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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주 자전거길: 밝은광장 인증센터 - 이포보국내여행/자전거2017 2017. 10. 13. 12:10
처음엔 자전거 국토종주를 꼭 완주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대강 양평 쯤 가서 놀다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갈 수 있는데까지 갔다가 힘들면 돌아올 생각이었다. 체력도 마음도 바닥인 상태여서 이런 여행이 딱히 즐겁지도 않았다. 뭔가 약간의 변화를 줄 계기가 필요했을 뿐.
아직 밤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깜깜한 새벽, 첫차를 타기위해 전철역으로 향했다. 전날 사놓은 초코파이 오십 개는 결국 부피가 커서 넣어갈 방법을 찾을 수 없었고, 아침밥으로 최대한 많이 먹고 집을 나섰다. 여행 끝난 후에도 틈틈이 꾸역꾸역 먹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자전거로 서울을 빠져나가는 건 좀 짜증나는 일이다. 어떻게든 한강 자전거길까지만 나가면 그 다음부터는 마음놓고 달릴 수 있지만, 거기까지 가기가 힘들다. 건널목도 많고, 차량이나 보행자들도 많으며, 길 가에 주차된 차들도 많고, 언제 버스나 택시가 갓길로 끼어들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속력도 못 내고 가다서다를 반복해야 한다.
차도로 가기도 애매하고 인도로 가기도 애매하고. 더군다나 공사는 왜 그리도 여기저기 많이 하는지, 하루하루가 새로워서 알던 길도 둘러가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결국 천천히 달릴 수 밖에 없고, 우회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한 시간에 10킬로미터를 가기도 어렵다. 짐 없을 때도 그런데, 무거운 짐이 있으면 더 문제다. 다리 건널 때 좁은 통행로도 문제고.
그래서 아예 서울구간은 전철로 벗어났다. 한강이야 평소에 심심하면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도 하이킹 하는 곳이라 구경할 건 다 구경했으니 그냥 지나쳐도 상관없다. 다만 국토종주를 완전히 집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은 안타까움이 남긴 하는데, 그런 미련은 버리기로 하자. 세상에 지붕 있는 곳이 다 내 집이겠거니 생각하면 편하다.
팔당에서 출발할까 운길산에서 출발할까 전철을 타고 가면서 잠시 망설이다가, 밝은광장 인증센터가 바로 앞에 있는 운길산역으로 갔다. 팔당 쪽은 길이 좋긴 하지만 좀 지루한 감이 있기도 하고, 출발점이 자전거길 인증센터인 것도 괜찮겠다 싶기도 했다. 그냥 마음 내키는대로 가는 거지만.
전철을 타고 가는 도중에 동이 텄다. 여름이라 뜨거운 태양이 그리 반갑지는 않았는데, 운길산역에 도착하니 새벽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 살짝 부슬비가 내리기도 해서,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비는 안 오는 흐린 날씨가 딱 좋더라.
바로 출발할 수는 없었고, 역 앞에서 자전거를 정비하고 다시 짐을 꾸리고 하면서 한 시간 넘게 있었다. 갑작스럽게 시작한 여행이라 자전거 정비도 하나도 안 했고, 짐도 전날 밤에 꾸린 것이라 젖을 수 있는 물건들을 비닐에 넣는다든지 하는게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
기어와 브래이크를 다시 손보고, 안장도 다시 조절하고, 튜브에 공기도 넣었다. 짐도 다 풀어서 다시 정리하고, 드디어 출발. 일단 여행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집을 나서는 것까지가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쉽다.
애초에 삐걱거렸던 싸구려 자전거라서 정비를 해도 크게 나을 건 없었다. 좀 가다가 망가지겠거니 생각하고 있었고, 망가지면 그냥 버리고 돌아가야지 했다. 그런데 골골하면서 오래 산다더니 이 자전거가 그럴 줄이야.
운길산역에서 아주 조금만 내려오면 밝은광장 인증센터가 있다. 맑은날은 이 근처 풍경이 예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남한강 자전거길과 북한강 자전거길이 만나는 곳이기도 해서, 주말이나 휴일엔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엄청 많이 모인다. 여기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모습은 처음 봤다.
