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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러밴 이야기 2 - 트럼프와 가짜뉴스
    해외소식 2018. 11. 13. 20:30

     

    원래부터 반이민 발언과 정책으로 이슈를 만들고 자기편을 끌어들이던 트럼프. 이번엔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빈번하게 중앙아메리카 이민자 행렬 캐러밴을 언급했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유롭게 말 하니 문제되는 것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크게 논란이 된 주옥 같은(?) 말들 중 일부만 소개해 보겠다.

     

     

    트럼프

     

    "invasion"

    "이것은 미국에 대한 침략 행위다"라는 말을 트위터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했다. 캐러밴이 침략 행위라며 국경에 미군을 증원 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침략이니 군대로 막는다라는 생각이고, 국경에 군대를 증원해야 하니 국가비상사태라는 말도 나왔다.

     

    이후 폭스뉴스 몇몇 출연진들이 이 단어를 사용하며 트럼프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성적은 미국 언론들은 침략은 없다는 보도를 했다.

     

    * Trump: The migrant caravan is an invasion 'because I consider it an invasion'

     

     

     

    "캐러밴 행렬에 중동인이 있다"

    트럼프가 자주 본다는 시사프로 '폭스 앤 프렌즈'에서 제기한 의혹이라 한다. 이 프로에서 과테말라 대통령이 100명 이상의 IS 요원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소개하며, 캐러밴에 테러리스트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슬쩍 내보였다.

     

    그 후 트럼프는 바로 "캐러밴 행렬에 중동인이 있다"라고 말 했지만, 바로 다음날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했다. 다른 언론들도 중동인을 본 적은 없다는 보도를 했다.

     

    * Trump admits he has 'no proof' of 'Middle Easterners' in caravan, 'but there could very well be'

     

    (틀린 걸 알았으면 삭제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11월 12일까지도 안 지우고 있는 중)

     


    "원조를 끊겠다"

    이민자 대열 사람들의 출신 국가인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에 원조를 끊겠다고 했다. 해당 국가들에게 이들을 막으라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적어도 과테말라 대통령은 중미 국가들과 미국을 방문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우리나라 원조 끊긴덴다하고 돌아설리도 없고, 그 원조라는 것도 부패한 정권에 들어가는 것 뿐이다. 더군다나 미국은 이미 2017년에 이들 국가에 대한 원조액을 2016년 대비 40% 삭감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미국 민주당 대변인은 원조를 끊으면 더 많은 캐러밴 대열이 생겨나서, 사태를 더 악화시킬 거라고 발표했다.

     

    * "원조 끊겠다"..트럼프, 캐러밴 행렬 해당국에 거듭 경고
    * President Trump Threatens to Cut Off Foreign Aid Over Migrant Caravan

     

    (최소한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발뺌하지 않는 것은 한국 정치인이 배워야 할 점 아닐까 싶기도 하고)

     


    "민주당이 배후"

     

    선거를 앞두고 정치 유세에서 민주당과 관련인들이 캐러밴을 후원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선거 바로 전날(5일) 오하이오주 선거유세에서도 "민주당은 캐러밴을 계속 초대하고 있다"라고도 말 했다.

     

    * Trump baselessly claims Democrats are behind migrant caravan
    * [美중간선거]트럼프 "민주당, 캐러밴 초대..가시철조망 효과적"


    "텐트촌을 건설하겠다"

     

    캐러밴을 국경쪽에 잡아두고 움직이지 못 하도록 텐트촌을 만들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전에 "국경에서 돌 하나만 던져도 총격으로 간주하겠다"라고 말 한 적이 있는데, 이에 비하면 이민자들에게 거처를 제공해주다니 정말 아름다운 마음씨구나로 착각할 정도다.

     

    Trump asylum changes: Is the president's crackdown on tent cities and immigration legal, and will he really do it?


    CNN과 일기토

     

    선거가 끝난 다음 날, 트럼프의 기자회견에서 CNN 기자가 "캐러밴은 침략자가 아닙니다"라고 말하자, 트럼프는 "나는 침략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다가 CNN 기자가 계속 질문을 하려고 하자, "나라는 내가 운영할 테니, 당신은 CNN이나 신경써라"며 마이크를 끄라고 지시했다. 이건 캐러밴 관련한 주제이기보다는 CNN과의 감정 싸움이다.

     

    * [자막뉴스] 트럼프 "마이크 내려라"..CNN 기자와 충돌
    * Trump and CNN's Jim Acosta spar over classification of migrants as an "invasion"

     

     

    트럼프의 발언은 이정도로 하고 이번 사태를 드라마틱하게 장식한 폭스뉴스를 알아보자.

     

     

    폭스뉴스

     

    폭스뉴스는 트럼프가 '진짜뉴스'라며 애정하는 뉴스 채널이다. 그런만큼(?) 트럼프와 맥을 같이 하면서 이번 캐러밴 사건에서도 활약을 했다. 시청률 1위의 뉴스 채널이 가짜뉴스를 생산한 꼴이다. 그래서 많은 미국인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

     

    * 트럼프 "CNN 질문 안받는다, 폭스뉴스 질문하라"
    * Trump ignored CNN to take a Fox News question. Fox went along with it.


    Griff Jenkins

    이 리포터는 수풀에 숨어서 이민자들이 강을 건너는 모습을 포착했는데, 마치 이 장면을 위험한 범죄인이나 야생동물에게 접근하는 것 처럼 연출해서 비난을 샀다. 그냥 다른 언론사 처럼 길에서 만나서 인터뷰를 했어도 됐는데 말이다.

