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과 네이버의 설전, 그리고 안타까운 망사용료 논쟁IT 2017. 11. 11. 20:11
국감에서 네이버의 구글 언급
네이버와 구글의 설전. 시작은 10월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증인으로 출석하여 억울함을 토로한 발언부터였다.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은 '네이버가 검색광고 시장에서 소상공인들에게 갑질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했고, 이에 대해 이해진 증인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놓는 동시에 구글을 언급했다. 당시 그의 발언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 (구글에 대해) "(한국에서)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안 한다"
* "구글도 그런 문제 (허위 클릭, 검색어 조작 등)가 많이 나올 것"이다.
*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깨끗해 보일 뿐"이다.
(국감에서 이해진 창업자의 발언 요약)
> 국감서 할 말한 CEO들…"규제 역차별" 항변도 (유튜브에 공개된 연합뉴스TV 보도, 2017.11.01.)
구글 코리아의 반론
국감 자리에서 네이버 창업자가 이런 발언을 했으니 무시할 수 없는 무게였을 것이다. 거의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구글 코리아는 반박을 한다.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전달됐다는 이 반론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 “세금을 안 낸다”는 주장에 대해
: 구글은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 “고용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
: 구글코리아에는 수백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또한 '구글 캠퍼스 서울' 팀에서는 국내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허위클릭, 검색어 조작 등에 관해 "구글도 그런 문제가 많이 나올것", "국내에서는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낮아 구글코리아가 상대적으로 깨끗해 보일 뿐"이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
: 구글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하고 있으며, 금전적 또는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구글코리아의 반론은 아래 기사에서 전문을 볼 수 있다.
> 구글 반박문 전문 기사: 구글 “이해진 주장은 거짓말” (바이라인, 2017.11.02)
네이버의 공식 재반박 및 질의
그렇게 한 차례 합을 주고받은 후, 네이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구글의 입장에 대한 반박문을 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명의로 공개한 것이라, 이 글 또한 큰 무게감을 가지고 언론에 보도됐다.
이 글은 세금 문제, 고용 문제, 트래픽 비용 문제, 검색 어뷰징 문제, 검색 결과 전체가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하고 있다는 문제, 금전적 영향에 대한 문제, 정치적 압력에 대한 문제 등 7개 문제를 항목별로 나누어 꼬집고 있다.
이걸 핵심 몇 가지만 간추려 정리하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 구글은 세금 납부액을 밝혀라.
* 직원 대다수가 온라인 광고 업무인 것은 아닌가. 어떤 포지션들이 있는지 밝혀라.
* 네이버 동영상 점유율은 2.7%인데 2016년에만 734억 원의 망사용요를 지불했다. 구글 유튜브의 국내 점유율은 70%가 넘는데 망사용료로 얼마를 냈는지 공개하라.
* 구글이 외부의 시도에 검색 결과가 영향을 받지 않고, 100% 알고리듬 순위에 기반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외부 기관을 통해 구글과 네이버가 함께 검증 받아보자.
> 구글 공식 입장에 대한 네이버의 공식 질의 및 제안 (네이버 공식 블로그, 2017.11.09)
일단 공방은 여기까지 진행된 상태다.
이 설전의 핵심을 더 간단하게 짚어보자면 아래 기사의 그래픽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 네이버, 구글 비판 2R.. "세금·고용·망사용료 밝혀라" (조선비즈, 2017.11.10)
설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 망 사용료
지금까지 진행된 구글과 네이버의 설전에서 불거진 핵심 문제는 세금, 고용, 망 사용료, 어뷰징 문제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복잡한 경영 문제는 내가 잘 알지도 못하고, 내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라 능력 밖이고, '망사용료'와 '어뷰징'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다.