인증센터 내부 모습. 미리 구입한 자전거길 인증수첩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서울이나 경기도 쪽은 스탬프 인주 관리를 좀 하는 편인데, 다른 쪽으로 나가면 인주가 말라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 인증센터는 자전거길 지도를 최신판을 넘어 미래판으로 붙여놨다. 동해안 자전거길이 부산부터 통일전망대까지 쭉 뚫린 것 처럼 나와있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동해안 길은 부산까지 완전히 뚫려있지는 않다. 물론 자전거길로만 달린다면 달려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거지로 이어붙인 길들도 많고 중간중간 공사중이거나 비포장 도로이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통행금지된 곳들도 있다.
가다보면 자전거길이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과연 자전거길인가 의심스러운 곳들도 많기 때문에, 적당히 스마트폰 지도를 보면서 길을 찾아서 다니는 게 낫다.
서울, 경기쪽은 자전거길이 꽤 잘 돼 있다. 그래서 위험하다. 앞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엄청난 속력으로 달리는 자전거들이 많고, 두 줄 세 줄로 나란히 서서는 중앙선이고 뭐고 무시하고 다니는 자전거들도 많다. 추월하는 방법도 모르면서 욕심만 앞서서 추월하는 인간들 때문에 멈춰서야하는 경우도 있고, 역주행은 워낙 많아서 일일이 뭐라 하기 피곤할 정도다. 더군다나 이런 곳에서 야간에 라이트도 없이 주행한 것을 무용담으로 늘어놓는 인간들도 많으니, 거의 무법지대 아수라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곳은 사람 없을 시간에 즐기는게 좋다.
양수역은 역 앞쪽 길로 내려가면 세미원 쪽으로 나가는 놀이용(?) 자전거길이 유명하다. 하루 코스로 놀러나간 사람들은 주로 양수역 앞쪽이나 조금 걸어내려간 곳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세미원이나 두물머리, 양수대교 일대를 누빈다. 휴일을 피해서 월차 내고 가보면 아주 쾌적한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국토종주를 할 때도 느긋하게 구경삼아 그 길을 따라가도 되는데, 정식 남한강 자전거길은 양수역 옆쪽으로 나 있다. 양수역 바로 오른쪽 왼쪽으로 자전거길이 나 있으니, 앞쪽 길로 내려갈 필요가 없다.
양수역을 지나서 동쪽으로 계속가면 폐 선로를 이용해서 나름 공원처럼 꾸며놨다. 딱히 뭔가 볼 게 있는건 아니고, 자전거 타고 놀다가 잠시 쉬어가며 사진 찍는 용도. 양수역에서 한나절 코스로 자전거를 타면서 구경할 수도 있다.
양평 가는 길에 터널이 몇 개 있다. 자전거와 보행자 전용 터널이라서 안심하고 다닐 수 있긴 한데, 가끔 작업용 차량이 다니기도 한다. 물론 작업용 차량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자전거 전용 도로라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천천히 다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전거다. 자전거길에서 가장 문제는 바로 자전거라니 좀 아이러니하다.
이때쯤 시간도 아침을 지나 점심을 향해가고 있었기 때문에 자전거 끌고나온 사람들도 꽤 많았다. 특히 서울에서 양평까지 구간은 길도 좋고, 거리도 가깝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그런데 터널 몇 개를 지나가면서 터널 앞에서 선글라스 벗는 사람은 딱 한 사람밖에 못 봤다. 국토종주를 하는지 나보다 더 많은 짐을 여기저기 붙인 자전거를 끌고나온 사람, 그 사람 하나만 터널 앞에서 선글라스를 벗더라. 나머지는 모두 그냥 달리던 속도 그대로 선글라스 쓴 채로 들어갔다. 물론 투명 고글도 아니고 모두 색깔 있는 선글라스.
혼자 죽는다면 상관 없지만, 그렇게 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건 굳이 많은 생각을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맨눈으로 들어가도 터널에 들어가면 한동안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근데 잠시 귀찮은게 싫다고 저러고들 있다. 참 이기적이다. 그래놓고 헬맷 쓰는 걸 보면, 헬맷도 자랑용 아이템일 뿐 딱히 안전을 생각해서 쓰는 건 아니겠다. 사실 천천히만 다니면 크게 사고날 일은 거의 없다. 되지도 않은 사이클 선수 흉내 내려고 서로 속도경쟁 숫자싸움하니까 일이 터지지. 사고는 발생한 후를 대비하는 것보다 발생하지 않게 예방하는게 더 중요한데 말이다.
