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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릉 평창 동계올림픽 아주 간단 방문기
    국내여행/강원도 2018. 2. 23. 17:24

     

    상태가 좋지 않은 카메라가 영하의 날씨를 이기지 못 해서 애써 찍은 사진을 대부분 다 날려버렸다. 그래서 힘들게 돌아다녔지만 남는게 없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고장나기 전 몇 장과, 화질은 좋지 않지만 꿋꿋하게 잘 견딘 똑딱이 카메라에서 남은 몇 장만 올려본다. 기껏 힘들게 노력해서 다녀봤자 장비가 좋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는, 다시 말해서 노력따위 아무 쓸모 없다는 것을 깨달은 뜻깊은 여행이었다.

     

     

    강릉역 도착. 서울에서 강릉까지 3시간 가량 걸렸다. 도착하자마자 태풍 같은 칼바람이 불어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사진에 바람을 담아보려고 했지만, 휘날릴만 한 건 이미 다 날아가거나 접혀 있거나 치워진 상태. 추위까지는 견뎌볼 수 있겠지만, 바람은 정말 사람을 정신 없게 만든다. 바람만 없었다면 카메라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일찍 알아채고 그냥 다 접고 집에 오든지 했을 텐데.

     

     

    테슬라 코일 같은 강릉역 내부. 밖에 나가기 싫었다. 역 내부가 특별히 난방이 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여기 창가 의자에 앉아 있으면 햇볕이 비쳐서 따뜻하니 잠이 올 지경이다. 바람만 막아지면 견딜 수 있는 날씨였는데.

     

     

    강릉역 길건너 옆 쪽에 공연장과 지역 업체 전시장이 있었다. 공연장은 공연 스케줄이 없어서 들어갈 수 없었고, 각종 이벤트가 열린다는 지역 업체 전시장은 농산물 같은 것이 전시돼 있었다. 한 번 휘 돌아보고 나오니 딱히 할 게 없다.

     

     

    역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고, 거기에 셔틀버스 타는 곳이라는 입간판이 크게 놓여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에는 외국인들도 꽤 있었다. 나도 그들 옆에서 한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서 다시 역으로 들어가 셔틀버스 타는 곳을 물어서 다른 곳으로 갔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강릉 올림픽파크였나. 비슷한 이름들이 많아서 뭐가뭔지 아직도 헷갈린다. 몇 개 경기장이 모여 있는 구역인데, 여기에 들어가려면 당일 경기 입장권을 소지하거나, 아니면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야 한다. 이 구역만 들어가는 입장권은 2천 원인가 3천 원이가 했다. 표 사는 줄은 금방 줄어들었지만, 입구에서 보안 검사가 오래 걸려서 시간이 안 맞겠다 싶어서 여기는 포기했다.

     

     

     

    옆쪽에 있는 캐나다 올림픽 하우스. 입장료 25달러. 기겁하고 돌아나왔다.

     

     

     

     

    셔틀버스 사진들만 남게 됐다. 그나마 셔틀버스라도 많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강릉역 근처도 그렇고, 셔틀버스 정류장을 굳이 이렇게 길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 대기 차량까지 정류소를 만들어 놓아서 그렇다.

     

     

    눈 모양 마크는 한글로 만들어진 문양이었다. 힘 찝쭝 이라고 돼 있다.

     

     

     

    버스만 한참 기다렸기 때문에 아무래도 셔틀버스 정류장 사진만 남은 듯 하다. 이거라도 남아서 다행일까.

     

     

    셔틀버스는 시내버스도 있고 관광버스도 있다. 버스 내부의 알록달록한 불빛이 특이하다가 이걸 사진으로 찍어서 SNS에 올린 외국인들도 있었다. 가만 보고 있으면 신기하긴 하다.

     

     

    평창으로 가기 위해 허허벌판 정류소에서 다시 버스를 기다린다. 처음 가는 입장에서 셔틀버스 시스템이나 탑승장소를 알 수가 없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셔틀버스 노선을 안내하는 팜플렛이 따로 있어서 그걸 챙기기는 했지만, 책자에 자세한 탑승장소는 나오지 않았다. 이건 정말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덕분에 길에서 헤매고 소모한 시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파크였나 메달 뭐시기였나, 잘 기억되지 않는 장소들과 알펜시아 경기장 모습들은 사진이 다 날아갔다.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찍고 돌아다니다가 밤이되어 뚝 떨어진 기온과 칼바람을 맞으며 또 한참 버스를 기다려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노력만으론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는 하루였다. 안 될 것 같으면 아예 노력도 하지 말자는 결심을 하게 됐으니, 나름 남는게 있었다고 봐야겠다.

     

     

    현장에서 입장권 사서 들어간 평창 올림픽 플라자 사진도 다 날아가고.

     

     

    그 후에 한 번 더 갈까말까 망설였지만, 기회도 안 되고 엄두도 안 나서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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