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은 가까워 보이면서도 참 먼 곳이다.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가면 한 시간은 충분히 넘고, 출발하는 곳에 따라 두 시간 씩 걸리기도 한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1호선을 타고 꾸벅꾸벅 졸다가 종점까지 가면 되니까 내릴 곳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지만 급행열차를 탈 경우엔 동인천에서 내려서 다시 한 정거장을 더 가야 하기 때문에 약간 귀찮기도 하다.

그 고생을 감안하고라도 가끔씩은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아갈 만 하다. 천안까지 호두과자 사 먹으러도 가는데, 인천까지 자장면 한 그릇 먹으러 못 갈소냐. 어느 울적한 날 나름 기차여행이라 생각하고 찾아가서는 자장면 한 그릇 후딱 해치우고 다시 버스를 잡아 타면, 환승이라고 찍히면서 차비를 아낄 수 있는 절묘한 기술을 구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갔다오면 전철에서만 반나절을 보낸 꼴이 되니, 그리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었다 말 할 수 없다. 그리고 겨우 자장면 한 그릇 먹자고 인천 차이나타운까지 찾아가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 말고 내 친구 두엇 말고는 아무도 없으리. 자장면 말고도 뭔가 반짝반짝 아름다운 훌륭한 시간을 신비롭고 슬기롭게 보낼 수 있어야 방바닥에서 등이 슬슬 떨어지지 않겠는가.



여러분들이 바라는 그런 게 있다. 주말에 시간 맞춰 슬슬 자장면이나 먹고 구경이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나간다면, 반나절 정도는 즐겁게 시간을 보낼 만 한 것이 있다. 아직 구경하지 못 한 분들은 냉큼 이번 주말이라도 달려가 보도록 하자. 잠은 좀 설쳐도 좋다, 어차피 전철에서 엉덩이 쑤실 때까지 잘 수 있으니까.







올해(2011년) 5월부터 10월까지 인천 차이나타운에서는 '차이나타운 거리예술제'라는 이름으로, 매주 일요일 15시부터 16시까지 길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이 행사의 주요 내용은 중국 전통행사 재현, 중국농악, 사자춤 공연 등인데, 사자춤과 함께 전통혼례 가장행렬이 길거리를 줄지어 가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지하철 1호선 인천역에 내려서 바로 길 건너편에 보이는 패루를 지나 오르막길을 쭉 올라가면 중국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자장면 거리'에 도착할 수 있다. 시간 맞춰 그 쯤 도착하면 시끌벅적한 악기 소리가 들릴 테니까, 그 소리를 따라가면 길거리 공연을 볼 수 있다. 다소 막연하지만 굉장히 찾기 쉽다.









문제는 이 행사가 차이나타운 홈페이지를 비롯해서, 북성동사무소나 인천 동구청 홈페이지 등에도 전혀 나와있지 않다는 거다. 나 역시도 지난 '인천 중국의 날 문화축제' 때 우연히 길거리에서 이런 행사가 있다는 현수막을 봤었다. 하지만 스치며 본 거라 까먹고 있다가, 공화춘 사진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진 한 장 찍으러 가서 이 행렬을 발견했다.

세상에 널리 알려서 크게 한바탕 했던 축제 때보다는 규모도 훨씬 작고, 사자춤 또한 뭔가 좀 부족한 듯 보이는 게 사실이긴 하다. 꽃가마 들고가던 장정들이, 안에 탄 신부에게 내리막길에서 무겁다고 내리라고 하지만 그게 무슨 대수랴, 우린 그저 행렬 마지막에 탬버린 들고 율동 하는 미녀들만 보면 되는 것 아닌가. 는 아니고,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공연을 볼 수 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이런 행사를 왜 널리 알리지 않고 이렇게 썰렁하게 펼쳐지도록 방치하고 있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차이나타운 거리예술제'라는 이름을 알게된 후에 검색에 검색을 거듭해도 올해(2011년)도 펼쳐지는지 어쩌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니 말이다. 

검색하다보니 이 행사가 몇 년 전부터 계속 해 왔던 행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니 내년에도 이 기간 중에 또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올해 만약 안드로메다 여행 중이라 갈 수 없는 분들은, 나중에라도 시간 맞춰 한 번 가 보시기 바란다.

소문에 따르면 토요일에는 차이나타운 꼭대기에 있는 자유공원에서 예술인 공연과 함께 자장면 무료 시식회도 열린다 하던데, 이것은 미처 아직 확인해 보지 않아서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확인하신 분 있으면 나중에 제보 바란다, 나도 공짜로 자장면 좀 먹어보자.




* 정리

인천 차이나타운 거리예술제
2011년 5월 ~ 10월
매주 일요일 15시 ~ 1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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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