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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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uld you be my tomorrow?사진일기 2008. 7. 9. 00:41
서쪽 산허리 휘감고 떠오르는 달빛의 노랫소리. 이제 그대는 예쁜 날개옷 고이 접고 편히 쉴 시간. 오늘은 또 얼마나 힘든 하루를 보내었을지, 그러면서도 또 얼마나 아닌 척 하며 속으로 울었을지. 힘든 하루를 곁으로 흘리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무심히 먼 하늘을 바라는 모습이 그대의 매력. 하지만 가끔은 스치는 바람에도 눈길을 주었으면 해. 가끔은 내 노랫소리가 들릴 지도 모르거든. 사람이 떠나도 사랑의 향기는 남아 아니, 사랑이 떠나도 사람의 향기가 남아 그 어디선가 아직 푸른 비 내릴 반짝이는 그 하늘, 다가갈 수 없었던 그 어느 깊은 밤 시린 달빛. 다가갈 수 없었던 그 어느 깊은 숲 그대 눈빛. 돌이킬 수 없었던 그 어느 시간 속 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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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게 살아가니까사진일기 2008. 4. 14. 02:55
나는 이미 알고 있었어. 내 마음 한쪽 구석 저 어두운 틈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희망을 갉아먹고 사는 벌레가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알고 있었어. 이미 먹을 것 없는 벌레는 굶어 죽은지 오래라는 것도. 그 때부터였지 내 심장은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어. 더이상 내 가슴을 뛰게 할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은 삶에 빠싹 매마른 심장에 금이 가기 시작했던거야. 내 심장이 갈라지고 있어, 내 심장이 갈라지고 있어. 나는 외쳤지. 사람들은 누구나 다 그런 거라고,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매마른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은 듯 내게 말 했어. 대체 그러면 희망을 갉아먹고 살아가는 벌레와 다를 게 뭐가 있냐고 울부짖었지. 들려오는 소리는 똑같았어. 누구나 그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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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달리자 달려 달려 달려라 하니 오빠 달려사진일기 2008. 3. 27. 05:32
그려놓고 올리지 않은 그림일기가 백 개나 되는데 귀찮아서 올리기가 싫다. 사진도 억지로 억지로 죽을 힘 다 해서 짤방으로 대충 눈 감고 골라 넣는 중. 고속도로 잘 달리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푹 퍼져버리는 차도 있는데, 하물며 비포장 도로만 터덜터덜 달려온 상황에서 안 퍼지면 더 이상하지. 어디론가 훨훨 달려 멀리멀리 떠나고 싶은데, 무리. Access Denied. 해당 구역을 벗어나면 터져버리는 체내 폭탄이 설치돼 있어. 해체하는 데는 돈이 들지. 풋- 다 귀찮아, 한 사흘 잠을 자야겠어. 사진 모델은 사체소녀. 옛날 옛날 고양이 대마초 피던 시절에 찍었던 것. 소녀가 대신 달려주~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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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회로사진일기 2007. 12. 22. 05:52
어두운 길을 돌아 숲으로 들어섭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겨울이 한껏 매달려 있습니다. 눈 덮힌 하얀 사막 위에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꿈을 꿈니다. 북쪽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이 송곳처럼 머릿속을 파고 들면 그 꿈 또한 파르스름 빛나는 눈처럼 아스라히 사라집니다. 바람에 불어온 낙엽 하나가 묻힐 곳 찾지 못해 세상을 배회할 때, 저 멀리 화려한 불빛들이 뿌연 안개 속에서 따뜻하게 반짝반짝 빛 날 때, 검은 호수 수면 위에 내 모습이 아둑시니처럼 비춰질 때, 가끔은 사는 게 정말 너무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이 내리지 않는 얼음나라 사람들은 눈물마저 얼어붙어 슬픈 일은 없습니다. 다만 눈이 녹으면 온 대지에 눈물이 흘러 넘쳐 바다를 이룰 것을 걱정합니다. 환한 빛이 비춰지는 당신의 나라에는 작은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