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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카 4박 5일 (2005. 04. 21) (텐노지, 신세까이) 3/4
    해외여행/일본 오사까 2005 2007. 6. 24. 03:27
    오사카 4박 5일 (2005. 04. 21) (텐노지, 신세까이) 3/4



    <다음날>


    전날 밤 쓸데 없이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잠을 거의 못 잤다.
    피곤한 눈으로 아침 늦게 일어나 오사카 성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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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이 두 번째인가 세 번째인가...
    그 동안 성벽의 저 곡선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멍청한 정신에 약간의 기운을 불어넣는 활기찬 곡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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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성.
    여기 쯤에 서서 찍으면, 성과 다리가 어울려 예쁘게 사진이 나온다는 사진 찍는 지점.
    너무 많이 찍고,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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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렇게 서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저 사람들 여차하면 칼을 뽑아 들고 닌자로 변신할 것만 같다.
    물 마시는 척 하면서 한 십 분 바라봤는데, 아무도 동전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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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성의 핵심 건물인 텐슈까꾸.
    오사카 성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성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뭐 사실, 몰라도 별 상관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느낀 만큼 배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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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슈까꾸 옆에 있는 구 오사카 시립 박물관.
    오사카 성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아주 을씨년스러운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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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성에서 가장 큰 크기의 돌멩이라고 한다.
    무게가 130톤 정도라고.
    저걸 어떻게 옮겼을까?
    보나마나 무고한 백성들을 족쳤겠지.
    한국의 성을 봐도 그렇고, 앙코르 와트를 봤을 때도 그렇고...
    선조의 숨결과 장인정신 그딴 것 보다는
    쓸 데 없는 개인의 욕심에 희생된 수많은 힘 없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인간이라는 종족은 멸종할 때까지 피라밋 조직을 유지할 수밖에 없겠지.
    우두머리가 죽으면 엄청난 대군도 한꺼번에 무너지는 단점을 알면서도
    그런 형태를 유지할 수밖에는 없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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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은 이미 졌고, 서늘한 바람이 간간히 꽃잎을 날리고 있었다.
    바람에 지는 꽃잎을 보면서도 분위기를 잡는다.
    죽어가는 생명을 보면서도 즐거워 하는 생물은 지구상에 인간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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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역사 박물관과 BK플라자.
    뭐 하는 곳인지는 알고 있지만, 위층까지 올라가 구경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처음 서울에 갔을 때, 친척집에 잠시 묵게 됐었다.
    그때, 사촌 형과 누나가 서울 구경시켜준다고 63빌딩을 데려간 적이 있었다.
    자기들은 입장료가 비싸서 안 들어갈 테니, 나 혼자 갔다 오라며 밖에서 기다린다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들도 아직 빌딩 구경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뭐랄까... 부산 사람들이 여름에 물놀이 즐기러 해운대로 안 가는 이유와 비슷하달까...
    가까이 있거나 자주 보게 되면 호기심도 줄어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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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길을 걷고 지하철을 타고 블로섬 아웃렛 매장으로 갔다.
    피곤한 눈으로 일행을 따라다니기만 했다. 특별히 할 일도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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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생긴 벽인가, 여태껏 있었는데 못 봤던 것일까.
    문득, 지금 일행도 저런 벽을 타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열심히 기어올라 가봤자 결국엔 아무것도 없는데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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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다니기도 귀찮았다. 그냥 잠시 쉬고 싶었다.
    여태껏 많지도 않지만 적지도 않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진짜 휴식을 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쉬는 시간에도 항상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잠을 자는 것도 그 다음에 뭔가를 하기 위해서였고,
    휴식을 취하고 피로를 푸는 것도 그 다음 행동을 위해서였다.
    여행을 떠나는 것도 재충전이라는 알쏭달쏭한 타이틀을 내걸어야만 했고,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릴 때도 뭔가 준비하고, 뭔가 하는 척 해야만 했다.
    완전한 휴식은 있을 수 없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어리석어서 그럴 수 없었던 것일까.
    한 번 쯤은 진짜 휴식을 위한 휴식을 취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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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은 가리라고 있는 것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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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 처져 있었다. 여기까지 반나절. 이제 다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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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간 곳은 쯔루하시.

    쯔루하시 어딘가에서 밥을 먹고, 일행은 쯔루하시를 돌았다.
    꽉 짜여진 일정을 하루 종일 돌겠지.

    이때쯤... 아웃렛 의자에 앉아 잠도 좀 잤고,
    더 이상 의미 없이 따라다니기도 싫고 해서 대열을 이탈했다.

