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4박 5일 (2005. 04. 21) (텐노지, 신세까이) 4/4
<다음날>
일어나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사카는 의외로 비가 많은 곳이다.
오사카에서 마지막 날. 점심때 쯤 배를 타러 가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각자 할 일 하러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고,
나는 그냥 숙소에 누워 뒹굴거렸다.
비 오는 날, 비 냄새를 맡으며 가만히 누워 있기를 좋아한다.
내리는 빗방울, 싸한 냄새, 서늘하면서 촉촉한 느낌...
오랫동안 가만히 누워 있어도 편안한 그 느낌이 좋다.
숙소를 나서서 배 타러 가는 길.
숙소 근처엔 신발가게가 많고, 대부분 도매상들이다.
그래서 나는 비가 좋다,
한껏 치장하고 변장한 한밤의 야경도
화장 지운 프리마돈나처럼 비 앞에선 자연스런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걸로 이번 오사카 행도 끝났다.
이렇게 담담하고 피곤하고 우울하고 쓸쓸한 여행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오사카 항. 그래도 일상은 계속 된다.
빗줄기가 만만찮게 굵어졌는데도 일상은 계속 진행될 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감상적이라면 세상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테지.
배에 올랐다. 여행이 일상이 된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았다.
이번에 떠나면 다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돌아가는 배 난간에 기대어 많은 생각을 아무 생각 없이 했다.
배는 다음날 부산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만 같은데
어떻게 찾을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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