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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 보러 갔다가 바람 쐬고 와보자, 김포공항 전망대
    국내여행/서울 2013. 5. 17. 02:38

    여행은 언제나 옳다. 오죽하면 노래도 있지 않은가, '할 일이 쌓였을 때 훌쩍 여행을~'이라고. 먹고 살기 바쁘고, 갔다 와서가 걱정된다면, 김삿갓을 떠올려보자. 우리는 자랑스런 김삿갓의 후예들. 그걸로도 마음 속 발길을 아직도 부여잡고 있는 한 줄기 실낱같은 뭔가가 응어리져서 쉬이 결단을 내릴 수 없다면, 코에 바람 한 번 넣으러 가보자.

    서울 도심에서 아주 가까운 곳, 왠만하면 차비 2천 원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에 공항이 하나 있다. 바로 김포공항이다. 인천공항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어느 햇살 맑은 날, 마음도 싱숭생숭한데 딱히 여행을 가기엔 걸리적거리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 그런 날 찾아가기 딱 좋다.

    물론 마음의 안정을 얻기는 커녕, 여행 바람 산들산들 불어와서 들판에 퍼지는 불길처럼 잔잔한 여행의 불꽃을 마음 속 가득 넣어주기 딱 좋긴 하다. 하지만 그게 우리가 바라는 것 아닌가. 울고 싶은 사람에게 뺨 때려 주는,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그러니까 가보자. 사람들이 아직 잘 모르지만, 김포공항에도 전망대가 있다. 솔직히 그렇게 멋있다곤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지하철에서 내리면 국내선 방향과 국제선 방향을 각각 알려주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 표지판을 잘 보고, 국내선 방향으로 가야한다. 전망대는 한국공항공사 건물에 있기 때문에, 그곳을 찾아서 쭉 가면 된다. 길은 딱히 어려울 게 없기 때문에 길 잃을 걱정은 안 해도 되는데, 거리가 좀 있는 편이다.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전망대로 가는 길은 종합 길 셋트다. 길고 긴 무빙워크를 타고 가서, 높고 높은 에스컬레이터를 탄 다음, 밖으로 걸어나가서 또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거의 두 발로 서서 탈 수 있는 것들은 다 타볼 수 있는 셈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언제 또 이런 삼종 셋트를 한꺼번에 타 보겠나. 이것 또한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일 수 있다.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계속해서 밖으로 나오면 이마트가 보이고, 그 옆으로 한국공항공사 건물이 보인다. 한국공항공사 건물이 보인다고 냅다 정문으로 뛰어 들어가면 안 된다. 정문 앞을 스쳐 지나, 맨 끄트머리로 가서 코너를 돌아야 전망대로 갈 수 있다.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김포공항 전망대 가는 길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한국공항공사를 정면으로 봐서 왼쪽 끝으로 쭉 가면, 귀퉁이에 전망대 가는 길 표지판이 있다. 쭉 가서 한 번 꺾기만 하면 되니까 그리 어렵지 않다. 문 안으로 들어가면 전망대 전용 엘리베이터만 있는 간단한 구조. 화장실은 6층 전망대에 있으니까,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사진에도 나오지만, 전망대 사용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17시까지고, 월요일은 쉰다. 그러니까 주말 낮에 느긋하게 가면 된다는 뜻이다.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전망대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딱 들어서면, '보안 검색'이라고 쓰여진 문을 만나게 된다. 여기도 공항 시설이므로 당연히 보안 검색을 하는데, 전망대의 특성상 사람 입에서 나오는 악성 물질이 유리의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에, 입 냄새 나는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 라는 건 뻥이고, 그냥 재미 혹은 체험용으로 만들어 놓은 거다. 통과할 때 삑삑 소리가 난다고 해서 당황 할 필요는 없다. 그냥 걸어 들어가면 된다.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전망대 내부는 생각보다 작은 편이다. 한쪽 벽에는 비행기의 역사와 상식들, 그리고 공항 시설물들의 기능과 설명 등이 써붙어져 있다. 또 다른 쪽 벽은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어서, 그쪽을 통해서 국내선 활주로를 구경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한쪽 구석에는 비행기 내부를 체험해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는데, 아아, 이코노미 석의 앞뒤 간격이 너무 넒게 돼 있어서 제대로 된 체험을 할 수 없다. 이코노미 석 좌석 간격이 저것 반만 돼도 좋겠는데 싶다.

