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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대 없는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고', 운영과 작동 방법 등IT 2016. 12. 8. 10:33
인터넷 쇼핑몰(전자상거래) 업체로 유명한 아마존(amazon)이 계산대가 없는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를 오픈하겠다는 소식을 내놨다. '포켓몬 고'가 막 떠오르긴 하지만, 그것과는 아무 상관 없다.
계산대가 없는 매장이기 때문에, 마트에서 계산하려고 긴 줄 서서 기다리는 과정이 사라졌다는 것이 '아마존 고'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래서 홍보용 동영상에서도 이 점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아마존 고 홍보 동영상 캡처)
사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계산대가 없다는 것과 아마존 계정으로 결제가 된다는 점 외엔 기존 매장들과 크게 다를 건 없다. 그래서 오픈하면 초반에는 사람들이 신기해서 막 몰려가겠지만, 상품 품질이나 가격, 서비스 등이 다른 곳들과 큰 차이가 없다면 그냥 자동화 된 신기한 매장 정도로 끝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아마존은 이 매장을 일반 소매를 타켓으로 오픈하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계산대 없는 매장이라는 것은 캐셔(계산원)가 없다는 것을 뜻하고, 이건 곧 그만큼의 인건비 감축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초기 구축비와 지속적인 운영비(유지비)가 캐셔를 고용하는 것보다 싸다는 결과가 나오면, 대형 오프라인 업체들이 이 시스템을 탐 낼 것이다. 그러면 아마존은 '아마존 고'의 시스템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소매자들 대상으로 장사하는 것 보다 훨씬 규모가 큰 시장일 테다. 어찌됐든 한 번 저질러 볼 생각인 듯 하다.
현재 '아마존 고'는 미국 시애틀에서 아마존 직원들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라 한다. 대중적으로 공개하는 시기는 2017는 초반 쯤이라고 한다.
이제 '아마존 고'의 작동 방식을 대충 알아보자. 아마존이 2014년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특허가 하나 있는데, 해외 언론들은 이 특허를 기반으로 '아마존 고'를 만들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다. 따라서 이 특허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번 추측해보겠다.
> 아마존 고 관련(?) 아마존 특허: TRANSITIONING ITEMS FROM A MATERIALS HANDLING FACILITY
'입장'은 아마도 '아마존 고'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유저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에서 아마존고 앱을 실행하고 QR코드를 찍고 들어가는 것 뿐이다. 하지만 이 '입장(enter)'에서 시스템 이용 자격이 검증된다. 즉, 아마존 고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가지고 있는지가 검증되는 것이다.
아마도 이 앱에선 와이파이를 켜라든지, 블루투스를 켜라든지 그런 지시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찍고 들어가면 이 유저가 현재 이 매장에 있다는 것을 시스템이 알게 된다.
물건들이 진열된 곳에는 카메라를 비롯해 각종 센서들이 설치돼 있다. 여러가지 기기들로 이 사람이 이 제품을 집어갔는지 다시 갖다놨는지를 판단한다.
카메라로 사람이 이 구역에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비콘(Beacon) 같은 것으로 (블루투스를 이용해서) 유저 ID를 확인한다. 그리고 선반에 설치된 카메라(혹은 모션 센서)로 이 유저가 어떤 제품에 손을 뻗는지 알아낼 것이다.
라이트 커튼이라는 센서로 사람의 손이 상품 진열대 안쪽으로 들어왔다는 것도 감지해낼 수 있다.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감지해서 삑 소리를 내거나 침입 감지를 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센서다. 그리고 상품이 있는 선반을 감시하는 카메라와 상품 아래 설치된 무게, 압력 감지 센서 등으로 상품이 나갔는지 들어왔는지도 감지할 수 있다. 물론 상품에도 RFID 테크가 붙어 있을 테고, 그걸로도 감지를 할 테다.
