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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엔 시원하게 아쿠아 슈즈, 신세계로 오라!
    잡다구리 2018. 7. 27. 12:32

    작년 여름에 자전거로 국내 여기저기를 싸돌아다니는 여행을 시작할 때, 반신반의하며 아쿠아슈즈를 샀다.

     

    아무래도 여름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엔 운동화는 너무 덥고, 땀도 차고, 비가 오면 끔찍해진다.

     

    샌들이나 슬리퍼는 미끄러질 위험도 있고, 끈 떨어지면 대책이 없으며, 무엇보다 발 끝이나 뒷꿈치 보호가 안 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샌들 신고 다니다가 돌부리나 계단 같은 걸 발끝으로 차기라도 한다면, 그리고 페달이 뒷꿈치를 때리기라도 한다면 바로 피가 나고 퉁퉁 붓고 마이 아파.

     

     

    그래서 고른 것이 아쿠아슈즈였다. 사실 이건 해변 같은 데서 물놀이 할 때 가볍게 신기 위해 나온 거지만, 여름철 일상에서도 시원하게 신고 다니기 적당했다. 물론 자전거 여행 때도 꽤 만족스러웠고.

     

    얇은 재질이긴 하지만 발 전체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발 끝으로 뭔가 잘 차고 다니는 내게 발 보호 역할도 해주었고, 통풍이 잘 되어서 시원하게 신고 다니면서도 비를 맞아도 금방 물이 빠지고 잘 말랐다.

     

    물론 신발 자체가 약한 편이라서, 한 달 정도 계속 신고 다녔더니 밑창까지 구멍이 나버렸다. 어차피 만 원이 채 안 되는 가격이어서 미련없이 버릴 수 있었고.

     

    그래서 그 때부터 아쿠아 슈즈를 조금씩 사 모으기 시작했고, 올 여름엔 일상에서도 이런 신발만 신고 다닌다. 발에 열이 많고, 땀이 많이 나는 내게는 정말 축복과도 같은 아이템이다.

     

    * 참고: 자전거로 동네 한 바퀴 - 준비물

     

     

    이건 '우븐 슈즈'라고 하는데, 아쿠아 슈즈의 일종으로 취급하는 듯 하다. 사진을 보면, 신발에 체크무늬가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아마도 체크 남방과 함께 신으면 신발마저 개발자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건 단순한 무늬가 아니다. 고무사(고무 실) 같은 것을 격자로 끼워넣어 짜 맞춘 거다. 마치 바구니 처럼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운동화보다는 통풍이 잘 된다.

     

     

    우븐 슈즈는 색깔도 다양하게 예쁜 것들이 많아서, 여름 철에 일상에서도 무난하게 신고 다닐 수 있다. 물론 완전 아쿠아 슈즈보다는 덥기 때문에, 운동화와 아쿠아 슈즈의 중간 정도라 할 수 있다.

     

    비가 와도 운동화보다는 물이 잘 빠지고 잘 마르는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물도 잘 들어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양말을 신고 착용하기엔 적합치 않다. 따라서 지구인 대표로 외계 행성 총독을 만나거나 하는 자리라면 이걸 신고 가는 건 좀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그 이외라면 다 괜찮지 않을까.

     

    단점은, 내가 싼 걸로만 사서 그런지, 대체로 높이가 낮아서 깔창을 빼고 신어야만 발이 편했다는 거다. 고무사라서 계속 신고다니면 늘어난다고는 하는데, 깔창을 빼도 처음엔 빡빡하기 때문에 발이 조금 아플 때도 있다. 발등이 높은 편인 사람이 싼 우븐슈즈를 산다면 한 치수 큰 것을 사는게 좋겠다.

     

    아쿠아슈즈보다는 가격이 좀 있는 편이라서, 대략 1만 5천 원 이상 예상해야 한다.

     

     

    언제적 월드컵이냐. 추억의 매이커다. 어쨌든 이제 본격 아쿠아 슈즈로 돌입한다. 대체로 아쿠아슈즈라고 하면 이런 형태다. 아주 심플하게 '신발이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는 형태에, 매쉬 소재로 윗부분을 덮었다.

