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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이 서울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다 - 서울 디지털 서밋 2017서울미디어메이트 2017. 5. 29. 10:53
5월 26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서울 디지털 서밋 2017 (Seoul Digital Summit 2017)'이 열렸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서울 디지털 서밋'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서울의 도시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서울디지털서밋은 디지털 도시로 서울의 위상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목적으로 열리는 행사다. 올해는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사회혁신: 새로운 연결, 다른 경험'이라는 주제로, 오전에는 글로벌 기업 대표 19인이 참석해서 서울의 도시문제와 디지털 생태계 조성 등에 관한 제안을 했고, 오후에는 세부적인 혁신사례를 발표하는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서울디지털서밋 2017,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사회혁신
본 행사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하노이에서 화상통화로 축사를 전했다. 그는 "전세계가 교통, 안전, 주거, 삶의 질 등 도시문제의 도전을 받고 있고, 서울도 여러 도시문제를 초연결사회의 커뮤니케이션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작년에 나온 좋은 의견들을 시정에 접목하고 있는 중이고, 올해도 좋은 제안과 조언은 곧바로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좌장을 맡은 이상철 전 정부통신부 장관은 "지금은 기술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기계지능이 인간지능을 넘어서는 임계치가 다가오면서, 모든 것이 한꺼번에 터져서 무엇이 생길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디지털 기술이 시민과 인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논의해보기 적절한 시기"라며 본행사를 시작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서울디지털서밋'이 대체 뭘 하려는 자리인지 잘 몰랐지만,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고 각 기업 대표들의 발언들이 나오면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각 기업들이 자사가 가지고 있는 제품 등 어떤 것으로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이나 협력방안 등을 내놓는 자리였다. 아무래도 기업인들이라 자사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듯 했으나, 뜬구름 잡는 원론적인 말들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했다.
서울 디지털 서밋 2017 본회의 참여기업 제안 내용
이번 서울 디지털 서밋에는 총 19개 기업 대표들이 참여해서 여러가지 것들을 제안했다. 그 내용들을 대략 요약해서 알아보자.
첫번째 세션은 '시민 생활과 디지털'이라는 소제목으로 각종 제안이 시작됐다.
비벡 푸투코드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퍼시픽 공공부분 총괄매니저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도시 문제와 도시인의 삶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미세먼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서울시와 함께 구축하겠다"고 했다.
권치중 안랩 대표이사는 최근 큰 이슈가 된 랜섬웨어를 언급하며 "새로운 서비스 도입 초기부터 보안이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김종갑 한국 지멘스 대표이사는 자사의 툴로 CO2 감축에 효과있는 대책을 제시할 수 있다며, "서울시청사부터 스마트 빌딩(솔루션)을 적용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문환 KT 부사장은 자사의 제품을 이용해 서울시의 스마트 재난안전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이 제품으로 "인구밀집지역 사고발생 대응과 예방은 물론, 건물 안 사람들의 위치 파악과 대피로 제시 등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원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는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통번역 서비스 기기를 개발해서 내년 2월 시연 할 것"이라며 관광산업에 도움이 될 제품을 소개했고, 아울러 창업센터에 자사의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무상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고정현 우리은행 플랫폼사업부 본부장은 로봇 금융 어드바이스, 목소리로 이용하는 디지털 금융, 그리고 소상공인들을 위한 바로 결제 서비스 등을 소개했다.
이어서 '디지털 생태계 조성'이라는 부제로 두번째 세션이 시작됐다.
장화진 IBM Korea 대표이사 사장은 "세계적인 도시들에 비해 서울시가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에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지원을 제안했다. 그리고 서울시와 함께 스타트업 및 사회적 기업 공동 육성도 언급했다.
권명숙 인텔(Intel)코리아 사장은 "미래의 도시문제를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청년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핵심 역량을 확보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청소년 기술 창작 활동 지원, 메이커 온라인 플랫폼 활용, 해커톤과 메이커톤의 지속적인 개최 등을 제시했다.
