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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는 나무
    그림일기 2009. 10. 9. 00:23


    가난뱅이가 그림을 그리려고 하니까 종이가 울었어.
    종이가 우니까 나도 슬퍼 울었어.
    내가 우니까 세상도 슬피 울었어.
    아아 슬프디 슬프디 슬픈 세상이구나.
    다 같이 울자 동네 한 바퀴.



    2009.10.08
    서울숲 한 쪽 으슥한 구석탱이에서 그림 그리고 있는데
    슬그머니 이 어둠구석을 찾아든 한 쌍의 바퀴벌레같은 연인들.

    나름 사람 있나 없나 살핀다고 살피던데 시력이 안 좋은 건지,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건지, 내가 있는데도 그냥 자리 잡고 앉더라.

    앉자마자 화르륵 불이 타 오르고... ;ㅁ; (이후는 19금)
    공공장소에선 좀... ㅡㅅㅡ+

    절정의 순간에 소리를 확 질러버릴까,
    모르게 슬금슬금 다가가서 바로 딱 앞에 자리잡고 말똥말똥 처다보고 있을까,
    아니면 그냥 조용히 공원 순찰대 같은 곳에 신고를 해 버릴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지만,

    결국은 가련한 마음에 그냥 조용히 내 할 일 하면서 계속 지켜봤다. ㅡㅅㅡ;
    불쌍하잖아, 모텔 갈 돈도 없으면서 열심히 연애질 하는 모습이. ;ㅁ;

    그래, 애 쓴다. 이왕이면 애를 쓰지 말고 낳는 게 어때. ㅡㅅ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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