     

    매쉬 소재가 매쉬 포테이토 만들 때 사용하는 소재인가, 그래서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고 하는 건가 했는데, 대략 구멍이 뽕뽕 나 있는 소재를 매쉬 소재라고 하는 듯 하다. 자세한 것은 알고싶지 않다. 어차피 튀겨 먹을 것도 아니고.

     

     

    윗부분이 이렇게 구멍이 쓩쓩 나 있어서 일단 바람이 잘 통한다. 물론 그만큼 물도 잘 들어온다. 잘 들어오는 만큼 잘 빠지기도 하고, 잘 마르기도 한다.

     

    세척도 세탁가루 풀어서 빨래 하듯이 대강 빨아버리면 돼서 편하다. 물론 만 원 짜리 신발이라 세척할 때 쯤 되면 그냥 버려도 미련 없다.

     

     

    이건 또 다른 형태의 아쿠아 슈즈. 위에서 소개한 것은 구멍이 바깥에 나 있는데, 이건 구멍이 안쪽에 나 있다. 겉부분은 폴리에스터 천 같은 소재로 덮어놨다.

     

    이런 형태는 먼지나 작은 돌이 안 들어와서 좋다. 얇은 천 같은 소재로 돼 있어서 어딘가 걸리거나 하면 잘 찢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싼 것으로 사는게 좋을 테고.

     

     

    위에서 소개한 것들은 어쨌든간에 천으로 발등을 다 덮고 있다.

     

    운동화나 구두 같은 걸 신다가 저런 걸 신으면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신세계를 한 번 맛보면 이것도 발이 갑갑하고 덥다고 느껴진다. 아래에 신세계가 있다.

     

     

    이건 거의 고무신이다. 재질마저 플라스틱 고무 같은 느낌. 그래서 다른 아쿠아슈즈보다 조금 무거운 편인데, 여름에 이거 한 번 신기 시작하면 다른 신발은 신고 싶지 않을 정도다. 정말 시원하다.

     

    비가 오면 하루종일 발 씻는다 생각하고 그냥 다니면 되는데, 실내 들어가면 빠른 속도로 마른다.

     

    요즘은 자전거 탈 때나 등산할 때도 이 신발만 신을 정도다. 가격도 배송비 포함해서 만 원 안쪽이라 정말 막 신을 수 있다.

     

     

    구멍이 좀 큰 편이라 작은 돌맹이나 흙먼지가 들어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나중에 신발을 벗어보면 발에 흙먼지가 잔뜩, 자연을 느끼고 왔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그것 외에 큰 단점이 하나 있는데, 고무 같은 소재로 돼 있기 때문에, 좀 신고다니면 접합부분이 찢어지기 쉽다. 그렇다고 며칠 신고다녀서 찢어질 정도는 아니다. 어차피 만 원 짜리, 한 달만 버텨주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상에서 신고 다니면 좀 뭔가 어쩐지 없어보이는 느낌이 나기는 하지만, 그냥 기분 탓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하도록 하자.

     

     

     

    이건 아쿠아슈즈라고 하기엔 좀 격식(?)을 갖춘 신발이다. 안쪽으로 구멍은 뚫려 있지만, 얼핏 보면 운동화 같은 느낌이 난다. 그래서 가격도 좀 비싼 편이다. 세일해서 2만 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나네.

     

    거금 주고 이런 신발을 산 것은, 그래도 살다가 여름에 대통령을 만나러 갈 일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그럴 때 신으려고 샀다. 여기까지가 최대한 세상과 타협한 지점이다. 더이상은 물러날 수 없다. 안 만나고 말지.

     

     

    어쨌든 더운 여름철, 그리고 발에 땀이 많이 난다면 봄이나 가을에도 신을 수 있는 시원한 신발 종류가 많으니, 이제 구두나 운동화에서 벗어나 신세계로 발을 한 번 뻗어보시기 바란다. 때는 바야흐로 21세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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