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구내식당을 가보고는 아주 경악을 했다. 한 끼 오천 원짜리 구내식당 밥이라니. 그나마도 구내식당이 싼 편이긴 하다. 밖에 나가면 주위엔 최하 6천 원짜리 밥집 뿐. 그것도 아주 싼 축이고, 평균 8천 원은 생각해야 뭔가를 먹을 수 있다. 하다못해 김밥 한 줄도, 우리동네에서 천 원이면 살 수 있는 부실한 김밥을 2~3천 원에 팔고 있고, 다른 동네는 다 하는 1+1 세일 같은 것을 이 동네 편의점에선 아예 안 한다. 정말 대단한 동네다, 가난뱅이는 이 동네에서 마음놓고 먹을 수가 없다.
대기업 구내식당 중에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싼 것들도 꽤 있던데. 여긴 아마도 직원들은 어차피 식대 지원을 해주니까, 수많은 외부인들에게 돈을 벌어먹기 위한 꼼수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첫날 이후론 구내식당을 잘 안 간다. 애초에 난 구내식당 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슨 영양가인가 칼로리인가를 맞춘다고 맛도 없게 해놔서, 도저히 그런 밥은 싼 맛이 아니면 돈 내고 먹기 싫기 때문.
그래서 며칠간 점심을 굶었는데, 나같은 사람이 하나 둘 정도 있을 줄 알았더니, 꽤 많은 사람들이 점심을 굶더라. 다들 똑같은 생각들인가 보다. 그나마 여자들은 어딘가에서 샌드위치나 김밥이라도 사서 먹던데, 남자들은 정말 그냥 굶고 말더라. 좀 애처로워 보이기도 하고... ㅠ.ㅠ
어쨌든 이제 나는 굶지는 않는다. 도시락을 싸가기 때문인데...(투 비 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