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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 버스 집단 성폭행 사건 다큐멘터리, '인도의 딸' 보기해외소식 2015. 3. 6. 15:20
2012년 인도 뉴델리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버스를 타고가던 여대생이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숨진 사건이 있었다. '인도의 딸'이라는 제목으로 그 사건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는데, 예고편으로 성폭행범 중 한 명과의 인터뷰 장면이 나갔다.
이 성폭행범은 "정숙한 여자라면 밤 9시에 나돌아다니지 않는다. 생폭행에서 여자의 책임이 훨씬 크다. 저항하지 않고 성폭행을 받아들였다면 그냥 버스에서 내려줬을 것이고, 남자친구도 그냥 때리기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짧은 영상에서 성폭행범은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여성의 탓을 하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공분을 샀다.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자 BBC는 일정을 앞당겨 다큐멘터리를 방영했고, 인도 정부는 서둘러 자국 내에서 이 영상을 방영하거나 공유하는 것을 금지했다.
사회적 폭력을 부추기고 선동할 수 있다거나, 인도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세계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등의 이유였다. 아울러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수감중인 죄수를 인터뷰하는 등의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있지 않았는지에 대한 수사도 착수했다.
이 다큐멘터리가 그저 성폭행 사건의 발생과 범죄자들의 인터뷰만을 다뤘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진 않았을 테지만, 인도 사회 전체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범위를 확장한 것이 문제였다.
제작자인 레슬리 우드윈 감독이 "여대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범인들(이 가진 생각)은 인도에서 정상적이고 보통인 평범한 남성"이라고 밝힐 정도로 사회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 다큐에 나오는 몇몇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이렇다. 성폭행범을 변호하는 한 변호사는 "내 딸이 수치스러운 행동을 한다면 불에 태워 죽였을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변호사는 "여성은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꽃이고, 아무데나 두면 범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다이아몬드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끝부분에서는 "이번 사건의 성폭행범들을 사형하면 뭣 하겠느냐, 사회 전체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저 똑같을 뿐인데"라는 말도 나온다.
아무래도 인도 사회가 이런 사회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면 좀 안 좋긴 할 듯 한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다.
'인도의 딸' 다큐멘터리는 현재 BBC 사이트에 공개돼 있는 상태지만 영국에서 접속할 경우에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유튜브에 동영상이 올라와 있는 상태인데, 이 영상도 언제 삭제될지는 알 수 없다. 사실 다큐멘터리 거의 대부분이 인터뷰로만 채워져 있어서 좀 지겨울 수도 있다.
p.s. 참고자료
* 인도의 딸 다큐멘터리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z8jWYJ5n79s
* 인도의딸 BBC : http://www.bbc.co.uk/programmes/b006mfx6
* 다큐멘터리 방영 금지에 대한 인디아TV 뉴스 보도: https://www.youtube.com/watch?v=PNwPojt6hu8
p.s.2
인도 나갈랜드 주에서는 시민들이 성폭행범을 교도소에서 끌어내 폭행하다가 사망하자, 그 시신을 탑에 매다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도 이번 다큐멘터리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사망한 성폭행범은 이 영상의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
* 인도시민들, 성폭행범 교도소에서 끌어내 때려 죽인 뒤 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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