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2013 하나투어 여행박람회가 열렸다. 느즈막이 일어나서 즐(KIN)텍스로 갔더니, 가는데만 두 시간. 늦게 도착했더니 공연 이벤트는 거의 다 끝나고, 행사도 이미 폐장이 가까워졌다. 심심해서 가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킨텍스는 너무 먼 게 흠이다. 어쨋든 다녀왔으니 아주 짧은 후기.
행사장에 딱 들어서니,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난 인파가 우글우글 있어서 경악했다. 문 닫을 시간이 거의 다 된 때라 사람이 좀 없겠거니 했는데도 이렇게 많았으니, 낮에는 얼마나 많았을지 모르겠다. 이런 행사는 오전에 가는 게 그나마 좀 한적하게 구경하는 비결인데, 킨텍스는 오전에 도착하려면 새벽에 출발해야 하기에 아무래도 불가능. 혹시나 나중에 코엑스 같은 곳에서 열리는 행사를 간다면 꼭 기억하자, 이런 행사는 오전에 가는 게 그나마 한적하다는 사실을.
마카오는 이런 행사 있을 때마다 어느 호텔에서 나와서 공연을 한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이런 공연은 마카오 호텔에 가면 더 화려하게 구경할 수 있다고. 아아 마카오는 언제 가보나. 카지노에서 카드는 언제 한 번 잡아보나. 마카오 광장에 있는 저 타일 무늬는 언제 밟아보나. ㅠ.ㅠ
올해는 중국이 꽤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백두산 관광에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하나투어 행사는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 하나투어 직원들이 섞여 있어서, 주로 여행상품 파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분위기. 그래서 각국 부스에서 이국적인 어떤 분위기를 느끼기엔 부족한 곳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나름 휴일에 산책삼아 가서 구경하기엔 괜찮은 편.
보로부드르도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인데, 인도네시아는 일단 항공권이 너무 비싸서 가 볼 수 있을런지 의문. 솔직히 항공권이 70~80만 원 정도라면, 그것보다 싼 가격으로 갈 수 있는 곳이 무지 많으니까. 아무래도 부자가 되기 전엔 못 가보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나지만, 어쩔 수 없지.
비즈니스 클래스를 홍보하고 있는 가루다 항공과, 인도네시아 부스. 인도네시아 부스가 특이했던 것은, 다른 곳들은 뭔가 구경꾼들에게 이것저것 정보들을 주입시키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에, 여기는 그냥 쉬어 가게끔 의자만 제공하고 있다는 것. 자리마다 팜플렛들이 놓여있는 게 홍보의 전부. 무심한 듯 하면서도, 이런 행사장에서는 꽤 괜찮은 홍보 방식이다. 여기다가 뭔가 하나를 더 넣으면 홍보도 하고 쉼터도 제공하고 딱 좋을 텐데, 그 뭔가는 밝히지 않겠음. 나중에 내가 일 하게 되면 써먹어야지. 후훗
태국 치앙마이 부스가 별도로 나와 있었던 것도 특이했다. 작년만해도 치앙마이가 여행지로 뜨려나 싶을 정도로 한국에선 치앙마이 홍보가 많았었는데, 올해 갑자기 치앙마이가 쑥 들어가버렸다. 항공사나 여행사 사정에 따라서 타켓이 바뀌었다든지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 치앙마이를 좋아하는 여행자 입장에서는 이곳이 한국인 패키지 관광지로 붐을 이루지 않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
태국 하면 마사지. 무려 마사지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한 번 하려면 엄청난 줄을 서야 해서 포기. 이런 걸 보니까 급 태국이 그리워지고. 사진은 따로 안 올렸지만, 이 행사에서는 꽤 많은 이벤트들이 있었다. 뭔가 이것저것 소소한 경품을 주는 이벤트가 많았는데, 뭐 하나 하려면 마치 주말에 놀이공원 놀이기구 타는 것 만큼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모두 포기.
스마트폰으로 QR코드 찍고 돌아다니면, 순번이 됐다는 게 딱 알려지고 그러면 좋을 텐데 생각해봤다. 하지만 그러면 구경꾼 없는 썰렁한 이벤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건 시대가 아무리 바뀌고 기술이 발전해도 계속 이런 형태로 진행되겠구나 싶다.
행사장만 한 번 쓱 돌아보고는 끝. 그 먼 길 간 보람도 없이, 받은 거라곤 팜플렛 몇 장 뿐. 공연이라도 좀 봤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안타까웠다. 어쨌든 이런 여행 박람회를 돌아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난 정말 거의 가 본 곳이 없구나 싶다. 아아, 여태까지 이렇게 가 본 곳도 별로 없이 뭘 한 걸까. 나도 이제 여행도 좀 하고 그래야지. 하지만 언제나 돈이 문제. ㅠ.ㅠ
그런데 한가지, 내 머리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의문이 있었다. 행사 자체가 하나투어라는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것 만큼 여행 상품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행사장 현장에서 바로 판매하는 여행 상품을 사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는 것. 이 사람들은 그냥 지나가다가 '우왕 백 만원 밖에 안 하네'하고 덥석 사는 걸까, 아니면 어디선가 다 정보를 얻어서 미리 체크해놓고 와서 사는 걸까. 어찌됐든 이런 곳에서 사는 건 참 부담스러운 일인데, 그런 사람들이 정말 엄청나게 많다는 게 신기했다. 아아 나는 언제쯤 저렇게 덥썩! 여행상품을 살 수 있을까. 나도 나중에 꼭, '쌀국수 먹고 싶은데 오늘 태국이나 갔다올까'하며 쓩 갔다오고 그래야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