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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비 부담 크면서 알뜰폰 안 쓰는 이유와, 통신비 인하 느낌을 위한 방안
    IT 2017. 8. 8. 18:07

    잡다하게 한 번 쏟아놓아보자.

    나 역시도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고, 호기심용으로 알뜰폰도 하나 개통해놓고 있지만, 메인 폰을 알뜰폰으로 바꾸는 건 주저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나 같을까 싶어서 찾아봤더니, 이런 기사가 나왔다.

     

    > '월통신비 5~10만원'부담 크다면서.. 알뜰폰 안쓰는 이유 (디지털타임스, 2017.02.14)

     

    기사에는 녹색소비자연대와 국회의원이 1천 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해서 결과를 내놓았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원본 결과물은 찾을 수 없었다. 기사에서 언급한 보고서 내용을 대략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월평균 휴대전화 통신비

    - 5만~10만원 38.6%

    - 3만~5만원 37.0%

    - 10만원 이상이 4.9%.

     

    * 알뜰폰 이용자의 경우 1만~3만원을 쓰는 소비자가 50.7%.

     

    * 저렴한 가격에도 알뜰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 '멤버십, 고객센터 등 서비스 부족'이 41.3%

    - '낮은 브랜드 신뢰도' 20.2%

    - '통화품질 저하 우려' 14.7%

     

    *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시급한 정책

    - '기본요금 폐지' 34.0%

    -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개정 및 폐지' 24.8%

     

    이 자료를 보면, 뭔가 맞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알뜰폰은 사용하면 1-3만 원 요금을 낼 수도 있는 사람들이 3-10만 원 정도 요금을 내고 3대 통신사를 이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멤버쉽이나 고객센터가 부족해서가 가장 많은데 시급한 정책은 기본요금 폐지와 단통법 개정을 요구한다. 좀 이상하지 않나.

     

    멤버쉽, 고객센터 등 서비스 부족

     

    일단 멤버쉽이 없어서 알뜰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은 포기하고 가야한다. 현실인식이 제대로 안 돼 있으니 아무리 개선해도 만족할 수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 저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도 없고.

     

    알뜰폰으로 옮겨서 매월 1만 원 씩만 아껴도 1년이면 12만 원. 그걸로 멤버쉽 대체해도 된다는 생각 자체를 못 한다면, 더이상 무슨 대화가 통하겠나. 그래서 일정부분은 포기하자.

     

    고객센터 부족은 문제이긴 하다. 알뜰폰 고객센터에 통화 한 번 하려면 정말 고생해야 한다. 다행히 인터넷으로 거의 모든 처리를 다 할 수 있기는 한데, 인터넷으로 그런걸 못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게 큰 문제다.

     

    초창기에 우체국 알뜰폰이라고 광고하며 나왔을 때, 차라리 우체국도 알뜰폰 사업자로 참여하는 게 맞지 않았나 싶다. 인터넷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우체국 창구에서 이것저것 처리하면 딱 좋았을 테니까.

     

    애초부터 우체국이 참여했다면 그 상황을 고려해서 업자들이 사업을 하냐 안 하냐 고려했을 테니, 큰 문제도 없었을 테고. 근데 이제와서 우체국이 MVNO를 한다면 반발이 상당할 거다, 알뜰폰 업자들 다 죽으란 말이냐 하면서. 꼬였다.

     

    낮은 브랜드 신뢰도

     

    낮은 브랜드 신뢰도는 통화품질 저하 우려와 합쳐도 될 테다. 신뢰도가 낮아서 생기는 문제니까. 물론 3대 통신사들이 알게모르게 트래픽이 몰릴 경우엔 자사 통화품질을 우선 보호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그런게 드러난 게 없다. 이론상으론 동일하다. 아직 터지지 않은 일인데 우려를 하는 것은, 신뢰도가 낮아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신뢰도 문제는 비단 알뜰폰 업자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알뜰폰 사업자는 특성상 여기저기 치일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전파사용료 면제와, 통신사와의 도매대가 협상 등이 큰 문제인데, 어디선가 하나만 터져도 알뜰폰의 가격경쟁력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 알뜰폰 요금 더 내려가나 ..전파사용료, 1년 더 면제

    > 이탈자 늘고 경쟁력 잃고.. 알뜰폰 이중고

     

    내가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정말 추풍낙엽 신세라, 뭔가 하나만 터져도 문 닫는 업자들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나는 그때가서 또 통신사 상품들을 비교해보고 옮겨야겠지. 거기도 망하면 또 딴데로 옮겨야 할 테고.

     

    세컨드 폰이라면 통신사 이동하느라 하루이틀 통화가 안 된다거나, 개통이 제대로 안 돼고 고객센터 연락도 잘 안 되는 문제가 생겨서 며칠동안 전화가 불통이어도 큰 상관이 없다. 하지만 주 업무용으로 쓰는 전화가 그 꼬라지가 되면 큰 일이다. 그래서 섣불리 알뜰폰으로 못 옮겨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에서 원성이 높은 통신비 인하를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을까.