    가운데 공간은 각 항공사별 비행기 모형들이 전시돼 있다. 다른 비행기들은 그냥 다 비슷비슷한 편인데, 눈에 띄는 게 딱 두 개 있었다. 제주항공의 쌍발 프로펠러 비행기와, 에바 항공의 헬로 키티 항공기. 헬로 키티 항공기는 듣자하니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도 모두 분홍분홍으로 꾸며져 있다던데, 나중에 언젠가는 정말 한 번은 꼭 타 볼 예정이다.



    김포공항 전망대 활주로

    김포공항 전망대 활주로



    바깥 쪽으로 나 있는 창 밖으로는 당연히 활주로가 내려다보인다. 좀 멀찌감치 보인다는 게 흠이지만, 그래도 활주로 느낌이 난다. 김포공항 전체를 모형으로 만들어놓은 것도 있으니, 바깥과 비교해보거나 다음 갈 곳의 동선을 짜보는 것도 좋겠다.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전망대는 실내 뿐만 아니라 바깥으로도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면 뜨거운 태양과 시원한 바람이 불기는 하지만, 딱히 그렇게 크게 볼 것은 없다. 단지 멀리 국제선 청사가 보이는데, 가끔 그쪽에서 비행기가 날아오른다는 것. 육안으로는 저 비행기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래도 국제선 청사 쪽에서 날아 오르는 것이니 국내선 활주로를 보는 것과는 또 조금 다른 느낌이다. 전망대 바깥은 그냥 건물 옥상 같은 느낌이라서 굳이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안내 데스크 쪽에는 조그맣게 테이블과 의자들이 몇 개 놓여져 있다. 창 밖의 활주로 모습을 내다보면서 멍하니 앉아있기 딱 좋다. 커피를 따로 팔지는 않지만, 자판기가 하나 있다. 캔 커피가 있는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 했다. 실내에 정수기가 있어서 물을 떠 마셔도 되니, 찬 물 한 사발로 분위기를 잡으면 된다. 그게 바로 진정한 도시인 아닌가.

    김포공항 전망대 내부는 주로 어린이들을 위해 꾸며놓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그런 장식물들보다는 활주로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의미에 주목한다면, 나름 혼자 산책 겸 바람쐬러 나가보기 좋다. 입장료도 없으니까 부담도 없고. 

    마침 그 시간엔 비행기들이 드나들지 않는 시간이었는지, 날아오르거나 들어오는 장면을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의자에 앉아서 활주로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니, 여기는 왠지 비오는 날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그런 느낌이 풍겼다.   


    어쨌든 여기서 하염없이 활주로를 쳐다보며, 들어오고 나가는 항공기들을 보고 있으면, 아 내 고민들이 다 필요 없는 것들이구나. 그냥 저렇게 휑하니 떠나면 그 뿐인 거구나. 못 떠날 이유라는 건 없는 거구나. 그냥 떠나면 되는 거구나, 그런 생각들이 저 어디선가 스물스물 올라오면서 급기야 '그래, 떠나자!'라는 마음을 먹게 만들 수 있다. 그러니까 여기 올 때는 미리 여권과 현금을 조금 챙겨서 오도록 하자. 언제든 바로 떠날 수 있게.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 전망대



    김포공항은 특이한 것이, 생활 밀착형 공항이랄까, 전망대를 보고 나서도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밖으로 나가면 바로 이마트가 있으니까 여행 가기 전에 이것저것 사 갈수도 있고, 아니면 집에 돌아가면서 장을 봐 갈 수도 있다. 그리고 저 건너편으론 롯데마트가 있어서 백화점 아이쇼핑으로 꿀꿀한 마음을 달래볼 수도 있다. 물론 롯데시네마도 있으니까 영화를 한 편 보고 가든지.

    어쩌다 한 번 놀러 가기에도 좋고, 이곳을 통해 해외나 다른 곳으로 나가기에도 좋으며, 들어오는 사람을 마중하러 간다거나, 나가는 사람을 배웅하러 가기에도 좋다. 쇼핑몰이나 백화점, 극장, 전망대 등을, 기분에 따라 마음 내키는 데로 이용하면 되니까.

    그러니까 마침 대형 마트에서 뭔가 사야한다거나, 백화점 구경을 가고 싶다면, 이왕이면 활주로도 볼 수 있는 김포공항에 한 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 혹시 모르지, 무심코 간 공항에서 티켓이라도 덜컥 사서는 무작정 떠난 여행지에 운명의 인연이 천만년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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