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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고픈 가난뱅이의 오아시스, 봉구스 밥버거
    국내여행/서울 2013. 5. 29. 15:53

    최근, 길을 가다가 가끔씩 눈에 띄는 희한한(?) 가게가 있었다. 바로 봉구스 밥버거. 밥으로 만든 버거인가? 라이스 버거 같은 건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지나치기만 했는데, 드디어 용기를 내서 들어가봤다. 그런데 의외로 가격도 좋고, 맛도 괜찮아서 애용하게 될 느낌. 특히 가격이 착해서 정말 마음에 든다.




    창문을 낙서 인테리어로 장식 해놔서 눈에 띄기도 했는데, 처음엔 뭔가 복잡하고 어지러워 보였지만 두어번 보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싶었다. 다른 지점도 이렇게 돼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뭐 나름 밋밋한 창문에 포인트를 준 느낌. 가게가 작으니까 딱히 어떤 특별한 인테리어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괜찮은 발상인 듯 싶기도 하다. 





    어쨌든 핵심은 밥버거. 사실 버거라기보다는 주먹밥이라고 해야 더 맞는 표현이다. 메뉴판에도 '햄버거 모양으로 생긴 주먹밥'이라고 나와 있으니, 본질은 주먹밥, 이름은 밥버거. 이름이야 아무려면 어떠랴, 중요한 건 맛과 가격.

    요즘 정말 밖에 나가면 2천 원 가지고는 밥 먹기 힘들다. 편의점 도시락을 사먹어도 물도 함께 사버리면 2천 원이 넘고, 김밥도 요즘 한 줄에 2천 원 하는 곳이 많고. 그런데 봉구스 밥버거에서는 기본 메뉴인 '봉구스 밥버거'가 1,500원. 제육밥버거도 2천 원 선. 일단 가격에서 점수 먹고 들어간다.



    밥버거를 주문하면 은박지에 주먹밥이 동그랗게 포장돼서 나온다. 이날 주문한 건 '봉구스 밥버거'와 '돈까스 밥버거'. 미리 말하자면, 기본 메뉴인 1,500원 짜리 '봉구스 밥버거'는 완전 강추다. 하지만 돈까스밥버거는 비추. 돈이 좀 있다면 2,200원 짜리 '김치제육밥버거'도 괜찮다.

    이 매장만 그런지, 아니면 다른 체인점도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매장 안에 정수기 물을 마실 수 있었다. 그래서 매장에서 밥버거를 먹을 경우엔 물을 따로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콜라 같은 음료수나 작은 생수는 따로 판다.



    설명서대로 동그란 주먹밥을 손으로 꼬옥 눌러주자. 이때 너무 힘을 줘서 꽉 눌러버리면 뻥 터져버리는 수가 있으니 조심. 쓸 데 없는 데서 힘 자랑 할 필요 없다. 그냥 애인 거시기 쥐듯(?) 살짝 꼬옥 눌러주면 된다. 
     


    양 손바닥으로 누른 다음 껍질을 벗기면 누른 주먹밥 속살이 짜잔 하고 나온다. 안 눌러주고 먹어도 큰 상관은 없을 것 같지만, 이렇게 누르면 양념이 밥에 쫙 베어들어서 더 맛있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봉구스밥버거와 돈까스밥버거 사진. 사진만 봐도 봉구스밥버거가 더 맛있게 보인다. 주먹밥이라고 밥만 한가득 있는게 아니라, 속에 꽤 많은 것들이 들었다. 이 밥버거 하나만 먹어도 왠만하면 한 끼 식사가 될 정도. 배가 좀 그픈 상태에서는 한 개는 살짝 모자랄 수도 있는데, 둘이서 세 개를 먹으면 배 부르다는 느낌으로 만족하며 나올 수 있다.



    요즘 1,500원으론 과자도 한 개 못 사 먹는 현실인데, 봉구스 밥버거에선 간단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정말 돈 없고 배고픈 가난뱅이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 체인점들이 다들 약간씩 영세한 수준인 듯 해서, 도심 번화가 같은 곳에는 잘 없는 것이 문제긴 하다. 그래도 동네 근처를 찾아보고 매장이 있다면, 간단히 저녁 한 끼 해결하거나, 놀러갈 때 도시락 대용으로 싸 가거나 하기 딱 좋다. 김밥보다 더 포만감이 들어서 좋더라.

    사실 난, 강남이나 종로 같은 데 외출 나가면 굶고 다닌다. 밥값이 너무 비싸서.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가게가 도시 여기저기에 생겨서, 가난뱅이도 외출 나가서 안 굶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이대로 계속, 내용물 빼내지도 말고, 가격도 많이 올리지 말고, 쭉 흥했으면 좋겠다.


    봉구스 밥버거 홈페이지: http://www.봉구스밥버거.kr
    (홈페이지에서 매장찾기로 들어가면 체인점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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