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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로 된, 한국적인 오페라 - 세빌리아의 이발사
    전시 공연 2011. 1. 9. 04:10


    체면과 가식을 버리고 솔직히 말 하자면, 사실 오페라는 어렵다. 아리아를 좋아해서 생각날 때마다 즐겨 듣곤 하지만, 오페라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것 손에 꼽을 만 하다. 

    오페라가 멀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언어적인 장벽이다. 내용을 이미 알고, 일부 노래의 가사를 안다 해도, 극 자체에 몰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뭔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아름답다는 소프라노의 노래도 비명소리로만 들릴 뿐이요, 테너 소리는 돼지 멱따는 소리로 밖엔 들리지 않는다.

    게다가 배우의 연기와 표정이 중요한 오페라이지만 그 움직임이나 동선이 그리 크지도 않다. 그래서 그 쪼물쪼물 움직일 듯 말 듯 한 동작들을 보고 있노라면 쉽게 꿈나라로 빠져드는 것이다. 꿈에선 댄스그룹이 나와서 시끌벅적한 춤을 추겠지. 그러다 소프라노 소리에 놀라 깨면, 내가 여길 왜 왔나 하고 본전 생각 날 테고. 물론 마리아 칼라스의 경우는 목소리도 목소리지만, 아주 드라마틱한 액션을 보여주어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그런 걸 바랄 수도 없는 일.



    그래서 흔히들 오페라는 공부해서 보러가는 근엄하고도 격식있는, 우리 생활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무대라는 인식이 강하다. 뭔 말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는데, 비싸기는 또 드럽게 비싼 공연을 보느니, 차라리 극장에 가서 영화나 한 편 보는 것을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오페라를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하기 위해 마련된 공연이 막이 올랐다. 덕수궁 옆 세실극장이라는 소극장에서 공연중인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모든 대사와 노래가 한국어로 나오는 오페라다.
     





    세실극장 입구에 발 디디고 처음 포스터를 봤을 때, 포스터에 적힌 글자가 '해설이 있는 오페라'인 줄 알았다. 어둡기도 했거니와, 보통 국내에 공연되는 오페라들이 해설이 덧붙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해설도 없는 공연들도 많지만.

    그래서 '해설이 있는' 것이 무슨 큰 자랑이라고 저렇게 크게 써 놨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해설이 없는' 오페라란다. 이 공연은 따로 해설이 필요 없을 정도로 관객들이 바로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어로 공연되기 때문에 따로 자막을 봐야하는 수고도 없다. 보통 오페라들은 무대 양쪽에 설치된 스크린, 혹은 무대 위아래에 설치된 자막 스크린에 자막이 나온다. 공연과 자막을 함께 번갈아가며 보려면, 거의 시험 때 컨닝하듯 눈을 재빨리 굴려야 할 정도인데 말이다. 

     





    "2011 박경일의 드라마틱 오페라 -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세의 희극 3부작 중 1부를 이탈리아의 작곡가 로시니가 곡을 붙인 원작을 젊은 연이들의 삼각관계를 그린 전통적인 희극의 갈등구조를 지니고 있다.
     
    "오래전 꾸밈없는 솔직한 웃음을 되찾고 현시대를 경쾌하고 섬세한 재치를 곁들려 보게 했다"는 보마르세의 의도대로, 관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웃을 수 있도록 모든 대사를 한국어로 번안하였으며,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연출을 통해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된 오페라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 성악가들 이외에도 대중들에게 친숙한 탤런트 이재포(야인시대, 은실이 외), 윤동환(추노, 에덴의 동쪽 외), 박태경(시티홀, 별을 따다줘 외) 등의 배우들이 참여하여 "레치타티보(선율적인 대화부분)"를 표현해 줄거리를 진행하도록 구성하여 극의 이해도를 높여 해설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는 오페라를 선보인다.

