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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국내여행/자전거2017 2018. 9. 12. 12:11

     

    매화마을은 희한하게도 지도에서 섬진마을이나 수월정, 혹은 매화마을 인증센터로 검색해야 나온다. 자전거 여행을 한다면 어디든 동네 이름보다는 인증센터 이름으로 검색하는게 낫다. 자전거 인증센터 부스는 네이버나 다음 지도에서 잘 나온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매화마을 작은 공원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길을 떠난다. 나름 공원이지만 땡볕을 피할 그늘이 마땅치 않다. 정자가 하나 있지만 이미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좁은 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쪼그리고 앉았다가 일어났다. 대체 그늘이 왜이리 귀한 것이냐. 자전거에 양산을 설치하고 싶을 정도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이제 섬진강은 바다에서 벗어나 강 모양을 하기 시작했다. 한쪽 옆으로 강을 보면서 여유로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매화마을에서 북쪽으로 좀 올라갔더니 신기한 도로가 나왔다. 한 차선을 완전히 파란색으로만 칠해놓은 거다. 파란색 선은 대체로 자전거 도로라는 표시인데, 이게 한 차선 모두가 자전거 도로인지, 아니면 차와 함께 공유하는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일단 파란색 선에는 자전거 마크가 찍혀 있다.

     

    아마도 한 차선 모두를 자전거 도로로 만들어 놓은 것 아닐까 싶다. 자전거가 양쪽에서 오갈 텐데, 이걸 자동차와 함께 사용한다면 서로 역주행이 될 수 있으니까. 근데 이렇게 한 차선을 완전히 자전거 도로로 뚝 떼 놓으면 차는 어떻게 다니는 건가 의아하기도 했다. 1차선 밖에 안 되는 거니까.

     

    내가 갔을 땐 차가 하나도 안 다녀서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더라. 매화마을이 축제할 때 관광객도 많이 몰린다던데, 그럴 때는 조정을 하는 건가. 물론 이쪽은 강변으로 난 농로 비슷한 길이고, 조금 내륙으로 들어가면 국도가 있기 때문에 굳이 이쪽으로 차들이 다니지 않는 듯 하다. 여하튼 자전거로 다니기는 정말 좋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오르막도 살짝 올랐다가 옆길로도 빠졌다가 다채로운 길을 주행했다. 옆길로 빠지면 집 몇 채를 지나서 다시 차도 쪽으로 나오게 돼 있다.

     

    시골길을 달릴 수 있다는 것과, 비교적 안전한 길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옆으로 빠지는 길은 항상 내리막과 오르막 조합으로 돼 있어서, 무거운 짐을 실은 자전거로는 좀 힘이 든다. 그래서 이 부근에선 지도를 잘 보고 옆으로 굳이 빠지지 않아도 되는 길에선 그냥 차도로 달렸다.

     

     

    매화랜드라는 버스정류장은 뭔가 매화매화 한 곳이 아니다. 팬션 이름이다. 나도 처음엔 이름만 보고 주위에 꽃이 가득할 줄 알았다. 철 되면 꽃이 가득할지도 모르지만.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드디어 눈 앞에 남도대교가 나왔다. 저 다리만 건너면 화개면이다. 화개장터가 있는 바로 그 곳. 화개가 바닷가에서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섬진강 라이딩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나오다니. 버스나 승용차로 갈 때는 완전 내륙 같았는데.

     

    섬진강 자전거길: 남도대교 인증센터

     

    다리 바로 앞의 작은 쉼터에 남도대교 인증센터가 있다. 그냥 잠시 앉았다 갈 수 있을 뿐, 아무것도 없다.

     

    여기서 화개장터는 옵션일 뿐이다. 그쪽은 자전거길 코스가 아니다. 그냥 섬진강 자전거길을 계속 가려면 다리를 건너지 않고 가던 길 계속 가면 된다.

     

     

    아무것도 없어서 아무것도 줄 수가 없다. 고양이도 그걸 이미 알아챘는지 고양이가 거지보듯 한다.

