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를 지나서부터 계속 이어나감.

 

이제 양산을 벗어나서 물금 쪽 낙동강변 공원을 살짝 넘어가면 바로 부산이 시작된다. 양산, 물금은 조금 스쳐가는 듯한 느낌이고, 부산이 꽤 길다.

 

이쯤 돼서는 웬만하면 오늘 안에 끝까지 가보자하고 속력을 내게 되는데, 너무 무리하다간 다음날 못 일어나는 수가 있다. 부산쪽 자전거길이 별로 좋지 않으므로 너무 욕심내지는 말자.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물금 쪽 강변 공원에 물놀이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는 직진으로 갈 수 있었던 길이 폐쇄됐고, 우회를 하라는 표지판이 서 있었는데, 문제는 표지판만 있을 뿐 어떻게 우회를 해야하는지는 나와있지 않은 거였다.

 

물론 나도 처음에는 가볍게, 어차피 공원이니까 저쪽으로 둘러가면 다시 길 나오겠지 했는데, 이상한데로 잘 못 들어가서 다시 나오고, 또 길 찾아 헤매고 그랬다. 지역민들은 다 아는 길이라도, 외지인들은 모를 수 있으니, 이렇게 길을 폐쇄할 때는 우회로를 A4지에 그려넣는 작은 배려 정도는 해줬으면 싶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텐데.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우여곡절 끝에 임시로 놓인듯 한, 물 위에 둥둥 뜬 가교도 건넜다. 양산천 쪽의 이 다리를 건너자 바로 부산 시작. 지하철 2호선 종점 호포역이 있는 동네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호포역을 시작으로 해서 한동안 계속해서 옆쪽으로 전철이 보인다. 반대편에 낙동강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철이 계속 보이니까 뭔가 차게 식는 느낌. 거의 한강 자전거길을 달릴 때와 비슷한 느낌인데, 여행이라기보다는 그냥 잠시 자전거 타러 나온듯 한 기분이 든다.

 

이건 아마도, 오늘 밤도 야영하긴 글렀다는 부담감에서 오는 착찹함일 수도 있다.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지만, 오늘 밤은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걱정이 슬슬 시작됐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구포역 인근까지는 대략 괜찮은 자전거길이 놓여 있는데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사람 많이 다니는 곳으로 들어서면서부터 길 상태가 확 나빠진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이것봐라 이렇게 길 상태가 안 좋다!라고 하려고 찍었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뭐 그냥 괜찮아보인다. 아냐, 그거 아니라고. 아이고 억울해.

 

구포역 정도에서부터 낙동강 하구둑 인증센터까지는 길이 정말 안 좋다. 울퉁불퉁한데다가 여기저기 깨져 있는 것도 많고, 막 차도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갔다가하는데 턱이 높은 곳들도 있고, 게다가 보행자도 많은 편이다. 어차피 길이 안 좋아서 속력도 많이 못 내겠지만, 보행자가 많아서 조심해서 달려야 한다.

 

사용자들이 많아서 길을 다시 정비할 엄두를 못 내는 건지, 아니면 아예 정비에 관심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부산 자전거길은 많이 실망스럽다. 꽤 긴 길을 달려야 해서 오래 시달려야 했기 때문에 더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 부산 낙동강 하구둑

 

낙동강 하구둑 근처로 가면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전진하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아니 여긴 정말 이상한게, 들어갈 때 맞바람이었으면 나올 때는 뒤에서 밀어줘야 하잖아. 근데 어떻게 들어갈 때도 맞바람, 나올 때도 맞바람이냐. 여긴 바람이 막 웨이브 치면서 부는 건가.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힘들게 페달을 저으며 자동차와 씨름도 하면서 끝내 하구둑 기점에 도착하긴 했다. 낙동강하구둑 인증센터 바로 옆에, 4대강 국토종주 낙동강 자전거길 기점이라는 돌이 떡하니 서 있다.

 

꽤 먼 길을 달려왔는데 여기가 0km란다. 끝이 처음이고 시작이 처음이고 뭐 그런가보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을숙도의 낙동강문화관 부지에서 한 시간 정도 쉬었다. 여기까지 왔다는 기쁨에 눈시울을 적시며 지나간 길들을 되뇌이며 아련한 추억에 젖는 것 따위는 전혀 없었고, 오늘밤은 대체 어떡하지라는 생각만 한가득. 이럴까 저럴까 이런저런 대책을 생각하며 근 한 시간을 고민했던 거다. 종점에 캠핑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니 유인 인증센터도 있었고, 여기서 자전거를 택배로 부쳐주는 것도 하나보더라. 여기서 자전거는 집으로 보내버리고 부산 관광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긴 하겠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하구둑에서 다시 왔던 길을 돌아나간다. 하구둑 근처는 맞바람이 문제긴 하지만 그래도 길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울퉁불퉁한 자전거길을 좀 피해보려고 다른 자전거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봤더니 뭔가 좀 이상한 길을 타고는 다시 자전거길로 나와버렸다. 헛고생.

 

국토종주 자전거길: 부산 낙동강 하구둑

 

괘법르네스떼 역 쪽은 웬지 오사카 비슷한 느낌이 났다.

 

부산 서부 버스터미널

 

사상역 옆쪽에 있는 부산 서부 버스터미널.

 

중마 버스터미널 (동광양 버스터미널)

 

시외버스 타고 바로 중마 버스터미널 (동광양 버스터미널)로 갔다.

 

 

광양(동광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버거킹. 중마버스터미널에서 나오자마자 오른쪽으로 100미터 정도 가면 나오는데, 여긴 꼭 가봐야 한다. 매장 내부도 크고 번쩍거리지만, 버거가 정말 제대로 나온다. 최근에 이렇게 두툼하게 나오는 와퍼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물론 지금은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동광양(광양)

 

산책하는 동네 사람을 잡아서 물어봤더니, 여름철에 사람들이 텐트 치고 고기도 구워 먹는 공원 하나를 알려주더라. 물론 버스터미널 주위에 모텔이 널렸지만, 도시는 모텔도 비싸다. 이미 숙박비로 햄버거를 먹어서 배수진을 쳤기 때문에, 오늘은 무조건 야영이다.

 

가보니까 가족단위로 나와서 음식을 먹거나 뛰어 놀거나, 낚시를 하거나, 싸우거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적당히 분위기가 괜찮았다. 바로 앞에 바다가 있기는 하지만 경치는 딱히 볼 게 없는데, 가까이 컨테이너 항에서 밤새 환한 불빛과 굉음이 들려서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해줬다. 물론 밤이 깊어지니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가끔 차 타고 가다가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이 들락거렸는데, 살짝 둘러보니 파출소도 가까이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렇게 뜬금없이 광양에서 하루를 마감했다. 이래서 난 다른 사람과 함께 여행하면 굉장히 부담스럽다. 내 기분대로 아무데나 막 튀어가고 싶기 때문에.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