특히 망사용료 문제는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일단 구글은 반박문에서 망사용료 부분은 아예 언급을 안 했다. 하지마 네이버 측은 이 문제를 계속 언급한다. 사실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나는 내는데 저쪽은 나보다 더 많이 먹으면서도 안 낸다면 억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망 사용료 문제를 망 중립성 차원에서 접근하면, 네이버가 사용료를 내는 것이 더 이상할 수도 있다. 시장에서 장사하면서 양아치들에게 자릿세 뺏기는데, 나만 뺏기는게 억울하니 저 옆집도 뜯겨야 한다는 논리일 수도 있는 거다.
그러니까 이 부분은, 네이버가 구글과 함께 손 잡고, "우리 함께 내지 말자"는 쪽으로 힘을 합치는 쪽으로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좋지 않을까. 네이버도 과거에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시도한 적이 있는 걸로 안다. 그러다 좌초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오랜 관례가 무조건 따라야하는 규칙인 것은 아니다. 나쁜 것은 함께 대항하고 싸워야하지 않을까.
물론 이런 설전 끝에 그런 쪽으로 마무리 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계속 논의가 오갈 것인지는 좀 의문이다.
다 차단해라 이눔드라
언론에서는 망사용료를 통신망 업체의 '캐시서버' 사용료로 교묘하게 갖다 끼워서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니 서버를 사용하면서 왜 사용료를 안 내냐"라는 식으로 반응하고. 캐시서버는 결국 망사용료를 뜻하는 데코레이션일 뿐이다.
이미 소비자가 인터넷 회선 사용료를 내고 있는데 업체들도 회선 사용료를 내라고 하는 것과 같다. 개인 홈페이지를 가지고 싶어도 웹호스팅의 트래픽 사용료가 부담되어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 바로 그문제다.
이건 글로 풀어내기엔 좀 복잡하고 재미없는 이야기인데, 이미 만화로 잘 설명돼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걸 링크 거는 것으로 설명을 마치겠다. 아마 알만 한 분들은 이미 다 아는 '미닉스의 작은 이야기'로 유명한 김인성 교수의 웹툰이다. 망사용료와 망중립성에 대해 알고싶다면 아래 웹툰을 참고하자.
> 포털은 어떻게 찌그러들었나? 3/4 (미닉스의 작은 이야기)
> 포털은 어떻게 찌그러들었나? 4/4 (미닉스의 작은 이야기)
p.s.
* 구글의 검색결과가 100% 알고리즘 기반으로 나온다고 해명한 것은 잘못이다. 99%라면 이해를 해 줄 수 있지만, 100%는 아니다 (이것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 아닌가). 이에 대한 정황적 증거를 나도 가지고 있다. 조만간 글로 정리해서 공개하겠다.
> 한 업체와 구글의 이상한 저작권 침해 신고와 처리 - 구글 검색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까
* 사실 구글의 문제점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구글 애드센스를 달고 있는 블로거들이다. 근데 이들(뿐만 아니라 애드센스를 달고 있는 언론사 등)은 대체로 구글 문제 얘기만 나오면 쉴드를 치거나 입을 닫는다. 애드센스 때문이다. 구글에 나쁜 말을 한다고 해서 애드센스에 불이익이 가지는 않겠지만, '나에게 돈을 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좋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네이버(혹은 다음)도 애드센스 같은 광고 서비스를 수익 면에서만 보지 말고, 장기적으로 내편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라지만, 이걸 누가 보겠냐. 구글 어뷰징 관련 글을 쓰려고 마음 먹으려니 애드센스 뗄 용기를 가져야했는데.)
'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가형 스마트폰 몇 가지 알아보기 - 쏠 프라임, 루나s, X300, X401 (0) 2017.11.16 한 업체와 구글의 이상한 저작권 침해 신고와 처리 - 구글 검색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까 (2) 2017.11.13 아이폰X 64GB 142만원, 차라리 일본 가서 사면 (0) 2017.11.01 카스퍼스키 프리 - 한글판 무료 백신 소프트웨어 (0) 2017.10.20 샤오미 Mi A1 - 구글과 합작한 샤오미 스마트폰, 곧 국내 출시 예정 (0) 2017.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