따라서 이런 ID를 가진 사람이 이 구역으로 들어왔는데, 이 사람이 손을 뻗었고 상품 하나가 나갔다라는 사실을 조합하면, 이 사람이 이 제품을 집어갔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만약 이 사람이 어떤 상품을 집어가긴 했는데, 그게 무엇인지 불명확하다면 시스템이 추측을 한다(인공지능, 딥러닝). 그 구역에 어떤 상품들이 있는지 알고 있으므로, 유저의 과거 쇼핑 이력 등의 정보들과 대조, 조합 등을 해본다. 그러면 대략 이것을 주워갔겠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때는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같은 가격의 상품들을 인접하게 배치하는 것이 좋을 테다. 마요네즈를 샀는데 케찹이라고 찍혔더라도 가격만 같으면 크게 화가 나지는 않을 테니까.
대략 이렇게 쇼핑을 마치고 출구로 나가면 카메라와 센서가 감지해서 매장을 나갔다고 처리한다. 그러면 아마도 자동 결제가 될 테다. '아마존 고'는 대략 이런 식으로 굴러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좀 더 디테일 한 것들도 있다. 선반 앞쪽에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어서, 유저가 접근하면 특정 정보를 보여준다든지 혹은 프로젝터로 영상을 쏴 준다든지, 스피커로 알려준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유저 ID를 알아내는가 하는 점은 의문이 시원스럽게 풀리진 않는다. 비콘으로 감지해서 알아낸다고 하면, 블루투스를 꺼버리면 어떻게 할까..
입구에서 일단 앱의 QR코드를 찍고 들어가니까, 그 때 ID를 알아내서 카메라로 계속 그 사람을 감지해낼 수도 있을 테다. 아마도 키, 헤어스타일, 옷차림, 옷 색깔 등으로 추적하겠지. 그런데 중간에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간다면 어찌될까. 키높이 깔창도 빼고. 과연 이런 것도 추적해낼 수 있을까.
만약 아마존 고가 정식 오픈하고 내가 여기를 가볼 수 있다면, 들어갈 땐 안경에 목도리에 롱코트에 키높이 깔창 신고 들어가서, 중간에 화장실에서 옷을 싹 바꿔입어 볼 테다. 아마 기술진들도 이 문제들 당연히 인식하고 있을 테고, 정식 오픈 할 때면 어떻게든 해결을 하겠지.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아마도, 화장실을 없애는 것(?). 그리고 중간에 블루투스를 끄면 '넌 누구냐! 후 아 유!'하고 스피커에서 삑삑 경고음을 울리는 것 정도일까. 그렇게 무식하게 처리하진 않겠지.
그리고 어쩌면 아마존 고가 식료품만 취급하는 매장으로 오픈한다는 것에도 어떤 의미가 숨어있지 않을까 싶다. 비교적 저렴한 상품들이고, 거의 매일 혹은 아주 자주 제품들을 체크해줘야 하고, 선반에 진열하기 좋다는 점 등 운영과 기술의 문제를 생각했을때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했겠지 아마도.
옛날에도 이런 류의 구상은 있었지만, 대부분 기술과 비용 문제에서 막혔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시스템 구축과 운영 비용도 문제다. 이런 자동화 매장을 운영하려면 모든 상품에 RFID 테그를 다 갖다 붙이는 작업도 필요하고, 이런 매장 운영방식에 맞게 작업할 줄 아는 직원들도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을 해야 할 테고, 센서도 닦아주고 청소하고 시간 지나면 교체하고. 게다가 정전이나 작동 오류가 잠시라도 생기면 손실이 엄청날 것이다. 과연 아마존은 이런 문제들을 잘 해결했을까.
아마존의 시도가 어떻게 될런지는 지켜보는 수 밖에 없겠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도 더이상 꿈이 아니듯이, 이런 류의 자동화 매장도 이제는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되기는 할 것이다. 기술은 발전하는데 인간은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 되지 않은 탓에, 다가올 미래가 그리 희망차게 기대되지는 않는다. 아아 터미네이터는 총을 들지 않고 인류를 점령하는 것이다.
p.s. 참고자료
* TRANSITIONING ITEMS FROM A MATERIALS HANDLING FAC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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