     

    섬진강 자전거길: 남도대교

     

    섬진강 자전거길: 남도대교

     

    다리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틀어서 한 200미터 정도만 가면 바로 화개장터가 나온다.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화개장터 어서오이소'라고 적혀 있는 입구 안쪽이 화개장터. 모르는 사람들은 막 시골 장터 생각하던데, 그냥 장터 모양을 한 관광지라고 보는게 좋다. 물론 이것저것 파는 가게들이 있긴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시골 시장이라고 하기엔 좀 거시기하다.

     

    앞서도 말 했지만, 자전거로 섬진강 자전거길을 계속 간다면 화개장터를 갈 필요가 없다. 남도대교를 건널 필요도 없다. 하지만 여기를 지나치면 구례까지 딱히 뭐가 없다. 그래서 밥 먹으러 들어왔다.

     

    밥 먹을 곳도 화개터미널 근처로 이미 작정하고 있었지만, 어차피 가는 길에 화개장터가 있기 때문에 잠시 구경해봤다.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관광지에서 팔듯한 물건들이 있다. 언젠가 "왜 관광지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들만 팔까?"라는 질문을 한 적 있었는데, 누군가 이런 대답을 했다. "필요한 것은 이미 생활 주변에 다 있기 때문"이라고. 맞는 말 같다. 어쩌면 오히려 관광지의 쓸 데 없는 물건이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일지도 모른다. 관광지까지 가서 세숫대야를 살 사람은 없을 테니까.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화개장터 노래를 불러서 이곳을 유명하게 해줬다고 조영남 씨 동상도 있다. 들어가자마자 떡하니 보인다.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나름 지역 특산품 같은 것도 파는 듯 하다. 자전거 여행 하면서 저런 걸 살 수는 없으니 그냥 분위기만 슬쩍 보고 지나친다.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장터 한 가운데 쯤 있던 누각. 사진 보면 알겠지만 사람이 별로 없다. 평일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내가 기억하던 화개장터와는 좀 달랐다. 하긴 여기 정말 오랜만에 와 본다.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장터 안 어느 구역으로 가면 식당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데, 너무 부담스러워서 후다닥 빠져나왔다.

     

    그냥 '오세요' 하면서 사람 부르는 정도의 호객행위라 기분이 나쁘진 않은데, 연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허리를 90도로 굽히면서 오세요 하고 인사를 하는 집들이 있다. 친절한 집이라는 걸 어필하고 싶은 듯 한데, 좀 부담스러웠다. 여기저기 가게 사람들이 문 앞에 나와서 오세요 하고 호객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딱히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서 뭐라고 할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먹고살기 참 힘들다는 느낌을 받아서 부담감이 확 밀려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이런 분위기를 또 좋아하겠지. 어쨌든 나는 돈도 없고 해서 그냥 지나쳤다.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장터는 그리 크지 않다. 슬슬 구경하면서 전진하면 어느새 밖으로 빠져나온다. 나와서 화개교라는 작은 다리를 건너 마을 안쪽으로 들어간다. 다리 건너면 바로 화개터미널(버스터미널)이 나온다.

     

    터미널 쪽으로 가보면 슈퍼마켓도 있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내게 만만한 농협 하나로 마트도 나온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체력 소모를 많이 했다. 그래서 오늘은 특식으로 빵에 우유까지 샀다. 물론 마트 안에선 먹을 수 없다. 사서 밖으로 나와서 어느 골목 구석에 퍼질러 앉아 길거리에서 먹는 거다. 이건 노식인가. 뭐 어쨌든, 우유가 너무 비싸서 과소비를 했나 싶어서 다시 돌아가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 나름 관광지라고 돈을 좀 썼다. 너무 럭셔리하게 즐긴 것 같다.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밥 먹었으니 다시 돌아나온다.

     

    섬진강 자전거길: 화개장터

     

    왔던 길을 되돌아나가서 남도대교도 다시 건너야 한다. 그래야 섬진강 자전거길로 되돌아갈 수 있다. 화개장터 앞 길도 다시 지나가야 하므로, 밥 먹고 나와서 구경해도 된다. 하지만 금강산만 식후경이다. 아마 금강산에도 파전 굽는 집이 많지 않았을까. 식전에 올라가면 빈 속에 맛있는 냄새에 현혹되어 돈을 많이 쓸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쓸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산다. 돈이 있으면 산다. 사느냐 파느냐 그것이 문제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다시 자전거길.

