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구역 인근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아침에 길을 나섰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이 묵어가는지, 따로 말 하지 않았는데도 자전거를 창고에 넣어두라고 안내해줬다. 어차피 싸구려 자전거라 대충 뒷마당에 세워둬도 된다고 했지만, 주인 아주머니는 안전하게 창고에 넣으라 하고 창고 문도 잠가줬다. 새벽에 나갈 때 괜히 깨워야 하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일찍 일어나 일을 시작하고 있어서 아무 문제 없었다.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타고 가다보면, 야영을 하기엔 좀 애매한 곳들이 있다. 혼자라면 더더욱 내키지 않는 지점들이 있는데, 그래서 적당히 모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사용하는게 좋다. 보조배터리와 디카 등 충전도 할 겸 해서.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구례구역 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계속 진행했다. 한동안은 파란 선만 그어진 국도 갓길을 달려야 했다. 느닷없이 다리 기둥에 표어 적어넣은 것이 나왔는데, 좀 기괴하게 보이더라.

 

 

어느 작은 마을을 지나다가 잠시 그늘에서 쉬는데, 여기 노인정이랄까 마을 쉼터랄까 하는 공간이 있었다. 안에서 티비 소리가 들렸다. 이런 걸 보면 나이 들면 시골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도시 골목에 나와 있는 노인들을 보면 좀 안 돼 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병원이 가깝기 때문에 그래도 도시가 낫다는 사람들도 많더라. 역시 개인 취향인가 싶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곡성 가는 길은 갓길도 제대로 없는 좁은 국도이긴 하지만, 길 가의 나무가 마치 지붕처럼 길 위를 뒤덮고 있어서 예쁘다. 이따금 바람이 불면 서늘함을 느낄 수도 있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영화 탓인지 곡성하니까 괜히 아는 곳 같기도 하고 괴이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섬진강 자전거길: 곡성군 청소년 야영장

 

자전거길을 따라가다보니 곡성군 청소년 야영장이 나왔다. 청소년 야영장이지만 꼭 청소년만 이용하는 건 아닌 듯 했다.

 

현장에선 아무도 없어서 못 물어보고, 나중에 인터넷으로 홈페이지를 뒤져봤는데, 여기는 야영장이지만 자기 텐트로 하룻밤 묵어가는 그런 형태가 아닌 듯 하다. 이미 설치 돼 있는 천막이나 시설물에서 숙박을 하는 형태로 보인다. 가장 싼 것이 글램핑인데 1박에 55,000원이라고 나와 있다. 어젯밤 모텔은 삼만 원인가 줬는데.

 

섬진강 자전거길: 곡성군 청소년 야영장

 

문 안쪽으로 들어가니 취사와 식사 같은 것을 하는 공간이 나왔고, 그 너머 마당에 천막들이 보였다. 아마 저게 이곳의 글램핑이 아닌가 싶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곡성 인근에서는 자전거길이 강 양쪽으로 두 개가 있다. 곡성쪽 자전거길을 타면 조금 덜 둘러가지만, 인증센터는 반대편 강변에 있다. 그래서 곡성이냐 아니냐를 선택해야 한다. 뭣이 중헌지 판단을 해야하는 것이다.

 

나는 다리를 건너서 곡성 쪽 길을 탔는데, 다른 이유는 없고 밥을 먹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밥이 나오려면 마을 쪽으로 가야만 한다. 계속 자전거길만 타다간 굶어 죽을 수도 있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그런데 다리 건너자마자 바로 좁은 비포장 길이 나왔다. 한동안은 그리 적절치 않은 자전거길이 나오는데, 조금만 참고 달리니 다시 국도가 나왔다. 이런 비포장 자갈길은 자전거 타기 힘든 것보다, 펑크가 날까봐 노심초사 해야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아주 오래 관리를 하지 않은 느낌이 물씬 풍겨지지만, 그래도 잠깐 자전거 길이 있기는 있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그리곤 다시 국도. 교통량이 많지는 않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침곡역이었나 폐역을 개조해서 레일바이크 영업을 하는 듯 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나중에 보니까 섬진강 레일바이크라고 해서,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약 5킬로미터 구간을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상품이 있었다. 섬진강 기차마을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근데 이런 땡볕에 5킬로미터나 레일바이크를 연인이 탄다면 분명히 싸우게 되지 않을까. 적극 추천해야겠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점점 오지로 간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례구역 - 곡성 - 횡탄정 인증센터

 

 

오지에서 만난 편의점. 오지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냥 오지라고 생각하자. 

