐 그렇게 변했겠지. 그래서 안타깝게도, 앙코르와트를 한 번 더 보고싶긴 하지만, 씨엠리업은 다시 가기 싫다. 예전의 좋았던 기억들을 다 망쳐 놓을까봐.
숙소 가는 길에 있던 이 과일노점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꼭 들렀는데. 나중에 아줌마가 나 알아보고는 사지도 않은 바나나같은 것도 하나씩 끼워주고 그랬다. 근데 나 바나나 안 먹는데... ㅠ.ㅠ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상가. 자주 지나다니기는 했지만 눈여겨 보면서 구경한 건 없었다. 역시 난 노점상 체질.
어쩌면 밤새 하나도 못 팔고 집으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 싶은 노점들도 꽤 많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시내쪽에도 공터가 많이 남아있는데 꼭 외곽쪽에 노점을 펴는 것은, 보이지 않는 어떤 외압이 있기 때문일까.
밤이 깊어지면 씨엠리업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도로에서는 저런 불길이 여기저기서 솟아오른다. 쓰레기를 불로 태우는 모습이다. 낮에도 태우기도 하는데, 주로 밤에 태우더라. 자다가 오줌싸려고. ㅡㅅㅡ
오늘밤에도~ 들렀네~ 평양랭면 평양랭면~ 벌써 며칠째~ 들렀네~ 평양랭면 평양랭면~
내가봐도 참한데 어르신들이 보기엔 오죽할까. 게다가 얘네들, 출신성분도 좋고, 교육도 많이 받은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한다. 그게 헛소문이 아닌게, 일부러 좀 잡다한 주제를 택해서 얘기를 건네도, 거의 모든 주제에 적절한 응수를 해 낸다는 거.
한 쪽 구석에는 험악한 인상의 남자들이 앉아 있는데, 적절치 못 한 언행이 나오면 즉각 달려와 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옛날에 한 번은 실제로 총을 뽑아든 적도 있다고. 괜히 쓸 데 없는 행동이나 말은 하지말자. 그냥 농담따먹기만 해도 즐거운거다.
근데 저 유니폼은 누가 골랐는지 참... ㅡㅅㅡ;;;
평양랭면도 이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