    글 출처: OTM 홈페이지(http://otm.or.kr)









    세빌리아의 이발사라는 오페라에 대한 설명은 위키백과로 대신하기로 한다. 따로 해설하기 귀찮다. 공연이 해설 없는 오페라인 만큼, 이 포스팅도 해설 없는 글로 해 보자는 취지.


    세비야의 이발사(이탈리아어: Il barbiere di Siviglia)는 조아키노 로시니가 작곡한 2막의 희극 오페라이다. 프랑스 희곡 작가인 피에르 보마르셰의 코메디, "세비야의 이발사"(Le Barbier de Séville)를 기초로 체사레 스테르비니가 대본을 작성하였다.

    첫공연은 "알마비바", 또는 "쓸모없는 사전조심"라는 제목으로, 1816년 2월 20일에 로마의 테아트로 아르젠티나에서 막이 올려졌다. 다수에 의해 위대한 오페라 부파로 여겨지고, " Opera America"의 통계에 따르면, 북미에서 5번째로 많이 상연되는 작품이다.

    자료출처: 위키백과(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X89652)







    이 공연은 사실, 정식 오페라라기보다는 일종의 뮤지컬에 가깝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대신 반주는 피아노 한 대가 전부고, 화려한 무대 대신 소박한 장치와 소품으로 꾸며진다. 출연자들 역시 전문 오페라 인들로만 구성되지 않고, 연극인들이 섞여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요소들을 많이 삽입해서, 마당극 같은 연출도 일부 섞어 놓았다.

    노래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부르기 때문에, 좀 어색한 것은 감안해야 한다. 게다가 일부 곡들은 아예 불려지지도 않는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한국어로 통채로 번역한 것이 아니다. 나름 주어진 상황과 실정에 맞게 고쳐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줄거리와 내용은 그대로 갖다 쓰면서, 그것을 소극장에 맞는 뮤지컬로 각색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 테다. 

    그래서 '세빌리아의 이발사' 내용을 알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부담 없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오페라에 호기심은 가지고 있지만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던 사람들은 이번 기회를 입문의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꼭 오페라에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연극이나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져 볼 만 하다. 내용과 형식을 전혀 모르고 가서 보게 되는 공연들보다는, 그래도 일단 내용 만큼은 검증된 것이니 만큼, 선택할 때 고민 할 요소가 그만큼 줄어든 셈이니까.



    참고로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대표적인 곡들 중 하나인 'Una Voce Poco Fa' 동영상을 소개하겠다. 마리아 칼라스의 영상인데, 4분 쯤에서부터 들어보시라. 어디선가 한 번 쯤 들어본 곡일 테다.





    p.s. 1
    공연기간: 2011.01.07(금) ~ 2011.02.27(일)
    공연장소: 한화손보 세실극장
    홈페이지: http://otm.or.kr/sub2_1.html






    p.s. 2 (이 공연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
    사실 이번 공연은 블로거 초대를 받아서 갔다. 그래서 무대 가까이에 앉아 사진도 마음껏 찍을 수 있었다. 너무 측면 쪽 자리를 줘서 제대로 못 찍은 게 좀 안타까웠지만.

    이런 초대와 이 정도 배려면 참 정말 환영이다. 완전 엉망이 아닌 이상 막 소개해 주고 싶다. 그런데 솔직히 몇몇 공연들 초대 받아 갔는데도, 블로그에 안 올린 것들이 꽤 있다. 공연 자체가 완전 기대치에 못 미쳐서 그랬던 것은 딱 하나 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사진 촬영 불가' 때문에 포스팅을 하지 않았다.

    이런 공연에 블로거들을 불렀다면 당연히 홍보를 좀 해 주십사 하는 목적일텐데, 거기서 사진을 찍지 말라니. 아마도 블로그가 뭔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홍보만 생각하고 무작정 불러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행여나 우연히라도 이 글을 읽게 된 관계자라면, 블로거들을 부르기 전에 딱 한가지를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사진 없는 포스팅은 하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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