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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아시안 비트 - 월드뮤직 페스티벌, 아시아 문화주간취재파일 2011. 9. 12. 15:16
일주일 간 광주광역시 여기저기서 펼쳐졌던 '아시아 문화주간'의 마지막 날은, '월드뮤직 페스티벌'의 오픈 스테이지에서 '아시아 청소년 문화축전' 참가 학생들의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열었다.
다양한 나라,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학생들이 함께 모여 연습하고 만들어 낸 이 공연들은, 일주일간 힘들게, 어렵게 만들어 낸 그들의 노력의 결실이자, 마지막 총정리라 할 수 있었다. 공연 제목도 '아시아 청소년 문화축전 참가자와 함께하는 아시안 비트(Asian Beat)'.
아시아 청소년들이 한 데 어우러져 놀이처럼 즐거운 공연을 펼쳤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로 뭉치는 데는 춤과 노래만 한 것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 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서서히 어둠이 깔리고는 있었지만, 한낮의 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오후 4시. 청소년 문화축전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에이스텝(A step)이라는 율동으로 무대를 열었다. 에이스텝은 '아시아 청소년 문화축전'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는, 이번 행사의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노래와 춤이었다.
그동안 많은 준비도 하고, 여러번 이 안무를 선보이기도 했던 청소년들은, 이제 아주 익숙한 듯 무대 위에서 여유롭게 율동을 보여줬다. 마치 앞으로도 언제 어느때고 툭 건드리면 이 율동이 나올 것 처럼, 한 번 배우면 까먹지 않는 젓가락질 처럼 자연스럽고도 익숙한 몸놀림이었다.
에이스텝(A step) 다음에는 또 다른 무용팀이 준비한 춤 공연이 이어졌다. 이미 며칠 전 '장관과의 대화'에서 선보였던, 아시아 각국의 전통 춤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서 한 데 묶어 놓은 듯 한 율동이었다.
인도와 몽골 등의 전통 춤인 듯 한 솔로 댄스가 먼저 나온 후에, 다양한 아시아 청소년들이 한 데 뭉쳐, 역동적이면서도 강렬한 움직임으로 하나의 춤을 추는 내용이었다.
이미 한 번 본 적 있지만, 그 이후에 안무를 반복하면서 좀 더 익숙해 진 듯 했다. 게다가 짧은 시간이지만, 또 다듬고 업그레이드 한 표시가 났다. 점점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다듬어지는 율동을 보니, 시간만 좀 더 있었다면 공연팀을 하나 꾸려도 될 만큼 발전할 듯 했다.
청소년들의 무대가 끝나고 나서는 약간의 무대 세팅 시간을 가지고, 전문 음악인들의 무대로 이어졌다. 국립극장의 '문화 동반자' 프로그램으로, 각국의 예술인들을 초청해서 문화 교류를 하는 사업이 있는데, 그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와 있던 음악인들을 '월드뮤직 페스티벌'에서 초청한 공연이었다.
이미 며칠전에 보았던 몽골 전통 음악팀도 있었고, 예전에 '한-아시안 오케스트라'에서 본 적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완전히 그 나라 전통 음악만을 연주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약간 다른 형식을 취해서 퓨전 음악을 들려주는 팀도 있었다.
어쨌든, 예전에는 해외여행을 가거나 해야만 겨우 들을 수 있었던 독특한 소리들을 이렇게 하나의 무대에서 다양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무대였다. 어쩌면 이 공연을 보고 있었던 청소년들 중에는, 자기 나라 음악이 나와서 울컥하거나 뿌듯한 느낌을 받은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마치 우리가 해외에 나가서 우리 가락을 들으면 느끼는 그런 감정처럼.
'문화 동반자' 프로그램이 세계의 아티스트들과 한국 문화를 교류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맨 마지막에는 이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나라들의 악기들이 한 데 뭉쳐서 아리랑을 연주했다. 한국 악기가 들어가지 않고, 다른 나라들의 전통 악기들만으로 연주되는 아리랑은, 조금 이국적이면서도 그래도 잘 녹아드는 맛이 있었다.
사실 여러나라가 하나로 뭉치는 데 특정한 한 나라의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것은 조금 위험하고, 다양한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다. 그래서 아시아가 하나로 뭉치는 데 굳이 우리 문화를 중심으로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장소가 한국이라, 이왕이면 한국 문화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앞으로 아리랑도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악기, 다양한 해석판으로 많이 새롭게 재탄생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픈 스테이지'라는 작은 무대에서 한 시간 남짓한 공연이 모두 끝났다. 사람들은 다들 프로그램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곧바로 '월드뮤직 페스티벌'의 메인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공연 시작 전까지도 땡볕에서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었던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대충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시작됐다.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이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얼굴들의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 동요를 불렀는데, 가만히 보니 이미 익숙한 얼굴들이 있었다. 이들 중에는 지난 6월, 서울 남산 국악원에서 있었던 '전국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에 참가했던 어린이들이 있었다.
그 합창단에서 수상한 팀 중 일부 어린이와, '레인보우 합창단'이라는 합창단원이 함께 섞여서 이번 무대에 오른 듯 했다. 그 대회에서 노래를 수화로 표현하던 팀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무대에서도 수화를 하는 어린이 두 명이 양 옆쪽에 위치해 있었다.
국내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이 한 데 모여 합창단을 조직하고 노래를 부른 것도 큰 의미지만, 거기다가 노래를 수화로 표현하면서 정말 '다양한 문화'를 녹여 냈다는 점에서 관객들도 놀라움과 감동을 느꼈는지, 여느 공연보다 더욱 큰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특히 비슷한 또래의 어린이 관객들의 호응도가 굉장했다. 여러모로 이번 '월드뮤직 페스티벌'에서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이 끝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졌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무대 조명 불빛이 더욱 환하게 주위를 비추기 시작했다. 역시나 해가 지니까, 더운 날씨를 피해 조금이라도 시원한 때 공연을 보고자 했던 사람들로 객석이 꽉꽉 들어차기 시작했다.
조금 이른 때이긴 했지만, 무대 위에 인재진 총감독과 이병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장이 올라서 간단한 폐막 인사를 했다. 오늘부로 월드뮤직 페스티벌을 비롯한 일주일간의 '아시아 문화주간'이 모두 끝남을 알리고, 그동안 수고해 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해 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폐막식은 아주 짧게 끝을 맺었다.
하지만 폐막 인사를 했다고 오늘 공연까지 모두 끝난건 아니었다. 베트남 계 프랑스인과 일본인 등이 함께 해서 기묘하고도 독특한 재즈풍 음악을 선보인 '누엔 레 사유키'와, 아프리카 풍의 독특한 리듬과 감성으로 연주를 한다는 '레지나 카터' 등의 공연이 그 뒤를 계속 이어갔다.
거의 허허벌판이라 할 수 있는 동네에 삼 일 동안 신기루처럼 서 있었던 월드뮤직의 오아시스는, 그렇게 한여름 밤을 아름답게 장식하며 관객들과 함께 깊은 밤을 여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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