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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력파 탐지 성공의 의미
    IT 2016. 2. 12. 23:59

     

    한국시간으로 2월 12일 새벽,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 책임자가 "중력파를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됐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며, 공공연히 노벨상 후보 0순위의 업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뭐 딱히 먹고 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시큰둥할 수도 있곘지만, 과학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사건인 것은 틀림없다. 이 날을 기록하기 위해서 간단하게 중력파에 대해 끄적여보겠다.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지는 장면. 동영상 캡처. Two Black Holes Merge into One)

     

     

     

    중력파

     

    중력파(Gravitational wave)는 한마디로 (중력에 의한) 시공간의 뒤틀림이나 출렁임이다. 연못에 돌을 던져 넣었을 때 동그랗게 퍼지는 물결이 중력파라고 생각하면 된다.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회전을 한다든지, 궤도를 돈다든지, 충돌을 한다든지 할 때 시공간(space-time)에 물결을 일으키는 형태로 나타난다. 즉, 사람이나 자동차, 비행기 같은 물체도 움직이거나 할 때 중력파가 발생한다.

     

    하지만 질량이 작은 물체는 아주아주 미세한 중력파를 만들어내므로, 현대 과학 기술로는 이걸 검출할 수가 없다. 그래서 LIGO는 블랙홀의 충돌로 인해 발생한 중력파에 집중한 것이다.

     

     

     

    (중력파가 퍼져나가는 장면. 동영상 캡처. Journey of a Gravity Wave)

     

     

     

    중력파 검출

     

    이번에 탐지된 중력파는 블랙홀 두 개가 충돌해서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 한다. 각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36배, 29배라 하고, 13억 년 전에 충돌한 것이라고.

     

    중력파 탐지를 위해서 라이고(LIGO)는 L자 모양의 진공 터널을 만들었다. 그 속에 아주 정밀한 레이저 측정장치를 장착해서, 되돌아오는 레이저의 경로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시공간의 뒤틀림을 측정했다고. 그냥 시공간이 뒤틀리면 레이저가 변화가 생겨서 그걸 관찰하는 방식으로 알아냈다고 보면 되겠다.

     

    오류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검출기는 3천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두 곳에 각각 설치했고, 검출한 사실을 안 것도 작년 9월이었지만 면밀한 검증 작업을 거쳐서 이제서야 발표를 하게 된 것이다.

     

     

    (중력파 검출 장면. 동영상 캡처. Most Precise Ruler Ever Constructed)

     

     

     

    중력파 탐지 의미

     

    일단 이번 발표는, 그동안 간접적인 관측으로만 확인됐던 중력파를 직접 검출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된 중력파의 존재를 확실히 확인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 할 수 있다. 그 이론이 맞다는 걸 재확인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중력파를 실제로 검출해냈다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도 가진다. 당장 천체 관측에 새로운 방법이 생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맨눈으로 별을 보던 시대를 지나 광학과 전자기파로 천체를 관측하는 시대까지 왔는데, 이젠 중력파로 천체 관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전자기파까지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관측할 수 있었다면, 중력파는 보이지 않는 것도 관측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블랙홀 같은 것 말이다. 어쩌면 이 기술이 좀 더 발전하면 블랙홀의 특이점 같은 것도 관측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거기서 뭐가 튀어나올지, ...이건 천문 쪽으로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테다.

     

    게다가 마이크로파 같은 것을 한 번 생각해보라. 아주 옛날에 이런 걸 음식 데우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면 헛소리 한다며 비웃음이나 샀을 거다. 중력파도 이제 겨우 검출하는 데 성공한 단계이긴 하지만, 일상에서도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 기술이 더 발전하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중력파 증폭기를 이용해서 손가락으로 두드려서 핸드폰을 충전하는 기술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런 미지의 세계에 한 발 다가섰다는 것이 사람들을 흥분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 아닐까 싶다.

     

     

     

    (추가. '중력'은 아직 제대로 풀리지 않은 문제가 많은 수수께끼다. 중력을 좀 더 알아보면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아인슈타인 이론이 설명하지 못 하는 현상들도 막 나오고. 한 번 관심 가져보는 것도 재미삼아(?) 좋다.)

     

    p.s. 참고자료

    * [101년 만에 중력파 검출] "우리가 중력파를 검출했다" 역사적인 기자회견 순간 (동아사이언스)

    * LIGO 홈페이지 (영어)

    * LIGO 유튜브 채널 (영어)

    * Journey of a Gravity Wave (LIGO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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