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를 막기 위해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법은 2001년 911 테러 때부터 나왔다. 몇 차례 폐기되었다가 최근 프랑스 테러 사건을 빌미로 다시 올라왔다. 큰 줄기는 국정원 권한 강화다.

 

이번 국회에 소위 '테러방지법' 혹은 '대테러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법은 3개다.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국가사이버테러방지법', '국가 대테러활동과 피해보전기본법'. 이 법들과 함께 기존 볍률 여기저기를 수정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일단 테러방지법의 큰 축인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을 살펴보자.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

 

 

>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 링크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 주요 내용 요약

 

- 대통령 소속으로 국가테러대책회의를 두고,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거나 위임된 사항을 처리하기 위하여 상임위원회를 둠.
- 국가정보원장 소속으로 테러통합대응센터 설치.
- 테러통합대응센터의 장은 테러위험 징후가 있거나 위험요인이 증가할 경우 상임위원장에게 보고 후 테러경보 발령.
- 테러통합대응센터의 장은 테러단체 구성원 또는 테러기도, 지원자로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대하여 정보수집, 조사 및 테러우려인물에 대한 출입국 규제, 외국환거래 정지 요청 및 통신이용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함.
-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테러를 선전, 선동하는 글 또는 그림, 상징적 표현이나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폭발물 등 위험물 제조법이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될 경우 관계기관의 장에 긴급 삭제 등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함.
- 테러단체를 구성하거나 구성원으로 가입 등 테러관련 범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함.
 

 

 

* 정의

 

요약만 봐도 많은 문제점이 보이지만, 일단 이 법안에서 정한 테러의 정의부터 한 번 짚어보자.

 

1. "테러"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국가 안보 또는 국민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정부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할 목적 또는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하거나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 또는 사람을 체포·감금·약취·유인하거나 인질로 삼는 행위

 

 

많은 항목들이 있는데 제일 첫 항목이 가장 애매하다.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그걸 방해할 목적으로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거나 감금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 테러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부의 어떤 정책 집행에 반대하여 시위를 해서 경찰과 마찰이 생겼을 경우도 테러로 규정할 수도 있게 된다. 정의가 너무 포괄적이다.

 

 

 

* 테러대책기구

 

문장으로 풀어쓰면 너무 길어지고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간략하게 법안을 요약하는 형태로 쓰겠다. '테러대책기구'는 다음과 같이 조직하는 걸로 돼 있다.

 

- 대통령 소속 하에 국가테러대책회의(대책회의)를 둔다.

- 대책회의 의장은 국무총리, 위원은 관계기관 장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이 대책회의에서 계획 수립, 평가, 지휘, 감독 등의 행동을 한다. 사실상 전방위적 컨트롤이다.

 

- 대책회의 소속 하에 태러대책상임위원회(상임위원회)를 둔다.

-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국정원장이 되고, 위원은 대책회의 위원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된다.

 

 

위원장이 국정원장이라고 못 박았다.

상임위원회는 실무를 맡는데 대략 이런 것들을 한다.

 

- 전반적인 테러 예방 및 대응 등 국가대국가 대테러활동 중요사항 평가 및 개선사항 협조·조정
- 테러사건 발생시 정부의 대응방향 결정
- 테러단체의 지정 및 해제
- 테러자행 인물·단체 및 지원·모의한 자에 대한 제재
- 대테러특공대의 지정 또는 설치

 

 

 

* 테러통합대응센터

 

대책회의와 상임위원회만으로 모자라서 또 '테러통합대응센터'를 둔다. 상임위 활동만으론 뭔가 모자랄 수 있을까봐 확실하게 보충해 둔 느낌이다.

 

테러통합대응센터는 국정원장 아래 두는 기관으로 센터장은 국정원장이 제청해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센터 직원은 국정원 직원 및 관계기관 공무원으로 구성한다.

 

제11조(테러통합대응센터)

 

① 대테러활동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수행하기 위하여 국정원장 소속하에 테러통합대응센터를 둔다.

 

  1. 국내외 테러관련 정보의 수집·분석·작성 및 배포
  2. 국내외 테러관련 정보의 통합관리 및 상황 전파
  3. 테러위험 징후 평가 및 테러경보 발령
  4. 국가 대테러활동 관련 임무분담 및 협조사항 실무 조정
  5. 장단기 국가대테러활동 지침 작성 배포
  6. 테러위험 인물에 대한 추적 및 대테러조사(이하 “조사”라 한다)
  7. 국가 중요행사 대테러안전대책 수립 시행
  8. 대책회의·상임위원회의 회의 및 운영에 필요한 사무의 처리
  9. 외국 정보기관과의 대테러활동 정보협력
  10. 그 밖에 대책회의·상임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사항

 

 

이 테러통합대응센터가 할 구체적인 일들은 다음과 같다.

 

제16조(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정보수집 등)

 ① 테러통합대응센터의 장은 테러단체의 구성원 또는 테러기도 및 지원자로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대하여 출입국·금융거래 및 통신이용 등 관련 정보를 수집·조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출입국·금융거래 및 통신이용 관련 정보의 수집·조사에 있어서는 「출입국관리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신비밀보호법」의 절차에 따른다.

