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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자전거길: 횡탄정 - 향가유원지 - 순창국내여행/자전거2017 2018. 9. 13. 18:02
횡탄정 인증센터를 지나 계속해서 향가유원지 쪽으로 이동한다. 오늘은 나름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 섬진강 자전거길에서 영산강 자전거길로 이동하는 이벤트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북쪽으로 장군목, 섬진강댐 인증센터까지 이어지지만, 이 둘은 댐을 보기 위해 가는 성격이 짙으므로 빼버리고, 바로 영산강 쪽으로 이어서 가는 길을 택했다. 이건 조금 있다가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은 횡탄정 지나서부터 시작해보자.
횡탄정 쪽 자전거길은 작은 농로로 이어져 있고, 강을 따라 조금 돌아서 가야만 했다. 만약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오게 된다면, 다음번엔 곡성 쪽 자전거길을 타봐야지.
자전거길이 대체로 강변을 따라 놓여 있긴 하지만, 가끔은 안쪽으로 들어와서 논밭을 보기도 한다. 특히 이쪽은 상류라 그런지 강보다는 너른 평야가 더 많이 보인다. 바람을 맞으며 달리면 기분은 좋은데, 이런 길이 계속되면 조금 지겨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거의 강바닥과 비슷한 높이로 내려가는 길도 있던데, 이 길은 비가 많이 오면 침수될 것 같더라. 만약 이 길이 침수되면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알 수 없다. 자전거길은 이것 뿐이다. 알아서 잘 하는 수 밖에.
여행에선 아무리 계획을 잘 짜도 계획일 뿐이다. 현장에 가보면 여러가지 변수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 모든걸 계획 단계에서 다 예상하긴 어려우니, 너무 세세하게 계획을 세우진 말자.
이미 있는 농로에 파란색 페인트만 칠해서 자전거길로 표시해 둔 곳도 많다. 페인트 많이 팔렸을 듯 하다. 그냥 이런 길이 있다는 것 정도만 보여주기 위한 사진 나열이라, 쓸 데 없는 말을 하고 있다.
서울-부산을 잇는 자전거길이었다면 이런 농로 위에 뱀이 굴러다녔을 텐데, 이 동네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뱀 대신 곤충들이 길바닥에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이쯤에서 손바닥보다 큰 사마귀도 봤다.
향가유원지 근처에서 길을 못 찾아서 한바퀴 빙 돌아왔다. 그래서 향가터널을 올 때, 갈 때 두 번이나 지나야 했다. 터널이 시원하니 괜찮긴 했지만, 길을 빙 돌아온게 좀 억울하다.
향가유원지가 있는 쪽 터널 입구 근처에는 터널 내부에 앉아서 쉬는 사람들도 있고, 보행자도 꽤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선글라스 벗자. 터널 입구에서 선글라스를 안 벗으면, 순간 어둠에 당황해서 그런지 지그제그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자기는 똑바로 간다고 생각하겠지. 정말 위험한 짓이다.
향가유원지 인증센터. 바로 옆에 향가 오토캠핑장 안내 지도가 있는데, 6-9월 성수기는 1박에 33,000원이었다. 비수기도 주말, 공휴일엔 같은 가격이다. 오토캠핑장은 대체로 이렇게 비싸서 아예 안 가게 된다.
향가유원지라서 향가가 울려 퍼질 줄 알았는데, 그냥 사람들 소리만 들리고 조용했다. 인증센터 옆쪽엔 작은 매점도 있다. 캠핑장까지는 안 들어가봤지만, 전체 분위기를 보니 하룻밤 묵어가도 좋을 곳이더라.
다시 향가터널을 지나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제대로 길을 찾아간다면 향가터널을 한 번만 지나도 된다. 일일이 다 쓰지 않아서 그렇지 길을 잘 못 들어서 다시 돌아나오거나 빙빙 돌거나 한 게 많다.
향가유원지에서 한 3킬로미터 정도 북쪽으로 자전거길을 따라가다보면 '유풍교'가 나온다. 흔한 시골의 작은 다리지만,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겐 중요한 곳이다.
유풍교를 건너면 섬진강 자전거길을 계속 따라가게 된다. 그래서 섬진강댐까지 갈 수 있다. 반면, 이 다리를 건너지 않고 옆으로 나 있는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순창 쪽으로 해서 영산강 자전거길로 갈 수 있다. 나름 큰 분기점이다.
위 지도에서 왼쪽 담양군 쪽이 영산강 자전거길이다. 오른쪽 곡성 쪽 길은 섬진강 자전거길이다. A로 표시된 곳이 유풍교다.
지도를 보면 대략 감이 오겠지만, 유풍교를 건너면 계속해서 북쪽으로 갈 수 있다. 건너지 않고 옆으로 가면 영산강 쪽으로 가는 거다. 양쪽 다 자전거길이 표시돼 있어서 헷갈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회색 점선은 이 지역 자전거길을 대략 표시해 놓은 거다. 네이버나 다음 지도를 확대해서 보면 자전거길이 나온다. 그런데 이 길은 아무리봐도 산을 구불구불 넘어서 가게 돼 있다. 고생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난 순창군청 쪽으로 향하는 국도를 택했다. 아무래도 산길보다는 국도가 조금은 편할 테니까. 그리고 순창에서 하룻밤 묵어갈 생각도 있었고. 대략 진행방향을 정하고 각자 알아서 선택하면 되겠다.
유풍교를 지나면서 이제 섬진강 자전거길을 벗어났다. 그래도 지역 자전거길이 나름 잘 돼 있다.
자전거길을 따라 순창 안쪽으로 계속 가다보면(이미 향가유원지부터 순창군이었다), '영산강 자전거길 방향'이라는 표지판이 수시로 나온다. 한동안은 이 자전거길을 따라갔다.
자전거가 갈 수 있는 길이라고 방심하면 안 된다. 한동안 이런 비포장길도 나온다. 어느 다리인지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는데, 어떤 다리에서부터 지역 자전거길을 벗어나서 국도로 나왔다.
계속 자전거길로 가볼까 싶기도 했지만, 산쪽으로 들어가는 자전거길을 잠시 바라보다가, 호랑이가 나올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그냥 국도로 나왔다. 이 지역 자전거길을 잘 타고 나오면, 순창 시내까지 약 2킬로미터 안 되는 짧은 거리만 국도를 타면 된다.
이제 슬슬 버스정류장도 보인다. 딱히 쉴 곳 없는 차도 위에선 버스정류장이 제일 만만한 쉼터다.
다행히도 이쪽 방면 국도는 통행하는 차량이 별로 없다. 물론 완전 시골길보다는 좀 있긴 하다. 그런데 도시가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갑자기 차량이 많아진다.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하는게 좋다.
순창군청이 있는 도시 안쪽으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사진이 없다. 강 하나를 건너자마자 갑자기 도시가 펼쳐지더니 도로도 자동차로 왕창 붐볐다. 그래서 정신없이 신호 받고 이것저것 조심하며 쭉쭉 달리다가, 순창군립도서관 앞에서야 자전거를 멈추고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사실 차도를 금방 벗어나서 작은 시장과 주택가 골목으로 접어들면서 여유가 생겼지만, 딱히 쉴 곳도 없고 해서 계속 달렸다. 이 근처에 게스트하우스가 두어 개 있기 때문에 일단 여기를 목표로 했는데, 잠시 쉬기도 좋아서 생각없이 달렸다 해도 이쯤에서 쉬었을 듯 하다. 이쯤에서 지도를 꺼내서 숙소를 알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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