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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들의 참여가 돋보였던 춤 축제 - 장안동 세계거리춤축제 2015
    전시 공연 2015. 10. 13. 10:26

    지난 주말 (2015년 10월 10~11일)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세계거리춤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축제였는데, 이번에도 장한평역과 장안동사거리에 이르는 7차선 1.2 킬로미터 구간을 모두 축제거리로 활용했다.

     

    1.2 킬로미터라고 적어놓으면 그냥 그런가보다 싶지만, 서울에서 7차선 1.2 킬로미터를 통으로 비운다는 건 꽤 큰 일이다. 걸어서 끝에서 끝까지 가보면 좀 지친다 싶을 정도로 긴 거리이기도 하고, 널찍해서 인파에 크게 치일 일 없어서 좋은 넓이이기도 한데, 문제는 그 큰 공간을 꽉 채울 컨텐츠가 다소 부족했다는 것.

     

      

    작년에 그래도 무대를 양 끝과 가운데 하나해서 모두 세 개를 설치해서 볼거리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메인 무대 하나와 중간 무대 하나로 딱 두 개만 설치돼서 규모가 상당히 줄어들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가운데 무대에서부터 나머지 끝까지는 그냥 의미없이 텅 비워져 있었을 정도.

     

    그래도 축제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다. 계속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어쨌든 축제는 오프닝 퍼레이드 퍼포먼스부터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뭐 하는 사람들이었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인천 전자랜드 치어리더. 공연하는 것도 못 봐서 좀 아쉽다. 근데 이번 축제는 프로그램 관리가 엉망이었다. 참가팀이 부족해서 춤 경연대회가 취소됐다는 건 이미 홈페이지로 봐서 알고 가긴 했지만, 그 이후에 시간조정이 어떻게 됐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 따라서 기존 시간표에 맞게 운영되는 것이 거의 없었을 정도.

     

    축하공연 등의 공연들이 언제 시작되는지도 전혀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저 무대에서 리허설 하고 있는 중에 어떤 사람이 몇 시부터 본 공연 시작한다고 말 해주면 그런가보다 했을 정도. 이건 비단 이 축제 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축제장을 가봐도 비슷하다. 시대는 인터넷 시대인데 정작 행사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 온라인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는 모습. 그렇다고 현장에서 수정된 시간표를 나눠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디 짱박혀 있다가 시끌시끌하면 나와서 봐라는 태도는 좀 고쳐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참가자들은 나름 애써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공연을 언제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볼 수 없었다는 건 좀 문제가 있다.

     

     

     

    그래도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축제 분위기가 나기는 했으니 다행. 첫날부터 비가 슬금슬금 오기 시작해서 가만 있으면 추울 정도여서 공연하는 사람들은 좀 힘들었을 듯 싶다.

     

     

     

    약 1 킬로미터 대로 양 옆으로 각종 부스들이 들어서 있는 건 여느 다른 축제와 똑같다. 주 종목이 술과 안주고, 나머지는 양말이라든지, 핸드폰 캐이스, 농수산물, 각종 먹거리 등인 것도 다른 여느 축제와 똑같다. 가장 눈에 띈 부스가 터키인이 직접 운영하는 케밥집 정도였고. 이런 공간들도 그저 하던데로 꾸역꾸역 꾸려가지 말고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하긴, 그러려면 축제 조직위가 한 반 년 전 쯤엔 활동을 시작해서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조직하고 준비해야 할 텐데, 그러려면 예산이 필요할 테고. 뭐 이런저런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전국 축제가 대부분 다 비슷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거겠지, 그게 제일 편하고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모습이니까. 다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술판만 있으면 사람들은 모이니까 별로 변화의 필요성도 없고, 그냥 대충 그렇게 굴러가는 모습 참 좋아.

     

     

     

    그래도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아마추어와 프로들의 무대는 각각 독특한 모습들이 있어서 거의 다 재미있었다. 특히 청소년들 참여가 많다는 건 이 축제의 특색으로 계속 자리매김해서 집중적으로 살려야 할 듯. 어차피 나이든 사람들은 술판만 있으면 되는데,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는 생각보다 별로 없으니까.

     

     

     

     

     

     

     

    둘쨋날엔 급기야 비가 막 쏟아져서 작은 무대에선 공연에 차질이 있기도 했다. 그나마 비가 오다가 말다가 해서 좀 다행스러웠을 정도. 비 맞으면서 공연했던 사람들은 감기 걸리지 않았을까.

     

     

     

    이 일대는 모텔들이 많이 있다. 최근 서울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이쪽에 숙소를 잡고 들어가는 중국인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때때로 관광버스로 단체로 숙박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거기에 맞춰서 관광객들을 잡아놓을 어떤 컨텐츠가 없어서, 그저 하룻밤 잠만 자고 떠나는 동네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다. 이런 것 잘 잡아내서 뭔가 좀 하면 뭔가 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몰라, 나한테 월급 주면 내가 고민 좀 해 보겠지만.

     

     

     

     

     

     

    큰 무대는 아무래도 프로들이 공연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어서 복잡하고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비가 오면서 사람들이 우산을 펴는 바람에 뒤에선 더더욱 무대를 보기 힘들었고. 그래서 대체로 작은 무대에서 시간을 보낸 편. 물론 작은 무대쪽도 우산들때문에 잘 안 보이긴 마찬가지였지만.

     

    작년엔 댄스 배틀 대회도 있고 해서 정말 재미있었는데, 이번엔 그냥 할 때가 됐으니 했다는 정도의 느낌이라 아쉬웠다. 어쩔 수 없지, 내년을 기약해보자.

     

     

     

    p.s.

    장안동 세계거리춤축제 홈페이지: http://wsd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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