평소에 한강 둔치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면서, 쫄쫄이 입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이기적이고 무례한 행동에 눈살을 많이 찌푸렸다. 그래서 쫄쫄이족에 대한 반감이 좀 있는 편이었는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그게 더 깊어졌다. 쫄쫄이족은 서울, 경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다 똑같더라. 워낙 겪은게 많아서 아마도 중간중간 여기저기서 묻어 나올테다. 썰을 풀자면 혼자 두 시간은 쉬지 않고 떠들수 있으나, 일단은 그냥 넘어가자.
국수역은 국수리에 있는데, 국수역 앞에는 국수집이 몇 개 있다. 아니 정말 국수가 유명해서 국수리인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국화 국에 빼어날 수다 (菊秀里). 어쩌다 국화는 하나도 없고 국수집만 있게 됐냐. 근데 국수역 앞에 국수집이 좀 어울리긴 한다.
떨어진 체력 탓에 중간에 사진 하나 찍지도 못하고 계속 달렸다. 쉬면서 사진 찍으면 될 것 같겠지만, 딱 쉴 때 찍을만 한 것이 있는게 아니다. 사진을 찍으려면 마음이 동하는 곳에서 멈춰서야 하는데, 그게 귀찮고 힘들었던 거다.
중간에 구름이 걷히고 해도 나와서, 이글거리는 여름 태양에 등짝이 불판처럼 뜨거워졌다. 자전거를 타느라고 힘든 것보다 뜨거워서 고통스러운게 더 컸다. 이미 목은 다 타서 따끔거렸고, 얼굴이 익어서 열기가 올라왔다. 그래도 참고 달려서 양평 도착.
네이버나 다음 지도를 보면, 남한강 자전거길이 산길 쪽으로 뱅뱅 돌아서 가게 돼 있는데, 이거 좀 무의미하고 힘들다. 차도 쪽으로도 자전거길 표시가 돼 있으니, 그쪽으로 가도록 하자. 지도를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양평군립미술관 인증센터는 미술관 부지 안쪽에 있다. 미술관 카페 앞쪽.
양평미술관은 작고 아담한 크기였는데, 그 옆에 붙어있는 카페가 미술관 만큼이나 컸다. 점심시간 한정 특선메뉴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지 음식 냄새가 밖으로 풍겨 나오던데, 밥이나 먹고 갈까하고 가봤더니 제일 싼게 만 원이었나 만 오천 원이었나. 그냥 돌아나올 수 밖에.
미술관에서 에어컨 바람에 몸을 좀 식히고 가볼까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입장권 구입하는 곳이 있고 로비도 너무 작아서 멀뚱히 몸만 식히고 있을 분위기가 아니었다. 전시물이 관심이 가기는 했고, 입장료도 삼천 원인가 그리 비싸지 않았지만, 하루종일 자전거를 탔고 또 타고 가야하는데 전시 보려고 돌아다니는 건 힘들어서 관람은 포기. 그래서 미술관 앞 야외 벤치에서 잠시 쉬었다는 이야기.
일찍 집에 돌아가게 되면 양평까지 버스 타고 가서 미술관 한 번 가봐야지 생각했는데, 결국 바코드 기획전은 여행하느라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다른 어느 심심한 날 놀러 한 번 가봐야지.
양평미술관 앞쪽에서 자전거길로 찾아 들어가는 길이 좀 이상하다. 지도만 보면 이렇게 저렇게 잘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이 보이는데, 여기 앞쪽 길이 좀 묘하게 꼬여 있다. 더군다나 다리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양근대교, 하나는 양근교. 방향 잡기 참 애매하다.
그냥 잘 하는 수 밖에 없는데, 길치를 위한 팁을 주자면 굳이 자전거길 찾으려 애쓰지 말고, 그냥 양평군청 쪽으로 방향 잡고 가는게 편하다. 양평군청 앞을 지나면 시장길로 통해서 밥 먹을 수 있는 곳도 나온다.
