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타운'하면 자장면만 있을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자장면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중국적인 것들만 있을 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차이나타운이 그런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인천 차이나 타운'은 조금 다르다. 지금은 인천 차이나타운으로만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일대는, 옛날에는 청나라 조계지와 일본 조계지가 나란히 있었다. '조계지 계단'을 중심으로 해서, 한쪽은 청나라(중국) 사람들이 살고, 다른 한 쪽은 일본 사람들이 살았다. 지금도 조계지 계단을 보면, 양쪽 석등이 각각 중국식과 일본식으로 다른 양식으로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인천 차이나 타운에 있는 조계지 계단. 한쪽은 중국식 석등, 한쪽은 일본식 석등이 놓여 있다. 이 계단을 경계로 청나라(중국) 조계지와 일본 조계지가 나누어졌다.



▲ 일본 조계지였던 곳으로 들어서면 초입부터 일본식 가옥들을 만나볼 수 있다.



▲ 일부만 조금 떼서 보면 마치 일본의 작은 마을에 와 있는 듯 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차이나 타운과 일본식 가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



인천개항누리길


인천 차이나 타운은 중국적인 모습과 일본적인 모습들을 함께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물론 해방 이후 일본인들이 모두 이곳을 떠났고, 또 인천 상륙 작전 때 이 일대가 쑥대밭이 되어 남아 있는 옛 건물들이 거의 없긴 하다.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일부 건물들이 그 옛날 번화했던 이국적인 동네 모습을 짐작하게 해 주니, 이왕 인천 차이나 타운을 찾아 갔다면 자장면만 먹고 돌아올 것이 아니라 일본 조계지 쪽도 한 번 돌아보자.

어느 일부분만 살짝 떼 놓고 보면 일본의 어느 작은 마을에 온 것 같은 모습의 일본 조계지 지역. 이쪽은 자장면집이 늘어선 자장면 거리와는 상반되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분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이쪽에는 작고 아담한 카페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해서, 나름 독특하고 재미있는 카페들을 구경할 수 있다. 물론 구경하느라 지친 다리를 어느 작은 카페 안 따뜻한 조명 아래서, 느긋하게 쉬었다 갈 수 있음은 따로 말 하지 않아도 눈치챌 수 있을 테다.






▲ 일본 조계지 구역, 특히 중구청 근처에는 작고 독특한 카페들이 많다.










인천아트플랫폼 카페 립


조계지 계단 옆쪽 길과 그 일대에 조그맣고 독특한 카페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만만하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은 역시 '인천아트플랫폼'의 '카페 립(立)'이다.

인천아트플랫폼은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들어와서 작업도 하고 세미나도 하고, 서로 협업하며 활동하는 공간이다. 아트플랫폼이라고 이름 붙은 일대에는 옛날의 낡은 건물들을 개조해서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으로 바꾸어 놓은 건물들이 쭉 늘어서 있는데, 많은 공간들이 일반 방문자들이 들어갈 수 있게끔 오픈되어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열려있는 전시관들 속에는 늘 이런저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카페 립은 인천아트플랫폼 운영사무실이 있는 건물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카페다. 주로 작가들이나 공무원, 혹은 일에 관련된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라고 하지만, 일반인들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큰 통유리로 내부가 훤히 다 들여다 보이게 해 놓아서, 근처를 지나치면 확 눈에 띄기 때문에 찾기도 쉽다.

높고 큰 공간에 비해 작업공간이나 테이블은 그리 많지 않다. 흐린 날에는 말소리가 공간에 쩡쩡 울려서 조금 민망하기도 한데, 그래도 시원하게 탁 트인 공간이라 갑갑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비오는 날 창 밖을 내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시가 써 질 것 같은 분위기. 공간이 넓어서 혼자 가도 눈치 보지 않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혼자 조그만 카페에 들어가기가 쑥스럽게 느껴진다면 이곳을 한 번 찾아보자.

