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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자 - 월드프랜즈코리아WFK 한마당
    취재파일 2011. 6. 7. 04:28


    지난 5월 23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외교단과 함께하는 WFK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전세계 56개국에 파견되는 대한민국의 해외봉사단을 격려하고 축하하는 자리로, 대통령 내외분을 비롯해 각국 외교관들이 440여명의 봉사단원들과 함께 만남의 기회와 고마움의 표시를 동시에 나누었다. 가히 민간부문에서 보자면 G20 정상회담에 버금가는 규모의 국제적인 행사였다고 할 수 있겠다.






    블로거의 청와대 취재


    이번 행사에 블로그 기자로 참석한 사람은 파워블로거 얼라이언스 회원 4명(겜중독27년, 바람나그네, 빈꿈, 숨소리)이었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실 김철균 뉴미디어비서관은 블로거가 기자로 청와대에 들어온 건 최초의 일이라며 반겨주었다.

    하지만 아니나다를까 처음인 만큼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어디서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청와대에는 카메라를 들고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이 전달되어 카메라도 가져가지 못한 것이다. 정부기관과 친하지 않은 데다가 청와대라는 이름이 나오자 아무래도 위압감이 드는 것이 당연하니 그런 말이 들려오니 순순히 따를 수 밖에.

    이 상황을 본 김철균 뉴미디어비서관은, 청와대는 열린 공간으로 가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사람들은 그렇게 봐 주질 않으니 안타깝다며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누굴 탓하랴 우리 스스로도 청와대라는 이름을 듣고 스스로 위축되어 카메라 가져가기를 순순히 포기한 입장인 것을. 사실 우리는 청와대 들어올 땐 핸드폰 카메라에 스티커도 붙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스티커는커녕, 일반 카메라도 웬만하면 통과였다. 청와대가 일개 기업보다 개방적이라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라웠다.

    좋은 경험이라 삼고 다음부터는 더 잘 하리라 마음 먹을 수 밖에. 앞으로 청와대 이하의 정부부처엔 무조건 카메라 들고 가기로 결심하며, 일단은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이 글에 게시된 사진은 현장에서 부랴부랴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회원 중 한 명이 찍은 사진들이다. 다소 화질이 좋지 않아도 이해하시기 바란다.

    ▲ 청와대 녹지원의 상징인 소나무와 김철균 뉴미디어비서관



    ▲ 이번 행사에서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은 외국인들과도 스스럼 없이 인터뷰 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 줬다. 이들이 쓴 기사도 상당히 놀라운데, 이들이 블로그를 하기 시작하면 지금 블로거들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참고: 청와대 어린이 신문 푸른누리 http://kidnews.president.go.kr/)






    ▲ 대통령 내외분은 근접촬영이 불가능했다.




    WFK (World Friends Korea)


    WFK는 World Friends Korea의 약자로, 한국정부 파견 해외봉사단의 이름이다. 2009년 까지 정부 각 행정부처들이 제각각 해외봉사단을 내보냈는데, 이때 각 조직들이 자체 이름으로 봉사단을 파견했다. 그러던 것을 2009년부터는 WFK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합해서 내보내, 한국에서 온 봉사단이라는 인지도를 높여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올해(2011년)는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및 각 기업체 등의 민간부문 해외봉사단도 WFK라는 이름으로 해외로 파견되어, 더욱 규모가 커진 WFK를 만나볼 수 있었다.

