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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정말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2011)
    취재파일 2011. 4. 25. 12:22

    집에서 뒹굴거리자 마음먹고 전날 마음껏 밤샘으로 놀아버린 주말 아침. 친구가 초대권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는 피곤함에 어질어질한 정신을 가다듬고 부랴부랴 뛰어나간 삼성동 코엑스. 마침 2년간 사용하던 똑딱이 카메라에 이상이 생겨 언제 사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여서, 카메라 구경이나 하러 가자며 나간 '사진 기자재 전'. 나는 단지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친구는 카메라 가방 하나 사기 위해 간다고 했고.




    입구에 딱 들어가니 물 속에 카메라 넣어 놓고는 '봐라~ 방수된다~'하고 자랑하고 있네. 아아, 이렇게 전시한 거 전시 끝나면 좀 싸게 살 수 없을까. 항상 카메라 고장내고 새로 살 때마다, 나도 블로그 좀 관리하고 이래저래 띄워서 카메라 리뷰 쓰고 공짜로 받는 형태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거의 2년에 한 번씩 갈아치우는 카메라에 들이는 돈만 해도 대체 얼마냐. 차라리 텍스트 중심으로 가는게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



    그동안 사용했던 카메라 브랜드만 해도, 올림푸스, 삼성, 후지, 코닥, 파나소닉 등등. 사람들은 그럴거면 차라리 애초에 DSLR을 사는게 낫지 않냐 라지만, 그건 잘 모르는 소리. 카메라도 어차피 수명이 정해진 전자제품인데, 내 사용량과 사용환경을 보면 데세랄 할배를 사도 그리 오래 쓰진 못 한다. 사진 찍는 양도 엄청날 뿐더러, 가끔 여행가면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의 기온을 넘나드는데 어떤 전자제품이 제대로 견딜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나마 여태까지 사용했던 것들 중에 코닥 카메라가 단단하기로는 최고였다. 하루아침에 영하에서 폭염으로 옮겨가기도 하고, 길에 막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꽤 오래 썼기 때문. 사실 코닥 Z650은 아직도 그럭저럭 다른 카메라 고장나면 한 번씩 잘 쓰고 있고, 이날도 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최근에 취재나 각종 행사에서 주로 쓰던 카메라는 파나소닉의 루믹스 FX48. 나름 광각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산 거고, 나름 만족하며 잘 썼는데, 이건 기기 자체가 너무 약해서 문제. 지금도 CCD에 먼지가 끼었거나 금이 갔거나 둘 중 하나. 디카는 AS 맡길 정도 되면 그냥 새로 사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걸 이미 경험으로 터득했기에, 지금은 새 카메라를 찾아보고 있는 중.



    어쨌든 650이나 48이나 모델명 따위 그리 중요하지 않은, 그냥 똑딱이. 사진 강의를 들어보면 거의 모든 사진 전문가들이 그러잖아, 카메라를 항상 준비하고 들고 다니면서 자주 찍는 것이 실력 늘리는 데 좋다고. 다른 건 모르겠지만 그 원칙 하나는 철저히 지키고 있는 셈. DSLR은 그런 면에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워서 안 산다, 는 아니고 돈 때문에 못 산다.

    회사 블로그나 다른 조직(?) 블로그는 노하우 알려주고 실재로 짧은 기간에 뜨게 만들어 주면서도, 내 개인 블로그에는 그런 테크닉(?)을 쓰지 않는 것이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블로그를 '띄우는' 일은 상당한 노력과 함께 많은 신경이 쓰이는 일인데, 내 개인 블로그마저 그런 '일'이 되어 버린다면 이 세상에 내 도피처는 더이상 없을 거라는 절박함에 미적거리며 계속 유보에 유보.

    이러다 유행은 지나가고 말겠지, 하지만 후회 없어. 참 아름다운 세상이었어(?). 그러니까 결론은, 카메라 협찬 해 주면 리뷰를 써 주거나, 포스팅에 협찬 배너를 달아 주겠다는 뜻(결론은 명쾌하게?).








    사실 이런 곳에서 찍는 모델사진은 상당히 특수한 상황이다. 촬영 환경으로써 극한의 상황이라고나 할까. 소위 작품사진을 찍기 위한 노하우나 기술들이 거의 적용되지 않고, 순수한 촬영 장비의 우수함만을 겨루는 환경이다. 일부러 그런 환경을 만들어서 스스로 장비에 대한 자격지심을 가지게끔 만드는 것이 그들의 본심이기도 하겠고.
     
    그러니까 이런 곳에서 사진 찍어보고 잘 안 나온다고 해서 더 좋은 장비로 굳이 교체할 필요는 없다. 물론 모터쇼나 이런 행사들만 다니면서 사진을 찍을 거라면 돈 좀 들여야겠지만, 꼭 그럴 게 아니라면 카메라를 사느니 차라리 사진 촬영 강좌를 제대로 듣는 게 낫다. 일상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모델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도 있고, 대화로 자연스러운 표정을 이끌어 낼 수도 있으며, 마음대로 위치를 옮겨서 촬영을 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똑딱이의 한계를 이미 알아버린 내가 DSLR에 대한 욕심을 쉽게 버리지는 못할 터. 그래서 이번 기회에 큰 맘 먹고 결심을 했다. 또 똑딱이 사기로(훗!). 아무리 봐도 데세랄은 비싸거든. 그 돈이면 똑딱이 네 개는 살 수 있거든. 차라리 똑딱이로 작품사진 찍는 컨셉을 꿋꿋하게 유지하는 게 나으리라는 생각. 사실 카메라 성능만 놓고 보면 현존하는 똑딱이는 앙리 브레송의 카메라 보다 못할 게 없잖아. 그러니 차라리 카메라에 우주의 기운을 모으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변명.

     



    차라리 이런 행사는 모터쇼를 하면서 함께 해 버리는 것이 비용 절감 면에서 낫지 않나 싶을 정도로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았지만, 카메라가 주제인 만큼 사진촬영에 좀 더 중심을 둔 모델섭외이긴 했다. 그래도 퓨전과 믹스가 유행인 마당에, 모터쇼와 사진기자재전을 합치면 좀 더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

    그리고 이런 행사에 간 게 오랜만이라서 조금 놀란 게 있는데, 요즘은 무대에 세워놓은 모델들보다 전시 관람하러 온 일반인들 중에 예쁜 사람이 더 많더라는 것. 전시회 관람 온 일반인 찍기 대회를 해서 공모전을 열고, 우연히 발굴한 일반인을 모델이나 연예인으로 데뷔시키는 믹싱 작업을 해도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아, 그런 생각은 그냥 잠시 했다. 난 정말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난 정말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난 정말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난 정말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난 정말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난 정말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결론은 이번에 새로 나온(게 맞는지 어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니콘 P300을 내 다음 똑딱이로 점찍어 놨다는 것. 하지만 요즘 똑딱이 가격 치고는 가격이 좀 비싼 편이라서 과연 지를 수 있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음. 곧 국내에 출시될 아이패드2는 무조건 산다고 마음을 정해놓은 상태기 때문에, 카메라까지 살 여력이 없다. 그래서 여차하면 그냥 아이패드2로 사진 찍고 다니는 상황이 벌어질 듯. 역시, 항상 그렇지만, 돈이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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