카페 안에는 인천아트플랫폼과 여러 연계 단체들의 행사 안내 팜플렛들이 산더미처럼 비치되어 있으니, 여러가지 문화행사나 예술계 동향 등을 알아보기도 좋다. 커피는 대략 4천 원 선이다.



▲ 인천아트플랫폼의 카페 립.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통유리가 인상적이다.



▲ 높고 넓은 공간이 텅 비어 있어서 다소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안에 앉아 있다 보면 모든게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뽀야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신포동(신포시장) 쪽으로 가다보면 길 모퉁이에 특이한 카페 하나가 눈에 띈다. 중구청에서 약 200미터 거리에 있는 카페 '뽀야'는 수십 만 개의 병뚜껑으로 장식된 외관부터가 일단 독특하다. 멀리서 보면 색색깔의 타일들을 엉성하게 붙여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외벽을 덮고 있는 것이 모두 병뚜껑이라는 사실에 놀랄 수 밖에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카페 내부도 모두 병뚜껑으로 장식되어 있다는 것. 대략 30만 개의 병뚜껑이 인테리어로 쓰여졌다 하는데, 이 모든 것은 한 여인이 5년의 공을 들여서 만든 것이다.

사연이 있다고만 말 하고 침묵을 지키는 주인장. 이미 TV 등 여러 매체에 나온 적이 있기 때문에 아픈 사연을 더 말 하기 싫은 눈치였다. 나에겐 스치는 호기심을 뿐이겠지만, 누군가에겐 아픈 상처를 후벼파는 일이 될 수 있으므로 더 묻기를 그쳤다. 이 카페를 찾아가는 손님들 또한 그랬으면 좋겠다.

사실 뽀야는 카페라기보다는 주점에 가깝다. 가게 안 오래된 나무 냄새와 함께 나즈막이 섞인 비릿한 술 냄새에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어떠랴, 술도 팔고 커피도 파니까 낮 시간에는 커피 한 잔으로 조용히 쉬어가도 상관 없겠다.

가게는 전체적으로 조금 어두운 느낌이 들어서 낮보다는 밤에 더욱 운치가 있을 듯 싶지만, 진정한 주당은 낮에도 술을 푸는 법. 더운 여름 한낮에 다소 어두침침한 카페 2층에서 바깥을 내다보며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키기에 딱 좋은 곳이다.



▲ 병뚜껑으로 외벽을 장식한 카페 뽀야. 멀리서 보면 타일 같아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아주 놀랍다.






▲ 카페 내부도 의자와 테이블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곳이 병뚜껑으로 덮혀 있다.










풍선넝쿨


인성여고에서 한블럭 내려오면 큰길가 모퉁이에 하얀색의 깔끔하고 아담한 카페 하나가 눈에 띈다. '풍선넝쿨'이라는 이름의 이 고즈넉한 카페는 인터넷에서 알음알음 알려지고 있는 작은 카페다. 

너무나 고즈넉한 분위기라 차마 들어가서 사진 찍겠다고 말 하기 꺼려지기도 했고, 사람들이 꽉 차 있어서 방해할 수도 없고 해서 내부 사진은 찍지 못했다. 하지만 카페 내부 또한 외부의 하얀 벽면처럼 침착하고 아담하고 오밀조밀한 분위기였다.
 
벙커처럼 외부를 내다볼 수 있는 작고 긴 창문은 연인들이 조용히 속삭이며 외부를 내다보거나, 혼자 앉아서 눈에 띄지 않게 길거리 풍경을 멍하니 내다보기에 좋았다. 공간과 창문이 다소 작은 만큼 아늑한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딱 좋아할 곳이다.

카페 분위기 뿐만 아니라, 커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주인장이 다양한 나라의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어 준다 하니, 커피 맛을 아는 분들이 한 번 찾아가 봐도 좋을 듯 하다.






▲ 바깥에서만 한참을 보고 서 있었던 카페 풍선넝쿨. 살짝 들여다보니 내부가 따뜻하면서도 아늑하게 돼 있었는데, 한 번 들어가면 자리 잡고 앉지 않고는 못 베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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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동 | (재단)인천문화재단 아트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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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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