 

일찌감치 밥을 먹기 위해 곡성으로 들어가려고 마음 먹었고, 그래서 자전거길을 벗어나 국도를 탔다. 곡성으로 들어가려면 자전거길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얼마 안 돼서 작은 마을들이 나왔고, 마침 새로 생긴 편의점이 보여서 바로 들어갔다. 

 

편의점 도시락도 질리더라. 너무 달고 짠 맛이 강하다. 매일 먹다보니 어떤 반찬이 들어가 있어도 다 비슷한 맛이 나더라.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컵라면에 김밥 정도로 끼니를 해결했다. 김밥이 비싸기 때문에 돈으로 따지면 도시락 가격과 거의 비슷하다. 이러다가 다시 도시락으로 돌아가면 약간 새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섬진강 자전거길: 곡성 기차마을

 

곡성역 바로 옆에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이 있다. 기차를 소재로 테마단지를 하나 만든 듯 하다. 마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길이만 약 1킬로미터에 달할 정도다.

 

섬진강 자전거길: 곡성 기차마을

 

미니 기차와 레일바이크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 동네는 관광객들이 꽤 있었다. 운행 시간이 되니까 거의 모든 레일바이크에 사람이 꽉 찰 정도였다. 저게 재밌나 싶던데, 뭐 이 땡볕에 짐 가득 실은 자전거 타는 사람도 있으니.

 

섬진강 자전거길: 곡성 기차마을

 

섬진강 자전거길: 곡성 기차마을

 

움직이지 않는 열차는 아마도 숙박시설 같았다. 실제로 이곳엔 '섬진강 기차마을 레일펜션'이라는 게 있는데, 그게 저것일 듯 하다. 새마을호 내부를 펜션으로 개조해서 숙박시설로 사용한다. 나름 독특한 체험일 수도 있겠는데, 비수기 주말 2인에 10만 원이라고.

 

섬진강 자전거길: 곡성 기차마을

 

증기기관차 모양으로 꾸며놓은 작은 다리를 건너면 기차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데, 입장료를 내야 한다. 그래서 안 가는 걸로.

 

섬진강 자전거길: 곡성역

 

기차마을 바로 옆에 있는 곡성역. 우워 곡성역... 대단해. 차표 없이 가다간 화살 맞을 기세.

 

섬진강 자전거길을 따라서 간다면 곡성 기차마을이나 곡성역까지 들어가지 않는다. 나는 밥 먹으려고 살짝 들어왔다가 우연히 구경한 것 뿐이다. 곡성역 앞쪽으로 시가지가 보였는데, 이 동네도 꽤 번화한 곳이더라. 지방 중소도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식당에서 밥을 먹겠다면 곡성역 앞쪽으로 가면 되겠다. 어쨌든 나는 이미 끼니를 해결했으니 다시 국도를 타고 강변쪽 자전거길로 나갔다.

 

섬진강 자전거길: 횡탄정 인증센터

 

그리고 이내 횡탄정 인증센터. 이쪽으로 오면 빙빙 둘러가야 하는데 인증센터 하나 때문에 왔다. 인증센터를 들르지 않겠다면 곡성 쪽 강변의 자전거길을 타는게 조금 나을 테다.

 

섬진강 자전거길: 횡탄정 인증센터

 

횡탄정이라는 정자는 꽤 오래된 정자라고 하는데 너무 깨끗하게 보수를 해놨다. 딱히 별다른 감흥이 없다. 이 주변이 경치도 좋다는데, 계속 좋은 경치를 보면서 오다보니 여기가 특별히 좋은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곡성역에 인증센터를 설치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뭐 이유가 있었겠지. 케이워터 댐 구경으로 이어져 있지 않은 것만해도 일단 괜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경치가 좋은 곳이라 알려진 곳이라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살짝 언덕이다.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