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 - 아이온 스카이 전망대 ION SKY

싱가포르 오차드 로드(Orchard Road)에서 가장 유명한 쇼핑몰이라 할 수 있는 아이온 오차드(ION Orchard). 이곳은 화려한 매장들 외에도 유명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꼭대기 층 전망대다. 싱가포르를 소개할 때 꼭 나오는 곳이기도 하고, 여행자들도 한 번 쯤은 일부러 시간 내서 가보는 곳이기도 하다.

 

 

아이온 스카이 ION Sky

 

'아이온 스카이'는 '아이온 오차드' 쇼핑몰의 55, 56층에 위치한 전망대 이름이다. 218미터 높이로 구름과 같은 높이에 있다고 해서, 구름을 관측하는 전망대라는 컨셉으로 꾸며놓고 있다. 정말 구름 속에 있다면 아무것도 안 보이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아이온 스카이' 전망대로 가려면 일단 '아이온 오차드' 쇼핑몰의 '로비A(Lobby A)'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4층에서 내리면 컨시어지 데스크가 바로 보인다. 예전에는 여기서 입장권을 구입한 것 아닌가 싶은데, 요즘은 무료 입장이다. 시간만 잘 맞춰서 가면 된다.

 

위 사진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왼쪽으로 나오게 된다. 컨시어지 데스크를 지나 오른쪽 복도로 들어가는데, 여기는 아이온 아트 갤러리다. 갤러리 안쪽에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중간에 안내원이 서서 안내를 해 준다. 전망대 구경 다 하고 내려오는 길에 갤러리 구경도 하면 되겠다.

 

 

 

갤러리 입구 안쪽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는 아주 전체가 시커멓게 칠해져 있어서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다. 나름 럭셔리하게 꾸민다고 광택 있는 컴은색으로 전체를 칠한 것 같은데, 내부도 아주 시커멓다. 혼자 타면 좀 무서울 듯 한데, 아무래도 혼자 타는 일은 거의 없을 테다. 항상 사람이 많으니까.

 

엘리베이터 내부 버튼은 두 개 밖에 없다. 4층과 55/56층. 올라갈 때 두어 번 귀가 먹먹해진다. 가만히 놔두면 고막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되어 연신 침을 삼켜야만 했다.

 

 

침 몇 번만 꼴깍꼴깍 삼키면 금방 전망대 층에 도착한다. 내리자마자 눈 앞에 거대한 유리창이 보인다.

 

 

마침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밖에서 작업자들이 뭔가를 하고 있다. 웬만한 담력 가지고는 저 일도 못 할 듯 싶다.

 

 

 

유리창엔 영어로 구름 종류와 특징을 설명해놨다. 보통 전망대에선 땅바닥에 펼쳐진 건물들만 보는데, 고개를 들어 하늘도 좀 봐라는 뜻일 듯 하다. 하늘 맑은 날 와서 구름 보며 퍼질러 앉아 있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어쨌든 이날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하늘은 온통 시커먼 먹구름만 쫙 끼어 있어서, 구름 구경 따윈 별 의미가 없었다. 대신, 이 높이에서 바람이 부니까 빗방울이 종이 휘날리듯 흩날리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볼만 한 사람들은 이미 다 봐서 그런건지, 의외로 전망대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물론 어느 정도 있을 만큼은 있었지만, 꽤 유명한 전망대라면 아무래도 사람들로 바글바글해서 창 가에 제대로 서서 구경도 못 할 걸로 예상했다. 하지만 꽤 느긋하게 구경할 거 다 할 수 있을 정도. 한산하다고 표현해도 괜찮을 정도였다.

 

 

 

유리창엔 이쪽이 어느 쪽인지 지명도 써놨다. 익숙한 이름도 많이 있었지만, 딱히 눈에 익은 건물들은 보이지가 않았다.

 

 

 

 

유리창에 딱 붙어서 시내를 구경하며 걸어가다보면 레스토랑 겸 바 쪽으로 갈 수 있다. 안쪽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놨는데, 아마도 브레이크 타임인 듯 했다.

 

솔트 그릴 앤 스카이 바(Salt Grill & Sky Bar)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 Salt Grill & Sky Bar

 

 

 

한참 구경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이 치더니 전망대 바로 윗쪽에서 꽈광하는 소리가 났다. 피뢰침에 번개가 맞거나 한 듯 싶었다. 방문객들은 물론이고 레스토랑 근무자들도 깜짝 놀라고, 일부 직원들은 어디론가 뛰어가고. 아 이대로 무너지는 건가, 즐거운 여행이었어 하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별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벽면을 봤더니 '싱가포르에선 폭풍우가 좀 몰아칠 수도 있지 뭘'하는 문구가 딱 박혀 있었다. 소리도 엄청나게 컸고, 약간 진동도 있었는데. 그럴수도 있지 뭘.

 

 

 

 

 

 

 

사실 전망대라는 것이 처음 딱 올라가서 들어설 때만 우와 하지, 조금 돌아보면 이내 시큰둥해진다. 멋있는 풍경이긴 하지만 딱히 별 의미가 없기 때문 아닐까 싶은데, 어쨌든 이왕 왔으니까 하면서 한 바퀴 빙 돌아보면 딱히 할 것도 없다. 특별한 것이 있는 게 아니라면 두 번 세 번 돌아볼 일도 없고.

 

그런데 아이온 스카이는 안쪽에 퍼질러 앉아 쉴 수 있는 마룻바닥이 있었다. 가만 보면 싱가포르 사람들은 어딘가 퍼질러 앉는 거 참 좋아하더라. 그에 맞게 그런 시설 꾸며놓은 곳도 은근히 있고.

 

여기서도 사람들은 마룻바닥에 그냥 퍼질러 앉아서 함께 온 사람들과 노닥거리거나, 혼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창 밖을 보거나, 심지어 드러누워 눈 감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나도 벽에 기대 앉아서 멍하니 창 밖을 바라봤는데, 이러고 있으니 걸어다니며 구경할 때와는 또 기분이 다르더라. 비도 오는데 이대로 한 숨 잤으면 딱 좋겠다 싶기도 하고.

 

 

 

 

정말 오래 앉아서 노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런 경치에서 그렇게 앉아 노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만 했다. 일정이 빠듯한 나는, 이제 비도 슬슬 그치는 듯 하고 배도 고프고 해서 잠시 앉았다고 다시 내려갔다.

 

 

 

 

 

 

 

 

그냥 벽면을 따라 움직이며 구경만 했다면 여느 전망대와 다를 것이 별로 없었을 텐데, 바닥에 앉아 멍하니 있었던 기억이 특별해서 기억에 남는 아이온 스카이 전망대였다. 되도록 여유를 두고 올라가서 한 번 그렇게 즐겨보길 바란다.

 

 

내려오니까 다시 현실. 내려오자마자 다시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이젠 너무 늦어버렸다. 또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는데 비는 그치지 않고 추적추적 질펀하게 계속 내리고. 이래저래 질척한 날.

 

 

앞서도 말 했지만, '아이온 스카이'는 이제 무료 입장이다. 하지만 전망대 개방 시간이 아주 짧으므로, 시간을 잘 맞춰서 가야 한다. 또한 프라이빗 이벤트로 수시로 전망대 관람이 안 될 수도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미리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아이온 스카이 전망대: 무료. 매일 3pm - 6pm 개방. 마지막 입장은 5.30pm.

 

> ION Sky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