여기저기 가보고 삽질을 좀 하다가 강변길을 찾긴 찾았다. 강변쪽 자전거길은 딱 강 옆쪽으로 나 있는 좁은 길 하나. 양방향으로 자전거가 오가기도 하고, 가끔 보행자도 있다. 서로 마주치면 한 쪽이 멈춰서야 할 만큼 좁고, 시내 쪽으로 들어가려면 차도를 횡단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 쾌적한 길이라고는 할 수 없다.
괜히 시간 낭비해서 강변길을 찾아왔다 싶었다. 그냥 미술관 앞쪽에서 아파트 단지를 지나서 양평군청 쪽으로 통하는 차도를 따라가는게 편했을 텐데.
그래도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상가들 쭉 늘어선 시장길을 걸어가봤는데 딱히 끌리는게 없더라. 거의 한 시간을 걸어서 다녀봤는데 결국엔 편의점 도시락. 이날 이후, 밥집 찾는다고 시간 소비하지 말고 그냥 편의점에서 다 해결하자는 방침을 세우게 됐다.
감동주는 도시락. 오늘 수고할 일이 더 많이 남았는데.
양평 시내를 벗어나 다시 자전거길을 타고 달렸다. 분명히 나는 자전거길 표시된 곳으로 계속 달렸는데, 어느새 자전거길 표시는 사라지고 그냥 차도만 남았더라. 양평군에서 만든 자전거길과 남한강 자전거길이 섞여 있어서 어디선가 헷갈린 듯 하다. 이런 식으로 길을 잘 못 든 경우가 수없이 많다. 표지판도 하나 제대로 세워져 있질 않으니 초행엔 헷갈릴 수 밖에.
국도를 타고 한참 가다가 마침내 자전거길을 만나긴했는데, 이런 식으로 차량이 못 들어가게 막아놨다. 물론 자동차가 못 들어가게 막아놓긴 해야하는데, 자전거가 들어가게는 해놔야 하지 않나. 이런 모습이 여기만 있는게 아니다. 전국적으로 이런 형태가 많다.
그러니까 차도를 타고 가다가 바로 옆에 자전거길이 있는 걸 발견하고 들어가려 하면, 들어갈 길이 아예 없는 거다. 자전거길로 들어갈 길을 찾으며 한참을 달려야 겨우 작은 샛길 하나를 찾을 수 있다. 그동안은 잘 못 들어간 차도를 트럭과 함께 달려야 한다.
이게 그냥 한적한 시골 차도면 그나마 괜찮은데, 제한속도 시속 80km로 돼 있는 국도로 잘 못 들어갔는데 바로 옆에 보이는 자전거길로 들어갈 방법이 아예 없을 때는 정말 짜증을 넘어서 화가 나더라. 돌아서 나가려해도 역주행을 해야하니 쉽지도 않고. 한 번 실수를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이 이런 것에서도 드러나니 정말 씁쓸한 일이다.
이포보 도착. 이포보에 오니까 이 근처에 전철역이 있는지 묻는 자전거족들이 왜그리 많은지. 아니 그걸 왜 나한테 묻냐, 스마트폰 있으면서. 어쨌든 이포보 근처엔 전철역 없다. 전철 타려면 다시 양평으로 가야 한다.
이포보 전망대 카페. 이미 해 질 때가 다 돼서 여유를 부릴 수는 없었다. 시간에 쫓기며 다니는 걸 여행이라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해 지기 전에 잠자리는 마련해야 하니까.
이포보 바로 아래에 당남리섬이 있고, 이쪽에 캥핑장이 있다. 이포보 캠핑장(이포보 웰빙캠핑장)은 자전거 여행자들이 꽤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 여기서 하루를 묵었다는 글도 많다. 그런데 내가 가니까 휴장. 역시 나는 대단해.
이포보 웰빙캠핑장에서 강따라 조금만 더 내려가면 이포보 오토캠핑장이 있긴 있다. 근데 문제는 오토캠핑장은 다 비싸다. 때때로 오토캠핑장도 차 없이 가는 사람을 위한 싼 요금제가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차가 있든 없든 비싼 요금을 받는다. 차라리 시내 모텔을 가지 싶을 정도의 가격.
물론 돈이 없으니까 럭셔리 오토캠핑장 같은 곳은 갈 수 없다. 어떻게 해야하나 한참 고민하고 여기저기 헤매다니다가 적당히 자리잡고 야영. 화장실만 있으면 이만 대충 닦고 잔다. 땀은 내일도 흘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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