     

    핸드폰 없이 살고싶다. 사진: TheHilaryClark

     

    핵심은 단말기 자급제

     

    사실 단통법은 단말기 자급제의 중간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단통법을 폐지해서 과거로 돌아가기보다는, 자급제를 도입해서 앞으로 전진하는 편이 낫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약정기간이 끝났다며 대리점을 방문해서 '핸드폰을 새로 바꾸고 싶다'고 한다. 그러는 사람들은 대체로 요금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최신 핸드폰과 핸드폰 사양 비교에 더욱 골몰할 뿐.

     

    물론 이런 말을 하면 대다수가 나는 아니다 하지만, S사 최신 핸드폰을 장만하려면 5만원 짜리 이상 요금제를 써야 하네. 그렇다면 5만원짜리 요금제를 할까 7만원 짜리 요금제를 할까. 아이 고민이네, 머리아파. 이러면서 자기는 요금제도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그렇게 개통하고나면 월 요금 청구서에는 최신 핸드폰 할부금액이 합산되어 나온다. 요금제와 핸드폰 할부금액 합쳐서 10만 원이 나오면, 그 10만 원으로 통신비라고 인식하고, 통신비가 너무 비싸다!

     

    이것만 없애도 통신비 인하 착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너의 그 최신 핸드폰은 할부로 기기를 구입한 것이지, 통신비가 아니다라는 사실만 제대로 인지시켜줘도, 일단은 통신비가 무지막지하게 비싸다는 인식을 종식시킬 수 있을 테다.

     

    그러기위해서 단말기 자급제가 필요하다. 자급제를 도입해서 실제로 통신비가 싸지든 아니든 별 상관 없다. 그저 기기와 서비스를 분리해서 인식 전환만 시키면 된다.

     

    사실 지금의 통신비 상황 조사는 그리 신뢰할만 한 것이 못 된다. 최신핸드폰을 손에 쥐기 위해서 5만 몇천 원짜리 요금제를 가입했고, 그러니까 월 6기가 데이터를 주네. 주는데 다 써야지. 그래서 월 6기가를 당연하게 쓰는 건지도 모른다. 그게 통계로 잡히는 건지도 모르고.

     

    그러면서, 요즘 핸드폰은 2년만 쓰면 고장난다. 그래서 핸드폰을 바꿀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통신비가 비싸다. 라는 중2 같은 논리를 펴는 사람도 많다. 요즘 국내 스마트폰이 고장이 잘 난다는 건 나도 동의하지만, 그건 통신사에 항의할 것도 아니고, 통신비 항목에 집어넣을 것도 아니다.

     

    이렇게 핸드폰 기기와 통신사 서비스를 헷갈려서 정리를 못하고 맞물리게 생각해서는 뱅뱅 돌아가는 인식 속에서는, 정부도 그렇도 통신사도 그렇고 어떤 노력을 해도 통신비가 싸졌다는 인식을 얻어낼 수는 없다. 최신 핸드폰은 언제나 비싸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런 뒤섞기 방식으로 장사 잘 해먹은 통신사들이 1차로 일을 꼬아놓았는데, 지금와서 해결하려니 단통법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대리점들이 이제 정말 다 죽는다며 걸림돌이 된다. 2차로 꼬인 부분이다. 참 어려운 부분이긴 하다. 참고로, 우리동네엔 알뜰폰 초창기부터 알뜰폰 가입만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이 하나 생겼는데 아직 가게는 유지하고 있더라. 자세한 건 관계자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알뜰폰은 데이터 중심으로

     

    추가로 알뜰폰은 데이터 요금 중심으로 중심축을 잡아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물론 통화량이 많지 않은 노인들이 많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알뜰폰은 아무래도 데이터만을 이용하는 세컨드폰이나 그런 기기들을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아직은) 적합하다.

     

    그런 쪽으로 집중하면 젊은층 고객들도 상당히 끌어갈 수 있을 테고, 노년층들은 기존에 하던대로 계속 영업하고. 아니면 말고. 난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겠는게, 우체국이 그냥 MVNO 사업자를 했으면 싶다. 그러면 거의 제4통신사 급의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텐데. 프로모션으로 우체국 알뜰폰 가입하면 박정희 우표나 노무현 우표를 준다하면 뭐 벌떼같이...(아재개그)

     

    알뜰폰은 선불제(프리페이드) 심카드로 특화시켜도 좋을 텐데, 무슨 보안 어쩌고 하면서 그런건 죽어도 안 하려 할 테고.

     

    어쨌든 메이저 3사의 요금을 무조건 인하하면 상대적으로 알뜰폰을 죽이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것도 적절한 해답은 아니다. 지금 통신시장은 판 갈이와 함께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실 소비자들의 통신비 비싸다 원성은 새 요금제를 하나 내놓는다고 누그러지지 않는다. 아까도 말 했지만, 최신 핸드폰은 언제나 비싸기 때문이다. 정말 말도 안 되고, 이해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면 이통사 대리점에서 딱 한 달만 알바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겠지만, 몸으로는 체감을 할 수 있다.

     

    어쨌든 메이저 3사와와 알뜰폰 사업자간 판도 정리 빅 플렌을 짜고, 알뜰폰 사업유지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동시에 업체 폐업시 보호제도 확충 등을 마련하여, 알뜰폰에 신뢰를 심어주고 그쪽으로 유도하는 쪽으로도 한 번 생각해보고, 잘 해보자.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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