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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국내여행/서울 2013. 4. 25. 11:35

    세월은 하 수상하고 세상은 죽어라 죽어라 하고.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그대로고, 은행 이자는 점점 낮아지는데 내 주식 내 펀드만 뚝뚝 떨어지고. 내지 않겠다 않겠다 버텨봐도 유리지갑에서 세금은 뚝뚝 떨어져 나가고, 그 세금으로 먹고 살만 한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도와주고. 그나마도 퇴근시간 훌쩍 넘어서까지 야근하지 않으면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줄타기, 경제 상황을 보면 회사는 또 언제 망할지 알 수도 없고. 에라이, 온 세상이 죽어라 죽어라 하는 구나, 그렇다면 죽어주자, 하지만 먹고 죽은 귀신 땟깔도 곱다더라. 일단은 먹고 죽자.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흑석동, 중앙대 바로 앞쪽의 조그만 재래시장 안쪽엔 돈까스 집이 하나 있다. 이름은 '흑석동 수제 돈까스'. 이름부터 아주 그냥 심플하다. 테이블 여덟 개 정도가 들어가 있는 이 가게는, '돈까스 무한 리필'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은근히 알음알음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돈까스를 좋아하는 내가 안 가볼 수가 있나. 왕복 차비로 거금 삼천 원을 들여서, 어떤 곳인가 한 번 가봤다. 과연 6천 원만 내면 돈까스를 (이론상으로)무한대로 먹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6천 원만 내면, 다른 추가 금액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음료수도 무한대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딱 6천 원이면 한 끼 배 터지게 먹고 갈 수 있다. 이 부분이 일단은 신뢰감을 주어서 다른 단점들을 모두 덮을 수 있었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가 무한 리필이기 때문에, 가격을 싸게 해서는 종잇장 처럼 얇게 만들어 내는 꼼수 따윈 쓰지 않았다. 고기를 꽤 두툼하게 넣어서 한두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 물론 수제 돈까스이기 때문에 돈까스 크기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먹다가 일종의 노하우를 배웠는데, 너무 두꺼운 돈까스는 안에 비계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먹기 좀 거북했다는 것. 아주 얇거나 적당한 크기의 돈까스를 골라야 살코기만 들어간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먹은 것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돈까스 말고도 떡갈비가 있는데, 함박 스테이크라고 봐도 무방하다. 옆에 햄버거 용 빵도 놓여져 있는 센스. 양배추 샐러드와 떡갈비, 빵의 조합으로 군대리아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다른 유명한 패스트푸드 점 햄버거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도 만족할 만 할 듯 싶다. 물론 떡갈비도 무한대로 먹을 수 있다. 밥통에 밥도 있으니, 밥과 함께 먹을 수도 있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돈까스 무한 리필 - 흑석동 수제 돈까스



    평소에 대학생들이 가득 차 있어서, 끼니 때 찾아가면 몇십 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한다. 그래서 주말에 밥 때 지나서 느긋하게 갔더니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래도 이내 사람들이 몰려와서 줄을 서기 시작했다. 딱히 밥 때가 아니었는데도 줄을 서기 시작하는 걸 보니, 줄 서서 기다릴지 아닐지는 그냥 운명에 맡기는 게 좋겠다.

    이 재래시장 입구에만 들어서면, 이 돈까스 집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은근 눈에 띈다. 다들 '돈까스, 돈까스'하며 돈까스를 이야기의 주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아, 쟤네도 오늘 허리띠 좀 풀어 보려고 왔구나'라는 걸 쉽게 알아챌 수 있다. 문제는 처음 가는 입장에서는 길 찾기가 쉽지는 않다는 것. 알고나면 엄청 쉬운 길인데, 초행길엔 좀 헷갈릴 수 있으니, 지도를 먼저 숙지하고, 표식이 될만 한 건물들을 기준으로 삼아서 잘 찾아가시기 바란다.

    흑석동이 딱히 구경할 게 없기 때문에, 돈까스만 먹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자리를 떠야 한다는 게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요즘 어딜 가서 6천 원에 돈까스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을까. 돈까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찾아가서 질릴 때까지 먹어보는 것도 좋을 테다. 정 배가 불러서 버스를 타면 올릴 것 같다면, 조금만 나가면 한강변이 나오니까 거기서 뒹굴어보자. 햇살 좋은 날 돈까스 먹고 뒹굴면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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