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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 동피랑에서 벽화를 그렸어요
    국내여행/경상도 2010. 4. 12. 00:39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통영 동피랑 마을에서 벽화를 그리고 왔어요.
    쌓인 일도 뒤로하고, 블로그 업데이트도 잠시 중단하고,
    식음을 전폐하고(비싸서 밥 제대로 못 먹었음 ;ㅁ;)
    그린 벽화는 만화 네 컷.

    처음에는 그냥 화사한 꽃그림을 그리려고 했지만,
    가만 보니 벽화에는 꽃그림이 많기도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만만하게 작업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해서 접었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내 웹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만화 벽화.
    만화라는 장르를 선택하니 욕심이 조금 더 났죠.
    단지 예쁘고 화려하고 보기좋은 벽화들은 가득가득 널려 있으니,
    뭔가 메시지를 주자라는 것.

    일단 화사하고 깔끔하고 아기자기 귀여운 점을 내세워,
    그림 자체는 꼬마들이 좋아할 수 있을 만 한 쪽으로 표현.
    그리고 깊은 의미를 좀 더 두어서,
    아는 사람은 음미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의미를 내포.
    그게 이번 벽화의 컨셉이었어요.




    단순하게는 도시를 그리고 있는 아메바 캐릭터지만,
    조금 생각해 보면 붓이 촛불로도 보일 수 있게끔 하려고 머리를 써 봤는데...
    붓 몸통을 하얀색으로 남겨두려니 너무 어설퍼보여서 색칠을 하고야 말았음.




    그래서 생각한 것이, 들고 나온 붓이 다 타면 사라지는 쪽으로 표현.
    그러니까 촛불이 다 타고 사라지는 거라는 표현.
    다 타버리고 사라져도 또 다른 사람들이 힘을 합한다는 의미.




    '우리 함께 만들자'라거나, '우리 다같이 만들자' 같은 말을 쓸 수도 있었지만,
    극구 '다시'라는 단어를 쓴 의미, 이제 짐작하실 분들은 짐작할 수 있을 듯.

    사실 주제는 이 문장임. '우리가 다시 만들자'.




    세계인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영어 표기.
    사람으로 꽉 차게 되면 도구나 매체따위는 별 필요 없다는 표현.
    어쨌든 '(그가 죽어도) 참여는 죽지 않아'!




    그냥 간단하게 풀이하자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벽화를 그려서,
    우리 도시를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간다라는 의미로 봐도 됨.
    그게 일차적인, 표면적인 주제이므로 제작의도에서 벗어난 것도 아니니까요~

    좀 더 복잡하고 깊게 해석하실 분들은 위에 살짝 설명해놓은 것들을
    참고로 해석해 보아요~



    어쨌든 벽화의 일차적인 의미는 벽을 아름답게 만드는 거라서,
    내 간결한 만화체로 최대한 깔끔하고 깨끗하게 표현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흰색'에 최대한 집중했음.
    직접 보면 다른 벽화들의 흰색과는 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임.

    그리고 캐릭터의 바탕선이 구불구불 지저분하면 전체적으로
    지저분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최대한 깨끗한 선을 그으려 노력했음.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로 노력은 했는데,
    딱 보기엔 다른 사람들보다 못 해 보일 수도 있는 벽화 탄생~!!! OTL



    그림이 워낙 간단해서 추최측(?)으로부터 설렁설렁 놀면서 한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절대 남들보다 적게 일 하지는 않았음. 흑흑 ㅠ.ㅠ

    지금 걱정되는 건, 아무래도 이 벽화는 쉽게 더러워질 것 같다는 것.
    몇 달 안 지나 지금의 깨끗함은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

    아아... 다음번에 벽화 그릴 땐 그냥 꽃그림이나 그려야지.
    그럼 작업시간도, 노력도, 신경 쓸 일들도 절반이하로 줄어들테야. ㅠ.ㅠ



    p.s.
    동피랑에서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천천히~
    동피랑에서 만났던 수많은 분들, 일단 만나서 너무너무 좋았다고 인사올릴께요~
    다른 말들은 나중에 또 할 기회가 있을 거에요~
    어쨌든 이제는 다시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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