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뱅이가 그림을 그리려고 하니까 종이가 울었어.
종이가 우니까 나도 슬퍼 울었어.
내가 우니까 세상도 슬피 울었어.
아아 슬프디 슬프디 슬픈 세상이구나.
다 같이 울자 동네 한 바퀴.
2009.10.08
서울숲 한 쪽 으슥한 구석탱이에서 그림 그리고 있는데
슬그머니 이 어둠구석을 찾아든 한 쌍의 바퀴벌레같은 연인들.
나름 사람 있나 없나 살핀다고 살피던데 시력이 안 좋은 건지,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건지, 내가 있는데도 그냥 자리 잡고 앉더라.
앉자마자 화르륵 불이 타 오르고... ;ㅁ; (이후는 19금)
공공장소에선 좀... ㅡㅅㅡ+
절정의 순간에 소리를 확 질러버릴까,
모르게 슬금슬금 다가가서 바로 딱 앞에 자리잡고 말똥말똥 처다보고 있을까,
아니면 그냥 조용히 공원 순찰대 같은 곳에 신고를 해 버릴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지만,
결국은 가련한 마음에 그냥 조용히 내 할 일 하면서 계속 지켜봤다. ㅡㅅㅡ;
불쌍하잖아, 모텔 갈 돈도 없으면서 열심히 연애질 하는 모습이. ;ㅁ;
그래, 애 쓴다. 이왕이면 애를 쓰지 말고 낳는 게 어때. ㅡㅅ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