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북쪽 언덕베기에 커다란 건물이 하나 있다. 언덕은 '동대문성곽공원'이라는 이름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그 위에 마치 폭풍의 언덕에 하얀집 처럼 놓여있는 건물은 '한양도성박물관'이다.

 

2016년 9월에 재개관한 한양도성박물관은 건물의 1층부터 3층까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한양도성의 역사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건물 나머지는 서울디자인센터 등으로 쓰이고 있다.

 

 

 

동대문 쪽으로 가 본 사람들은 황량한 언덕 위에 이 하얀 건물을 한 번 쯤 봤을 테다. 특히 동대문 쪽에서 이화동 벽화골목을 구경간다면 옆을 스쳐 지날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박물관이 다 그렇듯이 조용한 분위기에 이것저것 교육적인 볼거리만 들어가있어서 크게 관심을 끌지 못 하는 곳이기도 한데, 성곽을 둘러보다가 비를 만나거나 할 때 한 번쯤 들어가볼만 하다. 물론 나도 그동안 그냥 스쳐 지나기만 하다가, 갑자기 비를 만나서 한 번 들어가봤다.

 

관람은 1층 입구로 들어가는게 원칙이다. 3층에 나 있는 길은 출구 전용. 1층 로비로 들어가면 부담스럽게도 안내 데스크 직원이 벌떡 일어나서 팜플렛 하나를 들고 나에게 주려고 대기한다. 덕분에 어서 받아서 입장해야지 하다가 로비 사진은 못 찍었다. 좀 부담스러워. 그냥 인사 정도만 가볍게 하고 못 본 척 해줬으면 좋겠는데. 하긴 그러면 또 이상한 사람들은 친절하지 않다고 뭐라 하겠지. 참 먹고살기 어렵다, 어려워.

 

 

 

1층 관람실로 들어서면 몇 가지 전시물과 판넬이 붙어있고, 한양도성 전체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모형이 알록달록한 불빛으로 번쩍번쩍 빛나며, 그 옆으로는 곡선으로 휜 화면에 약간 입체적인 영상이 흘러나온다. 특히 영상은 드론으로 촬영한 듯 한 것들이 많아서,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스크린 앞에 작은 의자라도 하나 있으면 좋을 텐데.

 

 

 

한양도성의 역사를 설명하는 문구들이 잔뜩 쓰여져 있지만, 아아 피곤해서 이제 이런 전시관의 글들은 읽지도 못 하겠다. 축조 과정에서 쓰여진 유물들만 구경하는 걸로 하자.

 

 

 

 

 

한양도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들 외에도 여러가지 유물들을 볼 수 있다. 위 사진은 호패. 옆에는 성문을 통과할 수 있는 명패 같은 것도 있었는데, 조금만 기술이 있다면 위조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성곽 안에는 묘를 쓸 수 없게 해서, 상여를 성문 밖으로 들고 나갔다고. 그때 상여에 붙이는 인형들. 그래서 그런지 조금 으스스해 보이기도 한다.

 

 

 

 

1층에서 2층, 3층으로 올라가면서 구경할 수 있게 해놨는데, 건물 크기에 비해서 전시관 크기는 좀 작다고 느껴지는 편이다. 물론 하나하나 자세히 다 보면서 다니면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윗층으로 올라가면 슬슬 근현대 쪽으로 넘어오면서, 오히려 평소에 잘 볼 수 없었던 물건들이 많이 보인다. 위 사진은 경복궁 기념품들. 조금만 디자인을 고치면 지금 기념품으로 팔아도 괜찮을 듯 하다.

 

 

일제시대 때 전차 노선도. 노선도를 3D 형태로 표현해놨다. 전차를 그대로 살려놨어도 꽤 재미있었을 텐데 싶기도 하고.

 

 

 

 

대강 이런 모습이다. 지나다니다가 마음 내킬때 한 번 들어가보자. 똥 마려울 때 가보는 것도 좋다. 딱히 쉴 곳이 없다는게 흠인데, 2층의 조그만 도서관을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활용해도 되겠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들어가기가 좀 뻘쭘한 것을 극복할 수 있다면.

 

3층에서 바깥으로 나오면 바로 동대문성곽공원으로 이어져서, 동대문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 윗쪽으로 나올수 있다.

 

 

 

 

한양도성박물관은 3-10월까지는 09시부터 19시까지, 11월-12월은 09시부터 18시까지 운영한다. 토, 일, 공휴일도 같은 시간에 관람 가능한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무료.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