     

     

    어느 지점에 다다르니 스쿠터를 탄 사람들이 휑하니 오더니, 쓰레기가 든 종량제 봉투를 놓고 가더라. 이 동네는 쓰레기 하나를 버릴래도 오토바이가 필요한 건가보다. 이런 곳이라면 난 아마 집에 쓰레기를 잔뜩 쌓아놓고 살겠지.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멀리 장구 처럼 보이는 건물은 화장실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 근처에 섬진강 어류생태관이 있고, 꽤 큰 건물이라던데 나는 본 기억이 없다. 그냥 관심이 없어서 스쳐 지나갔거나 혹은 나도 모르게 순간이동을 했을 듯 하다.

     

    남들은 자전거길로 가면 저 장구 화장실 근처도 지나간다던데, 난 멀찌감치 보면서 지나쳤다. 뭔가 여기서 길을 잘 못 탔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 건물이 보였으니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테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한동안 국도로 달리다가 다시 자전거길로 들어간다. 이쯤 돼서는 처음 섬진강을 접할 때의 감동은 많이 사그라든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어느 언덕을 올랐더니 노고단 전망대 쉼터가 나왔다. 얼핏 보면 여기가 노고단 전망대인가 싶다. 그렇다면 어느새 지리산에 올라온 것인가. 

     

    바로 옆에 지리산이 있는데, 여긴 아마도 노고단이 보인다 해서 이렇게 이름 붙은 것 아닐까 싶다. 하지만 노고단이 어딘지는 모르겠더라. 길치라 어느 산이 지리산인지, 어느 산이 백두산인지 알 수가 없다.

     

    쉴 때마다 스마트폰 꺼내서 현재 위치와 앞으로 갈 곳을 지도에서 확인하는데, 평소에 스마트폰 데이터를 아예 안 쓰지만 이 여행을 위해서 데이터 쿠폰도 삼만 원 짜리를 사서 충전했다. 결국 반도 못 써서 후회했지만. 한 달 정도 여기저기 쏘다니며 주로 지도 보고 위치 찾는데 데이터를 사용했는데, 대략 1.2기가 정도를 썼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구례군청 쪽으로 바로 들어가는 다리를 스쳐 지난다.

     

    섬진강 자전거길: 사성암 인증센터

     

    그러면 곧 사성암 인증센터. 바로 옆 산 위에 사성암이라는 암자가 있다.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네 명의 고승들이 이곳에서 수련을 했다고 해서 사성암이라 한다는데, 절벽에 붙어 있는 암자 모습이 독특하다. 한 번 사진 찾아보기 바란다.

     

    여유만 있다면 구경 가보고 싶은 곳인데, 이쯤 돼서는 기력도 없고 슬슬 잠자리 걱정도 되고, 귀찮기도 하고. 역시 먹고사는 문제 앞에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깨달음이 바로 해골물 에피소드인 것이다. 나는 해골물을 안 마셔도 여기서 깨달음을 얻었다. 역시 영험한 곳이구나.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수양이 부족한 것이니 사성암을 가보시라. 

     

    섬진강 자전거길: 사성암 인증센터

     

    이 정자는 사성암이 아니다. 그냥 길 가의 정자일 뿐. 한 무리의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이 여기서 쉬면서, 와따 이거시 사성암이구먼! 하던데... 차마 말 해주기도 귀찮고. 뭐 그냥 그렇게 알고 살아도 별 문제는 없겠지. 살다가 어느날 어떤 사람을 만나서, 사성암 별 거 없던데!라는 말을 하겠지만, 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고. 그냥 그렇게 사는 거지 뭘. 어허 여기서 정말 나는 득도를 했구나.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득도를 했는데 길을 가다보니 실도를 했다. 도를 닦으면 뭐하냐, 길 가다보면 닦은 도가 다시 더러워지던데. 이것이 바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면 다시 일상에 찌드는 원리다. 도를 한 번 닦았다고 반짝반짝 평생 지속되는게 아니다. 어쨌든 길이 아름다웠으니 그걸로 만족하자. 득도 쯤이야 또 하면 되지.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길따라 요렇게 저렇게 가다보니 구례구역이 나왔다. 이 근처엔 식당도 꽤 있고, 가게도 몇 있다. 가게는 주로 낚시 관련 재료들을 팔고, 식당은 주로 매운탕 류를 판다. 그래서 나에겐 별 쓸모가 없었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역 앞에 바로 구례교가 놓여 있다. 자전거길로 계속 진행하려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 위에 있던 조각상. 그냥 한 번 찍어 봄.

