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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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흐른다사진일기 2007. 9. 21. 14:04
흐린 마음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그곳에도 창살이 있었지. 나는 단지 하늘을 날고 싶은 마음 뿐이었는데 세상은 이렇게도 모질었던 거야. 태양은 거칠게 점멸하는 가로등 불빛처럼, 다시 아침이 오고, 다시 밤이 오고. 불면의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조금씩 쇠창살을 갉아 먹으며 꿈을 꾸지. 이젠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젠 멀리 멀리 떠나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떠나는 자가 잠시 열어둔 문이 작별 인사하듯 손을 흔들지만, 저기 저 너머 눈 부시게 밝은 빛은 내 몫이 아니지. 이젠 잠을 자야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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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가는 오리 네 마리사진일기 2007. 8. 31. 01:26
그날 밤 오리 네 마리가 강을 건넜어. 건너편에 있던 나는 나도 데려가 달라고, 울며 불며 악을 쓰며 외치고 있었지. 그 때 그가 나타나 말했어. "세상이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까지는 이 세상을 떠돌 수 밖에 없어." 나는 말 했어. "그럼 나, 다음 세상에는 달걀로 태어나게 해 줘. 병아리말고 달걀." 보고 듣지 않고 빨리 끝나면 세상은 어쩌면 아름다울지도 몰라. 인간의 몸으로써는 정말 힘든 일이지. 그러자 그가 말했어. "달걀이라는 축복받은 생명체로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군!" 안돼, 안돼, 이 상태로라면 영원히 구천을 맴돌기만 할 거야, 안돼, 안돼. 그리고는 다시 태어나버렸어, 인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