 

절차에 따르지만 긴급을 요할 경우는 전화 등으로 약식 설명하고 서면으로 통보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제21조(합동조사반의 구성 및 운영) ① 테러통합대응센터의 장은 국내·외에서 테러사건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현저한 때에는 예방조치·사건분석 및 사후처리방안의 강구 등을 위하여 관계기관 합동으로 조사반을 편성·운영한다.

 

 

즉, 기존에 국정원이 해 왔던 일들을 법적으로 보호받게 해 주고, 그 범위를 더욱 넓혀서 공식적으로 여러 기관들에게 요청할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국정원의 활동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정보기관이라는 것은 음지에서 보이지 않게 들키지 않고 활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체로 그 행동이 정당했다면 눈 감아주는 편이고. 이렇게 활동을 합법적으로 해야만 한다는 건 들키지 않을 능력이 없다는 뜻인가.

 

 

 

* 기타 대단한 것들

 

그 외에 이 법안에서 하려고 하는 대단한 것들을 보자.

 

 

제22조(대테러특공대 운영)

① 국방부장관·국민안전처장관·경찰청장은 상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테러진압을 위한 대테러특공대를 지정하거나 설치할 수 있다.

 

 

제23조(테러선동·선전물 긴급 삭제)

 

①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테러를 선전·선동하는 글 또는 그림, 상징적 표현물,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폭발물 등 위험물 제조법 등이 인터넷이나 방송·신문, 게시판 등을 통해 유포될 경우 관계기관의 장에게 긴급 삭제 또는 중단, 감독 등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협조를 요청받은 관계기관의 장은 지체 없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상임위원회 위원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제24조(군 병력 등의 지원)

 

① 대책회의 의장은 경찰만으로는 국가중요시설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 등을 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급박한 상황의 경우에는 시설의 보호 및 경비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군 병력 또는 향토예비군의 지원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② 대통령은 제1항의 규정에 따른 건의를 받고 군 병력 등을 지원하고자 하는 때에는 국회에 통보하여야 하며, 군 병력 등을 지원한 후 국회가 군 병력 등의 철수를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요청한 때에는 지체 없이 이에 응하여야 한다.

 

 

제36조(가중 처벌)

형법 등 국내법에 죄로 규정된 행위가 제2조의 테러에 해당하는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 이외의 형인 때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장기 또는 다액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이렇다. 일단의 무리들이 뭔가 '소요죄'에 해당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그럼 최대한 이걸 못 하게 인터넷 등 게시물 등을 삭제 감독한다. 그런데도 어떻게 어느 지점에 모여서 '소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다면 일단 대테러특공대를 보내고, 이걸로 역부족일 만큼 대규모 인원이 모였다면 군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 그래서 진압되고 잡히면 법정 최고형에 50%를 가중해서 처벌한다.

 

 

 

참고

 

테러방지법이 없다고? 그렇지 않다

 

한국에는 '테러'에 직접 대응하는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각종 법령과 기구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적의 침투·도발이나 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 각종 국가방위요소를 통합하여 동원하는 통합방위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비상대비 자원관리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테러방지법 없다'는 대통령의 말, 사실일까 [국민의 안전, 테러방지법 대신 국정원 개혁부터①] 겁주고 법안 제정하려는 발상, 무책임하다, 오마이뉴스, 15.12.16.)

 

 

 

 

--- 추가 ---

 

 

* 사이버테러법

 

'테러방지법' 안에 포함되어 함께 처리되는 '사이버테러법'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 국가정보원장 소속으로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둠.


- 책임기관의 장은 사이버공격 정보를 탐지․분석하여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보안관제센터를 구축․운영.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장 및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사이버테러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사고조사를 실시하고,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그 조사결과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국가정보원장 및 금융위원장 등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함.

 

- 정부는 경계단계 이상의 사이버위기경보가 발령된 경우, 민‧관‧군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이버위기대책본부를 구성․운영할 수 있음.

 

이것도 역시 국정원에 힘을 실어준다.

 

> 국가 사이버테러 방지 등에 관한 법률안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 감청의무화법

 

테러방지법과 함께 통과시키려 한다는 소위 '감청 의무화법'은 통신비밀보호법 일부 개정으로 이루어진다. 이 법안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15조의2 제1항 중 "전기통신사업자는"을 "전화, 인터넷, SNS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통신 서비스 역무를 담당하는 전기통신사업자(이하 “전기통신사업자”라 한다)는"으로 하고, 같은 조 제2항을 다음과 같이 하며, 같은 조에 제3항부터 제6항까지를 각각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을 위하여 감청협조설비를 갖추고 운용해야 한다.

 

제15조의3(이행강제금)

 

①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은 제15조의2제2항을 위반하여 감청협조설비를  갖추지 아니한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하여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감청협조설비 구축 의무를 이행할 것을 명할 수 있다.


②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이행명령을 받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시정기간 내에 당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전화, 인터넷, SNS 등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자들은 '감청 설비'를 갖추고 운용해야만 한다는 법안. 이행하지 않으면 매출액의 3%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 다시말해서 국가 모든 통신망을 감청하겠다는 뜻이 된다.

 

>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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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