    텐노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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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4킬로미터 정도 걸었던 것 같다.
    중간에 어떤 아줌마에게 길을 물어봤는데,
    텐노지는 여기서 엄청 멀다며 자전거로 태워 주겠다고 한다.
    진심인지 인사치레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맙지만 괜찮다고 했다.
    일단 자전거 뒤에 타고 가는 것에 자신이 없고,
    무엇보다 이뻐서 부담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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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텐노지도 가 보고 싶었는데, 길을 잘 못 들어서 지나치고 말았다.
    되돌아가기 귀찮아서 그냥 쭉 텐노지 공원으로 갔다.
    텐노지 공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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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에 있는 시민공원 성격인데도 입장료를 받는다. (200엔 이었던가...)
    공원 입장료와 동물원 입장료는 또 따로 내야 한다.
    처음엔 왜 이런 곳까지 돈을 받는가 했지만, 곧 이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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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대로 가꾸는데 정성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솔직히, 아직 입장료가 아까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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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이었던가. 의외로 사람도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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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게 된 일본식 정원.
    텐노지 공원 안에 있는 정원이다.
    여기를 보고 나서야, 입장료가 그리 아깝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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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하는데 꽤 노력이 필요할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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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나중에라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찾게 된다면,
    그리고 혹시나 짝이 될 사람이 생긴다면,
    꼭 한 번 다시 오사카를 찾아와서 목 놓아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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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자에 잠시 넋 놓고 앉아 쉬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저것은 나를 위한 자리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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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에서 사진 찍는 할아버지. 오래된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었다.
    멀리서 여행 온 것은 아닌 듯 싶었는데...
    거의 매일 와서 여기를 찍는 것은 아닐까, 먼저 떠난 아내와 추억을 생각하면서.

    언젠가... 무슨 영화에서였던가...
    자기 가게 앞 풍경을 몇 십 년 동안 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구도로 찍어
    사진을 보관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보다,
    그렇게 오래 한 곳에 머물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지 않았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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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 한 귀퉁이 벤치에 앉아, 뿜어져 나오는 물보라를 구경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고 나자 바로, 한 커플이 저 사이를 뛰어나왔다.
    서로 젖은 옷을 하면서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래, 행복은 있을 때 모두 즐겨야 한다, 아낀다고 아껴지는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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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을 나와 신세까이 쪽으로 향했다.
    신세까이로 가는 길엔 이런 천막집들이 꽤 많이 널려 있었다.
    일본에서 이런 풍경은 처음 보는 것이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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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이런 것이 궁금할 때가 있다;
    좁은 곳에서도 잘 사는 사람들이, 왜 고시원 같은 것은 아직 없을까라는...
    모르지, 내가 몰라서 그렇지 일본에도 고시원이 있을지도 모른다.
    한낱 이방인이 볼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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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집도 있고, 자전거도 있으니 노숙자들 보다는 나은 형편일 듯 싶은데...
    인기척이 있어도 거의 문은 닫힌 상태였고,
    빼꼼이 열린 틈으로 훔쳐 보니, 대부분 노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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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따라 쭉 돌아나가면 동물원 입구가 나오고, 이 맞은편이 신세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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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로는 신세계.
    1903년 박람회가 열리면서 새롭게 조성된 지역이라 그렇게 이름 붙였다 한다.
    그 후 쇠퇴의 길을 걷다가 전쟁 후엔 사람들 발걸음이 거의 끊겼다.
    전쟁 중엔 저 옆에 보이는 탑을 철거해서 군수물자로 쓰기도 했는데,
    전후 저 탑을 다시 세우면서 다시 하나의 마을을 이루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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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여태까지 보던 오사카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 이질적인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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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이 동네엔 마약중독자나 불법거주자가 꽤 많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열악한 시설의 싼 숙소도 많이 있다고 하는데,
    가격만 보고 들어가기엔 좀 위험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
    말로만 전해 들은 것이니 진짜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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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카지노.
    한국의 피씨방을 일본의 카지노와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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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쯔뗀까꾸.
    우습게도 파리의 에펠탑을 모방해서 만든 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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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쯔뗀까꾸는 전망대.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입장료는 600엔 이라고 하는데... 다음을 기약했다.
    기어 올라갈 힘이 없었다.

    신세까이를 벗어나며 에비스 초를 지나 덴덴타운으로 이어진다.
    지하철로 두 코스 쯤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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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에도 도시락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있다.
    적당한 밤 시간이 되면, 여기에 도시락을 사러 가는 사람들이 꽤 많다.
    여기도 시간 지난 도시락을 싸게 팔아서 그렇다.
    여러모로 후쿠오카의 다이에이와는 비교도 안 되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한 도시락을 비교적 싼 값에 살 수 있다.

    오사카에는 정말 다이에이가 없는 걸까?
    어째서 그게 오사카에 없을 수가 있는 거지?
    있다면 그렇게 큰 것을 내가 못 봤을 리는 없는데...

    도시락을 사서 숙소에 도착하니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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