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밥통이 하고, 아침에 따뜻한 밥을 퍼가면 아직은 날씨가 그리 춥지 않으니까, 그리 많이 차가워지지는 않는다. 신문지를 많이 둘러싸면 약간 온기가 남아있을 정도다. 이때 도시락 싸 갈 용도로 아침에 배포되는 무가지를 많이많이 모아두면 좋다. 아침에 갓 퍼올린 뜨거운 밥의 열기로 3분 카레도 약간 데워지므로, 점심 때는 그냥 부어 먹는다.
이렇게 하면 점심값을 무지하게 아낄 수 있다. 3분 카레 같은 것도, 동네 수퍼마켓을 잘 뒤져보면 거의 항상 1천 원에 파는 곳이 있기 때문에, 그런 곳을 발견하면 대량으로 왕창 사두면 된다. 맨날 그런 레토로트 음식 먹기가 질린다면, 이틀에 한 번 씩은 참치캔을 싸가도 된다. 그래도 하루 평균 3천 원 선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으니까.
하루 2천 원씩만 아껴도, 주 5일 해서, 한 달이면 4만 원이다. 4만 원이면 라면이 80개. 남은 돈으로 라면 사먹자. 어쨌든 근처에 뜻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점심시간마다 차도남, 차도녀 모임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왕 모이는 거, 함께 도시락 까 먹을 때는 모든 대화를 러시아 어로 한다면 외국어 학습도 되고 좋을 듯.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