     

     

    다리를 건너서 자전거길을 타고 조금 갔더니, 길 가에 게스트하우스가 보이더라. 아직 해가 좀 남아 있지만, 더 가봤자 딱히 별 수 없겠다 싶어서 들어가봤는데 만실이란다.

     

    바로 옆쪽에 있는 모텔을 가보니 방이 많이 비어 있었고, 조금 깎아도 준다길래 오늘은 여기서 묵어가기로 결정했다. 게스트하우스보단 약간 비쌌겠지만, 그래도 모텔이라 에어컨도 있고, 에어컨도 있고, 에어컨도 있어서 대만족이다. 위 사진은 모텔 창 밖으로 내다본 풍경이다. 바로 앞에 강이 내다보이니 시원하고 좋더라. 이런 데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이 동네가 좀 독특한 게,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이는데 역에서 내리는 사람은 은근히 좀 있더라. 게다가 외국인들도 이 역에서 꽤 많이 내리더라. 내려선 바로 승합차 같은 걸 타고 어디론가 가던데, 그게 또 구례군청 쪽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산 쪽으로 가더라. 이 동네에 뭔가가 있긴 있나보다. 혹시 이 근처 산 어드메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에프오 출몰지이거나 그런 걸까. 왜 외국인 단체가 이 역에서 내려서 산 쪽으로 차를 타고 가는 걸까. 궁금했지만 난 그냥 피곤할 뿐이고.

     

     

    짐을 풀어놓고 가벼운 자전거로 동네 마실을 다녔다. 다시 다리를 건너서 구례구역 앞쪽의 중국집에서 짬뽕도 먹었다. 매운탕 집을 제외하니 선택지가 없더라.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역 근처에는 남도 이순신 길 조선수군 재건로 지도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백의종군로라는 표지판도 있고.

     

    '조선수군 재건로'를 여기서 검색해봤다면 조금 고민할 뻔 했다. 이게 전라남도 남해 쪽 해안가를 위주로 길이 이어져 있더라. 그래서 바닷가 길을 타고 진도까지 갈 수 있다. 현지에서 이 사실을 알았다면 바닷가 길을 따라 진도까지 갔을지도 모른다. 이때는 그냥 이런게 있구나하고 넘어가서 다행일지도.

     

    일단 이렇게 정보를 수집해놓으면, 어느날 느닷없이 거기 한 번 가보자 해서 갈 수 있다. 길 위에서 이렇게 얻어 걸리는 정보가 다음 여행의 테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다니면서도 주위를 한 번 잘 둘러보자.

     

    참고로 이 길은 다음이나 네이버 지도에서 조선수군 재건로라고 치면 나온다.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역 쪽에서 내리는 외국인들 신기하게 구경하다가, 작은 동네 여기저기 다녀보다가, 모텔 정수기에 온수가 나오는 걸 확인했기 때문에 오늘 밤엔 야식을 먹겠어 하면서 컵라면도 사고, 공터에서 오랜만에 느긋하게 앉아서 해 지는 것도 구경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역시 일찌감치 숙박지를 잡으면 여유로워진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해 뜨자마자 일어나서 해 질 때까지 달리다가, 오늘 밤은 어디서 잘까를 고민하는 것이 반복된다. 어느 순간에 달하면 이게 여행인지 노동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그럴땐 그냥 사는게 다 노동이라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인생은 힘든 거니까.

     

    섬진강 자전거길: 매화마을 - 사성암 - 구례구역

     

    자전거 여행의 장점은 항상 피곤한 상태라서 누워서 자야지라고 마음 먹으면 금방 잠을 잘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일상에선 휴일에 하루종일 자전거를 타도 이렇지 않은 걸 보면, 문제는 육체적 피로가 아닌 듯 하다. 공기가 문제인 건지도. 여하튼 여행 내내 잠이 잘 와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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