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민중총궐기' 촛불집회가 있었다.

 

대략 100만 명 이상이 모였다는 말이 맞는 것이, 언론 같은 곳에서는 광화문 대로 쪽이 사람들로 꽉 메워진 것만 보여주지만, 직접 가서 보면 큰 길 사이사이 작은 길과 골목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건 그만큼 분노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 앞으로 어떻게 일이 펼쳐져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때의 분위기를 간단히 기록에 남겨본다.

 

 

11월 12일 민중총궐기는 낮부터 이미 시작됐다. 낮에는 시청 광장을 비롯해서 대학로, 종로 등 여기저기서 각기 다른 단체들이 집회를 가졌고, 후에 광화문 쪽으로 집결했다. 밤이 되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종로 3가부터 차량 통제가 되고 있었다. 시청역이나 광화문 역 쪽은 전철에서 내려서 나가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물론 버스는 모두 이쪽 길을 피해서 우회했다. 뒤늦게 도착해서는 멀찌감치서 걸어갈 수 밖에 없었다.

 

 

 

종각 근처부터 거의 축제 비슷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있는 종로3가부터는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들이 한쪽 길에 줄지어 서 있었다. 아마도 경찰 버스보다 많은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을 거다.

 

 

이번 촛불집회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나온 사람들도 꽤 많았다.

 

 

이른 저녁 시간대는 청와대 쪽으로 향하는 길을 경찰들이 막고 있었다.

 

 

 

 

청소년들도 어떻게 모여서 온 듯 하다. 모임별로 길바닥 여기저기 둘러앉아서 토론이나 대화 등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제 시위에서 청소년들을 보는 것은 그리 낯설지 않은 일이지만, 사회 문제로 청소년들이 길거리에 나서야만 하는 나라는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싶어 씁쓸했다.

 

 

광화문 광장 쪽으로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졌다. 광화문 광장이 눈 앞에 보일 때 쯤엔 아예 사람들로 꽉 틀어막혀서 더이상 앞으로 갈 수가 없었다.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아이들은 나중에 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평가할까. 어쨌든 역사적인 사건 속에 있었다는 것 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일 테다.

 

 

 

 

대학생들로 이뤄진 조직 하나가 몇 줄로 줄을 서서 인파를 헤치고 앞으로 쭉쭉 뻗어 들어가더라. 역시 대학생들이 다르구나 하고 따라갔지만, 그들도 이내 길이 막히고 말았다. 억지로라도 뚫고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군집해있었다.

 

 

 

 

광화문 광장에 진입하지 못 한 사람들은 아무런 방송도 발언도 들을 수 없었다. 변두리에는 주도하는 단체도 없었기 때문에 누군가 간헐적으로 구호를 외치면 몇몇 사람들이 호응하는 정도였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재미가 없었는지 사람들은 점점 더 광화문 광장 쪽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고.

 

그 와중에 대학생이든, 청소년이든 몇몇 사람들이 큰 소리로 끊임없이 구호를 외치면 사람들은 그들을 중심으로 모여 서서 함께 구호를 외쳤다. 그렇게 모여 서서 구호를 외치는 것이 전부였지만, 최소한 나와 같은 마음인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만큼은 확인했을 테다.

 

이렇게 사람 많을 때는 여중고생들의 짱짱한 목소리가 멀리까지 똑똑히 잘 들리더라.

 

 

 

어떻게 광화문 광장 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안쪽은 정말 꽉꽉 들어차서 한 번 들어가면 꼼짝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이쪽에선 메인 무대에서 하는 공연이나 발언 등을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무대 가까이 가기는 무리였다.

 

 

 

이른 저녁 시간대까지만 해도 세종대왕 상 바로 뒷편에 경찰이 차벽을 치고 있었다.

 

 

다시 밖으로 나왔다. 메인 무대가 전혀 보이지도 않고, 소리도 잘 들리지도 않는 외곽 쪽에서는 뭔가 약간 특이한(?) 행동만 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노래를 부른다든가, 구호를 외친다든가, 그냥 몇 사람 둘러 앉아있기만 해도 사람들이 모여들 정도였다.

 

 

 

시간이 흘러 밤이 되자, 몇몇 단체들이 동십자각 쪽으로 해서 광화문 앞을 지나 청운동 쪽으로 가는 길로 행진했다. 광화문 앞쪽엔 이미 경찰 차벽이 늘어서있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시위는 조금씩 불이 붙었다. 하지만 이미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꽤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농민들은 상여를 들고 행진했다. 낮에 동대문 쪽에서 출발한 상여가 밤에는 광화문 쪽에 놓여 있었다.

 

 

전철이 끊기기 때문에 철수. 이후로도 시위는 이어졌고, 이 이후에 몇몇 사람들이 연행되었다 한다.

 

 

경복궁역으로 내려왔더니 한 쪽 출구에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전의경들이 계단을 꽉 메우고 앉아서 사람들이 출입할 수 없게 막고 있었고, 그 앞에서 한 사람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큰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에 맞서 다른 몇몇 사람들은 "쟤네들 잘못이 아니지 않느냐"라며 자중하라는 말을 했다.

 

두쪽 다 맞는 말이고, 둘 다 필요한 일이었다. 분명 저기 있는 전의경들이 자의로 잘못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한다 해도 부끄러운 것은 알아야 한다. 그 말을 해주는 모든 사람들이 저 자리에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꽤 멋진 일이다. 모두들 좋은 기억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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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