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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앙마이의 럭셔리한 수공예품 가게들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29
    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11. 02:59
    치앙마이의 한 유명한 사원 입구에는 거의 매일 한 아저씨가 툭툭을 세워놓고 관관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왓 프라 씽' 앞이었다고 기억되는데, 그리 정확한 기억이 아니라 자신있게 말 할 수는 없다.

    어쨌든 이 아저씨는 툭툭을 세워놓고는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부른다. 그리고는 자기는 가이드 겸 툭툭기사라면서 치앙마이 전통의 아름답고도 고급스러운 기념품 가게들을 여러군데 구경시켜 주겠다고 한다. 그것도 일반 툭툭가격에 비하면 아주 싼 요금만을 받는다면서 말이다.

    여기까지만 하면 선뜻 따라나설 생각이 안 들겠지만, 이 아저씨는 그런 말을 하면서 재빨리 노트를 꺼내서 보여준다. 그 노트에는 세계 각국 언어로 된 일종의 방명록이 적혀 있다. 그 중 한국어가 쓰여진 페이지도 있었는데, 내용은 대충 '너무너무 즐거웠어요'였다.

    단순히 그런 노트 하나로 신뢰감을 얻기란 힘들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치앙마이의 수공예품으로 유명한, 예쁜 그림이 그려진 우산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그 아저씨의 제안에 관심이 갔고, 반신반의 하면서도 툭툭에 올라탔다.

    아저씨는 툭툭을 몰고 치앙마이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도시가 끝났다고 생각될 때 즘 뭔가 분위기가 좀 다른 동네가 나왔는데, 이 동네는 모두 가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모두 수공예 제품들만 파는 가게들이 모여있는 마을이었다. 아마 '버쌍(Bo Sang)'이라는 마을이 아닐까 싶은데, 어쩌면 거기가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치앙마이에서 뭔가 독특한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한 번 즘 가 볼 만 한 곳이었다.


    한 가게에 들어갔더니 칠기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이런 식으로 칠기가 만들어진다면서 열심히 뭔가 설명해 주었는데, 이런 전문용어는 알아듣기 힘들었다. ㅡㅅㅡ;;;



    화려하게 진열해 놓은 물건들이 있는 가게 뒷편에는, 물건을 만드는 작업장이 바로 붙어 있었다. 예닐곱 즘 되는 사람들이 한 방에 앉아서 각자 전문분야인 듯 보이는 물건들을 만들고 있었다.



    다른 외국인 방문객들과 함께 열심히 작업중인 사람들을 구경했다. 물건이 진열된 가게보다는 이런 곳을 견학 한 게 더 재미있었다. 저 복잡한 무늬들을 일일이 손으로 다 그리고 만든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이런 모습들을 보고나서 매장에 진열된 상품들을 보니까, 자세히 보면 손으로 만든 흔적들이 조금씩 남아 있는 게 보였다.



    매장은 이런 모습. 너무나 많은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대충 훑어봐도 십 분은 족히 걸렸다. 가게에 진열된 물건들이 대체로 예쁘기는 했다. 하지만 선뜻 구입하기는 어려웠는데, 장식품 용도 말고는 딱히 쓸 데가 없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가격이 문제였다. 제일 싼 것이 약 500 밧 정도였기 때문 (500 밧이면 쌀국수가 20 그릇). 대체로 몇 천 밧 하는 물건들이 대부분이었다. 예를들어 코끼리 가죽 지갑이 3,000 밧 정도였다 (약 10만 원, 물론 흥정이 되긴 된다, 하지만 깎아봤자...). ㅠ.ㅠ



    고급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답게 별도 요금을 내면 구입한 물건을 국제택배로 배송도 해 준다고 한다. 내겐 별로 필요없는 서비스.



    얘는 무슨 작업을 하고 있었더라... 실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표정이 왜 그러냐! ㅡ.ㅡ+



    베틀에서 직접 짠 실크도 살 수 있다. 민무늬도 있고, 무늬가 들어간 것도 있다. 물론 대빵 비싸다. ;ㅁ;



    국제 택배를 해 준다는 말은 이런 식탁이나 가구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근데 정말 외국인 중에 이런 걸 여기서 사는 사람이 있긴 있는 걸까.

    사진을 몇 장으로 줄이고 짧게 압축해서 마치 한 가게에서 모두 구경한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한 가게에 들렀다가 매장 구경하고, 작업장 구경하고 나오면, 툭툭 아저씨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다시 태워서 다른 가게로 이동했다.

    난 단지 우산 가게만 가고 싶을 뿐이라고 말 해도, 계속 다른 가게들을 들렀다. 아마 한 대여섯 가게 정도 들렀지 싶다. 계속 구경하고, 매장 둘러보고, 빈 손으로 나오기를 수차례 한 뒤에야, 맨 마지막에 마침내 우산가게로 갈 수 있었다. 기대보단 규모도 작고 허름해서 약간 실망했지만, 그래도 직접 본 우산은 사진보다 더 예뻤다.



    여태까지 들렀던 가게들 중 가장 허름했던 우산가게. 우산만 파는 게 아니라, 다양한 가게들이 모여있는 아웃렛 같은 분위기였다.





    어쩌다보니 사진에 찍힌 우산들은 별로 안 예쁜 것들만 찍혔다. 매장 안에는 더 예쁜 우산들이 많이 있는데.



    우산도 손으로 직접 만들고, 우산의 그림도 손으로 사람이 그렸다. 앞마당 같은 뜰에서 그림 그리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다른 가게들의 작업장도 그랬지만, 여기서는 더욱 더 방해가 될까봐 조심스러웠다.





    아하하... 우산에 관심은 있었지만, 우산을 사고 싶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수공예품이라 다들 너무 비싸! ㅠ.ㅠ

    번번히 비싸서 못 사겠다며 빈 손으로 나와도 툭툭 아저씨는 허허 웃으며 괜찮다고 한다. 아마 내가 물건을 사면 커미션을 좀 더 챙길 수 있을 테다. 하지만 내가 사기에는 너무 비쌌고, 너무 컸고, 너무 쓸모없었다. 내가 여행에서 기념품같은 걸 사 가서 선물할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내 주변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도 없고. ㅡㅅㅡ;

    그래서 아이쇼핑만 열심히 하고, 툭툭을 탔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 아, 이런 세상도 있구나, 이런 비싼것도 사람들이 사는구나, 역시 비싸면 품질이 좋구나, 길거리 가게에서 파는 기념품들하고는 품질 자체가 틀리구나, 이런 것들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물론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 아래서, 유니폼 딱 갖춰입은 럭셔리한 가게에서 예쁜 수공예품들을 구경했다는 만족감도 있긴 있었지만, 그다지 내 관심을 끄는 물건들이 없었던 것이 흠이었다. 그나마 우산가게를 갔기 때문에 마지막에 약간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지만.

    치앙마이에 이런 곳도 있으니까, 사원 구경에 싫증난 사람들은 한 번 즘 가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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