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이 열리고 있어서 코엑스에 가봤다. 6월 14일까지 열리는 행사인데, 사실 요즘 다들 알만 한 사건 때문에 나갈까 말까 한참 고민했다. 집에 있어봤자 집이 바깥보다 더 더우니까 일단 나가보자 해서 나갔던 것도 있고.

 

평소에 비해 코엑스 전체에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었고, 이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관람객이 없으면 더 여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각국 홍보팀도 많이 참가하지 않았는지 생각보다 볼거리가 그리 많지 않기도 했다. 그래도 몇몇 팀들의 공연을 공짜로 봤으니 그것만도 고맙게 생각해야지.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들어가자마자 마침 필리핀 부스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전통악기들을 가지고 아주 흥겹게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꽤 괜찮았다. 다만 전시장 전체가 좀 덥게 느껴져서 찬찬히 둘러보거나 가만히 공연을 보기 힘들었다. 병균을 꽁꽁 얼려버리면 될 텐데.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태국 부스는 이번에 꽤 큰 규모로 참가했다. 아예 전시장에 작은 연못(?)을 하나 차렸을 정도. 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고, 왕년의 태국이 죽지는 않겠지만, 최근 관광객의 방문이 좀 뜸해지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한다. 그래도 내겐 가장 편하게, 쉽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인데, 또 언제 가게 될 지...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사실 이번 국제관광전을 가기로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스리랑카 때문이었다. 스리랑카가 이번 행사에 참가한다는 걸 알고는 '이제 본격적인 관광객 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거구나' 싶어서 한 번 가보고 싶었다.

 

예전에 내전 끝나고 몇 달 지나지 않은 시점에 스리랑카 여행을 했다. 그땐 아직 국가가 안정되지 않았던 탓인지, 그냥 조용한 동네 한 쪽 구석에서 이것저것 필기를 하고 있는데 비밀경찰이라며 와서는 그런 건 호텔에서 하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북쪽 지역은 아직 반군 소탕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서 외국인 출입금지에다가, 버스 타고 지나갈 때는 꽤 삼엄한 검문도 했다.

 

제일 안타까웠던 것은 관광안내소(Tourist office)였다. 한국의 주요 관광지에 관광안내소가 있듯이 다른 나라에도 그런 것이 있는데, 스리랑카에도 그런 것이 몇 개 있긴 있었다. 물론 한국에 비하면 스리랑카의 관광안내소는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나마 공항의 안내소는 괜찮았다. 꽤 상세한 정보를 들을 수도 있었고, 큰 관광지도와 간단한 책자도 하나 받을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공항 밖으로 나가니 난감해졌다. 관광안내소라고 찾아가봐야 그 지역 지도는 있지도 않고, 길 물으려고 들어갔더니 자기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홍보만 계속 한 사람도 있고.

 

그 이후, 스리랑카는 점점 유럽인들을 많이 찾기 시작한 비교적 새로운 여행지로 슬슬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붐을 이룬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유럽인들은 꽤 찾아가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에 행사에 참가한 스리랑카 부스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어떻게 변했을까 한 번 보고 싶었다.

 

근데 여행사들 팜플렛만 몇 개 있고, 그나마도 내용이나 분량 면에서 크게 도움될만 한 자료들은 없었다. 아직 예전의 그 부실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그 스리랑카인가 싶어서 좀 아쉬웠다. 상세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 배낭여행자보다는 패키지 여행자, 혹은 돈 많은 여행자들만 상대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어쨌든 스리랑카도 한 번 쯤은 가볼 만은 하다. 다만, 아직 배낭여행지로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라면 의외로 비용이 꽤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다. 딴 건 어떻게 아껴볼 수 있는데, 숙박이 좀 많이 걸린다.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마침 타이완도 소수민족 의상 같은 것을 입고 율동을 보여주고 있고. 대만도 아직 못 가봤다. 아아, 정말 여행 가 본 곳이 하나도 없구나.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의외로 오키나와에서 의욕적으로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크기도 크고,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 있게 체험코너도 운영하고 있고. 현지에서 온 것 같은 사람들도 꽤 많았고. 뭔가 공연을 하려고 한창 준비중이었는데 더워서 기다릴 수 없었던 게 너무 아쉬웠다. 몇몇 남자들이 무슨 닌자처럼 입고 돌아다니던데.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의외로 홍콩 부스가 텅 비어있었다. 홍콩의 이런 모습 완전 처음이다.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덥지만 않았다면 천천히 둘러볼만 한 곳들이 꽤 있었다. 옛날에 '그루지아'라고 불리던 '조지아'도 큰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루지아 하면 아직도 내전만 떠오르는데...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관람객들 목을 축일 수 있게 인도가 인도 사이다를 제공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인도에서 파는 '썸업' 사이다는 굉장한데. 인도 인도 인도 사이다~ 내년에는 주길 바래 인도 사이다.

 

 

2015 한국국제관광전 KOTFA

 

나만 몰랐는지 모르겠지만, 올해가 한국 러시아 상호 방문의 해라고. 그래서 한국관광공사였나, 한국 무슨 부스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있던 러시아. 그래봤자 상호 방문할 때 뱅기표 십 원도 할인해주지 않으면서 모토만 정하면 다냐.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러시아, 끌리긴 끌린다. 특히 이렇게 무더운 여름 철에. 저 시베리아 어느 구석 마을에 가서 딱 여름만 나고 오면 정말 좋겠다. 러시아는 나를 시베리아로 유배 보내달라! ;ㅁ;/

 

 

 

p.s.

 

사람이 없는데도 행사장이 왜 이리 더울까 의아스러웠다. 사람이 없어서 냉방을 줄인 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땀 뻘뻘 흘리며 대강 둘러본 결과, 내년부턴 정말 이런 행사 안 오게 되겠다 싶은 생각.

 

새로운 국가들이 참가하기도 하고, 매년 다른 공연들을 준비해서 볼거리를 선사하기도 하지만, 각 부스들이 하는 일이 너무 천편일률적이다. 팜플렛 나눠주기, 경품 룰렛 돌리기, 여행상품 상담 그리고 간혹 공연. 다 똑같다. 한 마디로 돈 좀 있는 여행사 모객용 행사라는 거,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근데 과연 그런 목적으로만 부스를 운영하는 게 맞는 걸까. 돈 들여서 이런 행사에 참가했다면, 여행사라면 모르겠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정보라든지, 상담, 강연 같은 걸 하는 것도 이미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이 국가 차원에서 보더라도 돈 안 되는 애들이긴 하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결국 입소문으로 관광지를 띄워주니까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을 텐데. 한국이 못 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고.

 

사실 이 행사에는 국내 지자체들 부스도 있는데, 그곳들은 아예 돌아볼 생각도 안 했다 (물론 한 번 슥 돌아보긴 했지만). 매년 뭔가 이쁘게 꾸미기는 하지만, 부스들이 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다 똑같다. 그저 올해는 팜플렛이 좀 바뀌었나 체크하는 의미만 있을 뿐. 지방 부스들도 좀 지방의 또라이 같은 애들 불러서 노래나 강연, 춤 같은 것도 시키고 하면 얼마나 재밌겠나...라지만, 안 될거야 아마. 엄숙하고 고급스러워야 하잖아.

 

모르겠다, 그냥 매년 예상했던 것 만큼만 늘 보여주는 것도 안정감 있고 좋겠지. 알아서들 하시라~ 어차피 나는 돈 없어서 못 간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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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