김범재 SAP Korea 전략사업부문장은 "기술혁신과 함께 사람의 사고혁신과 개선이 있어야 한다"며, 자사의 디자인씽킹 방법론을 서울시와 함께 전파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피터 무어 AWS 아시아태평양 공공사업본부 총괄 대표는 "도시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와 AWS가 서울의 문제점들을 짚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도시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전문인력 양성 등을 제안했다.
ZTE 코리아 수석 무사장은 "빅데이터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의 해법이 저전력 통신"이라며, 국내 업체들과 협력해 IoT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팬 ARM 사물인터넷 아시아 지역 마케팅 이사는 "ARM도 26년 전에는 스타트업이었다"며, 서울 IoT 센터와 연계 협력을 통해 새싹기업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차인혁 SKT 전무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빨리 확산되는 게 중요한데, 대기업으로써 그런 역할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앞으로 스타트업 서비스들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사물인터넷 정보통신망 제공 및 서비스 활성화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세션은 '새로운 디지털 도전'이라는 주제로 연결됐다.
루마 발라수브라마니안 CISCO 아시아퍼시픽 디지털 비즈니스 총괄사장은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서울 지하철 역사 이용자 이동 패턴 분석'을 제안했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더욱 편하고 빠른 지하철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 한다.
오세현 SK C&C 전무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울 미디어 사업 정책 활성화'를 제안했다. "블록체인은 지금 세계적으로 관심은 높지만 이를 선두하는 주체가 딱히 없는 상황이라, 세계와 한국이 발 맞추어 나갈 수 있는 기술"이라며, 초중고 먹거리 안전 점검, 저작권 관리 및 유통 수익권 관리 등의 예를 들며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윌리엄 콜버트 AIG 소비자보험 IT 담당 최고정보관리책임자는 "AIG는 엄청난 규모의 클래임 데이터, 사건사고 데이터 등을 보유하여 분석하고 있다"며, 서울 데이터를 분석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이태신 인터파크 쇼핑부문 대표는 서울시 전통주 온라인 판매 허용을 제안했다.
김형래 Oracle Korea 사장은 2인승 무공해 전기자동차 도입 공동추진을 제안했다.
임장혁 LG U+ 기업사업부 상무는 안심주차서비스, 스마트 쓰레기 수거 서비스 등 이미 제안해서 실행에 옮겨진 것들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생활환경에 밀접한 분야에서 서울시와 협력하여 IoT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렇게 서울 디지털 서밋 본회의 행사는 끝을 맺었다. 이후 오후 행사에서는 각 기업들의 세부적인 사례 발표로 컨퍼런스가 이어졌다.
서울디지털서밋은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 했다. 각 기업들이 서울이라는 도시에 초점을 맞줘 솔루션을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과, 담당자들끼리 주고받을만 한 기업과 지방정부간의 제안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누구나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초대된 기업들이 가히 글로벌 대기업이라 할만 한 업체들이라 좀 무거운 느낌이 있긴 했는데, 이걸 연장해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을 위한 행사를 따로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회의라는 형태가 아니라 전시회 같은 형식으로 시민들이 오가다 둘러볼 수 있는 가볍고 경쾌한 톤으로 말이다.
그런 식으로 많은 기업들이 한 '도시'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고민해나가는 풍토가 조성되고, 또 그 데이터들을 확보하여 대중에게 공개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서울이라는 도시의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활동이 널리 퍼지면, 각 지방정부들도 각각 상황에 맞게 맞춤형 해법을 모색해볼 수 있을 테다.
아무쪼록 회를 거듭해가며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보며, 각 기업들의 제안을 현실화해가는 과정 뿐만 아니라, 제안의 배경이나 제안 자체 내용들도 모두 기록하고 관리해서 공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자료들이 공개되어 축적되고 활용되어 발전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생각들이 나올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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