     

    * WATCH: Griff Jenkins Witnesses Illegal Immigrants' Attempt to Cross Border in Texas

     

    "It’s not a migrant caravan. it’s an INVASION!" - Tomi Lahren

     

    토미 로런은 캐러밴을 리포트하면서 "이건 침략이다"라고 말했다. 후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이 뉴스 화면을 자랑스럽게 올려놓았다. 이런 태도 때문에 대표적으로 욕을 먹기는 하지만, 폭스뉴스에서 invasion이라는 표현을 이 사람만 쓴 것은 아니다.

     

    * "It's An Invasion" | Tomi Lahren: Dems Using Caravan as Political Weapon For Votes

     

    (논란이 되자 자신의 트위터페이스북에 더 당당하게 게시했다)

     

     

    "병균이 온다"

     

    폭스뉴스 게스트로 나온 전직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인터뷰를 했는데, "(캐러밴과 함께) 천연두, 나병, 결핵 등의 병균이 와서 미국 국민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건 특히나 캐러밴 이민자들을 좀비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 “They are coming in with diseases such as smallpox, leprosy, and TB that are going to infect our people in the United States,”

    이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 VOX는 진지하게 질병관리국 자료를 대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좀 놀랐다.

     

    * Fox News says the migrant caravan will bring disease outbreaks. That’s xenophobic nonsense.


    Jeanine Pirro

     

    폭스뉴스 호스트 Jeanine Pirro는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페도필리아인가? 범죄자인가?... 우린 모른다"라는 발언을 했다. 누군지 모른다는 것은 동의하겠지만, 꼭 예를 그렇게 들어야만 하나. 그래서 이것도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 Fox's Jeanine Pirro questions whether the caravan includes "pedophiles," "career criminals," or "people who think they can beat their wives"

     

    패러디


    대표적으로 알려져서 널리 조롱과 비난을 받는 것 몇 가지만 소개해봤다. 폭스뉴스는 이런 보도 태도로, 캐러밴 행렬을 마치 좀비 아포칼립스 같이 표현한다는 인상을 줬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느낌을 SNS를 통해 이야기했고, 급기야 SNL에서는 폭스뉴스를 패러디하는 중간에 좀비 영상을 넣었다.

     

    * Caravan Cold Open - SNL

     


    코미디 센트럴의 데일리 쇼(Daily Show)는 폭스 뉴스의 여러 장면들을 좀비 영상과 합성해서 패러디 영상을 제작했다. 이걸 보면 폭스뉴스의 보도들이 어떤 식이었는지, 어떤 느낌을 줬는지 대략 알 수 있다.

     

    * The Caravan (2018)

     

    참고로, SNS에서는 트럼프와 폭스뉴스를 조롱하는 단어로, scare와 caravan을 합성한 Scaravan 이라는 단어가 쓰이기도 한다.

     

     

     

     

    사건

     

    이렇게 중간선거를 앞두고 캐러밴 행렬에 대한 보도가 연일 터져나오던 중, 10월 후반 쯤에 미국에서 '폭탄소포' 사건이 터졌다. 트럼프에게 비판적인 정치인과 유명인들을 겨냥해서 폭탄 소포가 배달된 사건이다.

     

    10월 22일 조지 소로스부터 시작해서, 오바마, 빌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존 브래넌 전 중앙정보국 국장, CNN 센터 등에 폭탄 소포가 배달됐다. 하나같이 모두 트럼프 상대편이라 할 수 있는데, 범인을 잡고보니 역시나 열성 트럼프 지지자였다.

     

    (폭탄소포. 이미지: 위키피디아)

     

     

    여기서 소로스가 포함된 것은, 그가 캐러밴을 지원하고 있다는 음모론이 퍼졌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공화당, 폭스뉴스 등에서 슬쩍슬쩍 이런 말을 흘리면서 불을 지폈다. 소로스는 자유무역과 이민의 자유를 옹호하는 골수 민주당원으로, 보수파의 공적으로 손꼽힌다. 물론 소로스는 이를 부인했다.

     

     

    10월 27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사망했는데, 이것도 소로스가 유대인이라서 유대인 혐오 범죄가 일어난 것 아닌가라는 분석이 있다.

     

    * 미 보수파 '공적'된 소로스, 살해위협까지 받아
    * 미국 '폭탄소포' 용의자 체포.. 폭탄 추가발견에 트럼프 '표 걱정'
    * NYT "캐러밴 공포 조성 트럼프 중간선거 전략이 테러 촉발한 셈"

     

    트럼프와 공화당, 폭스뉴스가 한때 캐러밴의 배후가 누구냐며 열심히 떠들 때가 있었는데, 그걸 가만히 보면 MB 시절이 떠오른다. 촛불 배후가 누구냐와 똑같은 꼴이다.

     

    여하튼 캐러밴 배후로 몇몇을 지목했는데, 민주당과 소로스는 그냥 싫으니까 비난 할 목적인 것을 자기들도 아는 것 같고, 진지하게 나온 것은 중미 국가들의 좌파들이 아니냐는 설이 있다. 언뜻 보면 그럴싸하기도 한데, 문제는 중미 국가 좌파가 그럴 돈이 있냐는 것이다. 굳이 따지고들자면 가장 유력한 배우는 바로 미국 정부다. 그동안 해 온 일들이 난민을 만든 거니까.

     

     

    > 캐러밴 이야기 1 - 미국과 카라반 그리고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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