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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부스탁! 서울대 본관 앞에서 락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취재파일 2011. 6. 18. 01:12

    6월 17일 금요일 서울대학교 행정관(대학본부) 앞 잔디밭에서 '본부스탁'이 열렸다. 본부스탁은 대학본부와 우드스탁을 합친 이름으로, 서울대 법인화 반대 농성의 일환으로 마련된 공연행사다.

    오랜기간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중인 학우들이 지쳐가는 것을 보고 기획하게 됐다는 이번 공연은, 원래는 대학 노래패 정도로 조촐하게 치뤄질 계획이었지만 지인들을 통해 여기저기 연락이 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 행사를 승인해주지 않았고, 오히려 행사장인 본부로 통하는 길들을 학교 버스로 막아놓은 상태다. 일명 '경륜산성'이라 불리는 이 바리케이드는, 학생들이 법인화 설립준비위원회 참가를 요구하자 총장이 '경륜이 있는 사람들만 가능하다'라고 말 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쨌든 이미 학생들은 행사에 필요한 장비들을 운반해 놓은 상태고, 행사는 차질없이 계획대로 열렸다.
    상업적인 락페스티벌이 아니라서 장비나 운영 측면에서 미비한 점이 많지만, 금요일 공연은 약 1천여 명의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이 시간 현재(밤 12시)에도 신나게 한바탕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내일(토요일)은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인디밴드인 눈뜨고 코베인, 3호선 버터플라이, 브로콜리 너마저 등이 출연하므로, 딱히 할 일 없이 방바닥 긁을 사람들은 산책삼아 나가보자. 서울대생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누워서 음악을 듣는, 그야말로 우드스탁 같은 풍경도 구경할 수 있다.






    ▲ 공연 행사를 위한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학교 안 차도를 학교 버스로 막아놓은 모습.



    ▲ 서울대 행정관(대학본부) 앞 잔디밭은 평소에 학생들이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다. 하지만 오늘은 모든 사람들이 마음대로 선을 넘나들었다. 사람들 사이의 선도 저렇게 스스럼 없이 넘나들 수 있다면 오늘과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테다.



    ▲ 공연중인 한 밴드의 모습



    ▲ 행정관으로 통하는 모든 차도는 이런 식으로 버스로 막혀 있다.




    서울대 법인화에 대해


    작년 12월 국회에서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통과되었다. '법인화'란, 국립대학교인 서울대를 독립적인 재단으로 바꾼다는 뜻이다. 대학에 자율성을 주어 선진화 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진행된 정책이다.



    장점으로는 대학이 자율성을 가지게 되므로 기업 유치를 통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거나, 소소한 학내 문제까지 신경써서 개선할 수 있으며, 좀 더 도전적인 정책을 펼 수도 있다는 점 등이다.

    단점으로는 지나친 경쟁을 부추길 수 있고, 수익이 나지 않는 학과들은 축소하거나 통폐합시켜 기초분야 학문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장기적으로 등록금이 필수적으로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점 등이다.



    정부는 일단 서울대 법인화를 먼저 추진한 다음, 다른 지방 국립대도 점차적으로 법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인데, 이에 대해 15일 낮 12시에 경북대에서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교수들이 발표한 성명은 이렇다. "국립대학 법인화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미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중략) 법인화를 끝까지 저지하겠다".



    나 역시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식의 국립대 법인화는 적극 반대한다. 다른 측면들은 여러 자료들을 보면 알 수 있을테고, 별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을 한 번 말 해 보겠다.

    지금 우리나라는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때문에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들 또한 눈물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공부할 시간까지 줄여가며 아르바이트를 뛰고, 방학에도 놀러가는 건 고사하고 한 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일을 해야 하는 대학생들 신세는 굳이 또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테다.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자식들이 푸념을 늘어놓아도 부모들이 할 말이 있다.


    "그러게 국립대 갔으면 됐잖아, 니 인생 니가 결정해놓고 왜 푸념이야!" 정도로.



    하지만 돈 없고, 빽 없는 가난뱅이들의 마지막 보루인 국립대마저 법인화되어 등록금이 인상되면 어찌될까. 그래서 가난뱅이들은 정말 대학 문턱을 넘을 수 없는 세상이 온다면 부모들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미안하다, 이 애비가 등신이다. 다음 생에는 좋은 부모 만나거라. 내 죽으면 국민연금 환급되니, 미약하지만 그걸로나마 한 번 견뎌 보거라." 라는 유서를 쓰고 죽어야 하는가.



    국가가 놓아주어야 할 게 있고, 쥐고 있어야 할 게 있다. 무조건 모든 것들을 무한경쟁 속에 몰아 넣는다고 해서 좋은 나라, 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지방 국립대 교수들의 성명을 반기며, 서울대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 하도록 하겠다. 
     



    * 참고
    본부스탁 공식 블로그 중 상황정리 글: http://bonbustock.egloos.com/676622
    지방 국립대 법인화 관련 뉴스(동영상): 제동 걸린 국립대 법인화
    지방 국립대 법인화 관련 뉴스(텍스트): 부산대·경북대·전남대 교수회 “국립대 법인화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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