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언더스탠드 에비뉴'는 2016년 4월에 오픈한 컨테이너 박스 건축 집합체(?)이다. 롯데면세점에서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부한 기금으로 컨테이너 박스 100여 개를 이용해서 만들어졌다.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공간이라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어서 알음알음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찾아갈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서울숲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숲 2번 출입구 바깥에 있다는 것.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로 나가면 가깝다. 뭔가 이것저것 짓고 있는 공사장 분위기의 공터 사이에 위치해 있으니 서울숲 들어가기 전에 이곳을 통과해 가보자.

 

 

 

겨울연못, 바닥분수 같은 것들이 있는 서울숲 2번 출입구 쪽에서 바라본 '언더스탠드 애비뉴' 모습이다. 한 커플이 이 앞에 서더니 여자가 "미안해. 이런덴 줄 몰랐어!" 하더라. 아마도 일부만 이쁘게 찍어놓은 모습을 보고 찾아와서 생각보다 작은 분위기에 실망한 듯 싶었다.

 

그러자 남자는 "미안하면 밥은 니가 사" 했고, 여자는 순순히 수긍했다. 물론 그러면 커피는 니가 사라고 할 거고, 그러면 디저트는 니가 사라고 할 거고, 점점 본전 생각이 들어서 서로가 서로를 뽑아먹으려 들 테고, 그러다 끝나는 게 연애지 뭐 별 거 있나. 다 그런거야, 재미 없어. 인생이 그렇지 뭐.

 

 

요즘 여기저기 뭔가 새로 지으면 '문화공간'이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기 때문에 여기도 문화를 붙여놓긴 했다. 실제로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지원을 하거나, 때가 되면 전시도 하고 행사도 하고 각종 활동을 하는 듯 하다. 그런데 아무 날도 아닌 얼어붙은 겨울에 가니까 좀 실망스럽기는 했다. 아마도 사진을 찍으라고 만들어둔 듯한 바깥 조형물들 몇 개 빼고는 가게 밖에 없는 분위기라서. 

 

 

청년 창업자들 지원 정책으로 신청과 심사를 통해 뽑힌 사람은 가게를 임대해주기도 한다고. 그리고 한쪽에는 벤처기업들이 만든 물건들을 모아서 판매하는 가게도 있다. 나름 식당과 카페도 있고, 전시장도 있긴 있다.

 

그런데 컨테이너 박스 한 칸 정도로 이루어진 가게들은 들어가보기 좀 부담스럽다. 한국에서 살아본 사람들이라면 가게 들어가서 아무것도 안 사고 나간다고 눈치 받는 것 좀 당했을 텐데, 이런 작은 공간의 가게라면 단순 관람객 입장에선 그냥 구경하러 들어간다는 게 정말 부담스럽다. 그저 쇼윈도로 밖에서 슬쩍 들여다 볼 뿐.

 

한 칸 짜리 가게는 어떤 대책을 세워야할지 나도 모르겠지만, 조금 큰 규모로 이런저런 물건들을 팔고 있는 공간의 경우는 차라리 전시관으로 분위기를 꾸미는 게 좋지 않을까. 부담 없이 들어가서 사진만 찍고 나가도 되는 분위기로. 그러면 들어갔다가 조그만 거 하나 지를 수도 있고. 몰라, 전문가들이 알아서 했겠지.

 

 

 

큰 길 뒷쪽에도 조그만 공간들이 있고, 가게로 쓰이는 듯 한 컨테이너 박스들이 있다. 들어가도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 없는데, 쇼윈도조차 없는 걸 보니 들어가면 안 되는 것 같다.

 

 

 

아트 스탠드라고 적혀 있는 곳이 전시장으로 쓰이는 곳인 듯 하다. 뭔가 전시나 공연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닫혀 있는 문 밖에서 확인할 수가 없다. 12일 그랜드 오픈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으니 지금도 한다는 뜻인지, 그때만 하고 지금은 안 한다는 뜻인지.

 

컨테이너 박스 건축 공간을 지금까지는 그냥 신기한, 혹은 특이한 곳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여기서 하나 크게 와 닿는 게 있었다. 컨테이너 형 철문이 굳게 닫혀 있고, 딱히 다른 어떤 설명이 없으니까 접근이 상당히 꺼려지더라는 것. 단절의 철옹성 같은 느낌.

 

 

 

어쨌든 사진 찍을만 한 포인트가 몇 개 있어서, 힘든 발걸음 한 사람들이 그래도 사진은 좀 찍고 가서 다행이다. 중국 관광객들도 좀 보이긴 하고. 물론 몇 군데 사진 찍고 금방 여기를 벗어나버렸지만. 어쩌면 겨울에 찾아간 게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아베.

 

 

 

쓸쓸한 뒷모습. 저기다 똥 조형물 만들어 놓고 싶다.

 

 

월크샵(walkshop)이라며 의미도 설명해놓고 했던데, 여기는 벤처기업들의 각종 상품들을 전시 판매하는 매장인 듯. 

 

사람도 별로 없고 하니 들어갈 수가 없더라. 돈을 쓸 생각이 없어서 구경만 할 건데 괜히 들어가서 눈치 보기 싫다는 부담감. 그나마 쇼윈도를 큼지막하게 해놔서 밖에서나마 조금 볼 수 있어서 다행이긴 했다. 사실 저 안보다는 윗쪽에 올라가서 이곳을 내려다보고 싶었는데, 들어가면 저기로 나갈 수 있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고.

 

 

창업 지원 공간 같은 것도 있는 듯 하다. 코워킹 스페이스도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입주자들에게만 공개하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다.

 

 

 

그냥 슥슥 보고 지나간다. 추우니까 어디 들어가든지 빨리 집에가든지 해야겠다는 생각.

 

 

 

가게. 가게. 가게. 밖에서 얼핏 보기에 내부가 예뻐 보이는 곳들이 있긴 하다.

 

 

 

굳세게 닫혀 있는 컨테이너 철문. 이렇게 닫혀 있으면 정말 한 번 당겨서 열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만 그렇겠지 아마도.

 

 

 

뭐 어쨌든 한 십 분 정도 머물면서 사진 찍기는 좋다. 아기자기한 조형물로 촬영 포인트를 조금 더 만드는 것도 좋겠다.

 

 

 

사실 피곤해서 여기저기 안 들어가본 것도 있다. 어쩌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여기저기 들어가볼지도.

 

 

 

나중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서울숲 놀러갈 때 한 번 들러보는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겠다. 아니면 홈페이지를 통해서 행사나 이벤트 있을 때 방문하든지. 물론 관광을 위해 창업 지원을 해서 입주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가게도 그냥 구경하러 들어가는 용기를 내보자.

 

참고로 성동구는 길거리 쓰레기통을 다 없애버린 곳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쪽 동네에선 테이크아웃 음료 같은 건 안 사먹는 게 좋다. 손에 쓰레기를 가지게 되면 처리하기 굉장히 어렵다.

 

> 언더스탠드 에비뉴 홈페이지

 

 

- 서울숲 언더스탠드 에비뉴 가는 방법:

*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 

* 지하철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로 나와서 서울숲 쪽으로 큰 길만 따라가다보면 보임.

 

p.s.

물론 이 공간 양쪽에 한창 공사중인 아파트들이 완공되면 여기가 핫플레이스가 될 수도 있겠다. 근데 그 때가 되면 이 공간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여러모로 좀 의문이 드는 공간인데, 어쨌든 사라지기 전에 봐두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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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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