    WFK라는 이름으로 통합되었다 해서 모두 비슷한 내용으로 파견되는 건 아니었다. 각 기관별로 기업체 별로 고유의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한 채, 이름만 WFK로 통합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이번 행사에 참여한 각 단체들도, 기간부터가 짧게는 며칠에서부터 길게는 몇 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했고, 파견되어 활동하는 내용 또한 저마다 달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노조에서 조직하여 활동하는 ‘LG전자봉사단’의 경우는 비록 해외에 나가 있는 시간은 짧지만, 가난한 나라에 우물을 파는 등의 활동으로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 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경우는 상당히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인상 깊었던 것은 방글라데시에서 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 자립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줬다는 경험담이었다. 도움이 단순한 기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연결시켜 주어 자립을 이끌어 내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말에 참 다행스럽고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 다른 다양한 활동을 하는 다양한 조직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지만, 모두들 해외에서 뜻 깊은 활동을 하고자 모였다는 것은 동일했다. 그래서 하나의 이름아래 이렇게 모이니 모두 하나의 조직인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점점 WFK라는 이름이 세계에 알려지면, 그만큼 코리아의 위상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 역시 청와대라 샌드위치 하나도 제대로 나왔다. 다만 햇볕이 쨍쨍해서 음식들이 금방 마르고 녹았다. 처음엔 사람들이 체면 차린다고 가만 있었는데, 행사 끝날 무렵엔 접시는 거의 다 비어 있었다.



     

    ▲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관 대사와 국가브랜드위원회 이배용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이번 행사를 개최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 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이상하게도 제대로 사진이 나온 건 SK텔레콤 봉사단들 뿐이다. 참 이상한 일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


    본 행사는 WFK의 활동영상으로 시작하여 격려사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각국 해외대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봉사단들에게는 봉사라기보다 배운다고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갔다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더 낫다며 짧게 연설을 마쳤다.

    이어서 우즈베키스탄 대사가 대통령보다 열 배는 더 긴 연설을 했지만, 길면 편집되는 법. 핵심은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을 모델로 삼고 있으니, WFK도 나눔의 좋은 예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관 대사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실감하게 해 주며 무대에 올랐다. 36년 전부터 미국 평화 봉사단(Peace Corps)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분답게, 엄청난 조직력과 화려한 한국어 말솜씨를 자랑했다. WFK 단원들에게 세가지를 당부했는데, 자신의 능력과 함께 근면성실을 나눈다고 생각할 것, 한국의 대사 역할을 한다고 여길 것, 각 나라와 특별한 인연을 맺는다고 생각하라는 것이었다.


    봉사단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무대에서는 박상원 씨가 나왔다. 처음에는 해외에 여행 간다고 생각하며 따라갔던 것이, 지금은 해외봉사가 자신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활동으로 자리잡았다며 여러 가지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특히 동티모르 내전 등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은 많이도 있는데, 왜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없을까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전세계로 파견되는 봉사단원들을 보게 되니 정말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서 이미 해외에 파견되어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각자의 이야기를 했다. 이 중 한 사람이 처음에는 자신을 희생한다 생각하고 떠났는데, 정작 돌아올 때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말 했다. 그러자 내 앞에 서 있던 덩치가 산만 한 청년이 ‘저 말은 정말 맞다, 나도 내가 안 울 줄 알았는데 울게 되더라’라며 친구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덩치만 봐선 믿을 수 없었지만, 먼 하늘을 바라는 그 눈빛을 보니 정말 많은걸 느낀 것 같은 오묘한 눈빛이었다. 그대로 입산하면 도사가 될 듯 했다.


    ▲ 자신의 해외봉사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행사진행도 맡아준 박상원 씨.


     



     





    행사가 끝나고


    이렇게 두 시간여에 걸친 간단한 행사가 막을 내렸다. 오월의 따뜻한 햇살이 봉사단원의 열기 때문인지 아주 뜨겁게 느껴졌다.

    혹자는 국내에도 도울 사람 많은데 왜 해외까지 나가느냐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백 번 양보해서 그 말이 맞다고 하자. 그래도 남을 돕겠다고 나선 사람이 욕을 먹을 이유는 없다. 각자 생각대로 각자 처지대로 남을 도우면 될 뿐이다. 아무쪼록 인간을 돕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격려하고 칭찬해 주자.


    그리고 봉사단원들은 각자의 경험들을 개개인의 차원으로 남겨두지 말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유하도록 노력했으면 싶다.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좋지만, 각 나라의 문화나 풍습 등 여러 방면에 걸친 다양한 정보들을 끊임없이 수집해서 전국민이 공유한다면, 세계를 배운다는 측면에서 좋지 않을까. 그러면 우리나라가 세계로 한 발 다가서는 데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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