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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 Back사진일기 2020. 11. 28. 01:39
꿈을 꾸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꿈이었다. 꿈에서 나는 제발 꿈을 깨지 않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렇게 슬픈 꿈을 꾸고나면 세상은 또 한번 서글퍼진다. 내가 글을 쓰지 않게 된 것은 방구석에서 인생을 논하는 자들의 글월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음을 깨달았을 때부터였고, 내가 아무 글이나 써갈기기 시작한 것은 세상의 모든 시인의 시들이 유치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알게됐을 때부터였다. 삶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인생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고, 죽음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인생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미 알고있다, 세상은 쓸데없는 것들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미 당신은 목격하고 있다, 아무렇게나 써갈겨도 아무 글이나 나온다는 사실을. 돈이나 권력이 있다면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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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평릉공원, 단풍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는 작은 언덕국내여행/강원도 2020. 11. 26. 12:48
가을은 무척이나 짧아서, 이제 조금 선선해지나 싶으면 이내 지나가버린다. 그 짧은 가을을 조금이라도 더 깊게 느껴보려고, 사람들은 단풍으로 유명한 산으로 몰려간다. 물론 가을 단풍은 깊은 산에서 즐기는 것이 가장 좋기는 하다. 하지만 이미 유명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런 곳들 말고도, 소소하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곳들도 있다. 단풍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는 언덕은 어떨까. 첩첩이 늘어선 산등성이를 배경으로 멀찌감치 아스라이 보이는 그런 바다가 아니라, 바로 코앞에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바다가 보이는 언덕 말이다. 색색으로 물든 단풍과 낙엽 뒤로 펼쳐진 바다가 작지만 초라하지 않고, 여리지만 궁색하지 않은, 마치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스며드는 분위기 좋은 작은 카페 같은 느낌의 언덕. 동해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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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감성 바다 어달해변 - 변덕스러운 나의 작은 바다, 그래도 사랑해국내여행/강원도 2020. 11. 19. 12:43
'어달'하고 부르면 속으로 울리며 입 속에 맴도는 그 감촉이 좋았다. 그 짧은 이름에 들숨과 날숨이 한데 섞여서 마치, 깊은 한숨을 들이쉬고 내뱉으며 나를 기억해달라는 애절한 음색으로 노래하여 황홀하게 만드는 로렐라이처럼. 어달, 어달하고 불러보면 그 이름은 하나의 노래가 되어 그 상그러운 바다에 가면 그런 자장가가 들려올 것만 같았다. 지켜지지 않는 약속, 아물지 않는 상처, 세상은 마치 거대한 파도와 같아, 실체도 알 수 없는 연속적인 파도 덩어리. 그 틈에서 어느새 정신을 잃고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어느 바람 부는 날에 문득, 나는 바다로 가야 했다. 파도는 단 한 번도 똑같은 적 없었지만 바다는 항상 같은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그 변화 속의 온전함이 바다의 매력,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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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정원길, 동해 묵호 걷기 여행 코스 - 논골담길과 묵호 일대 한 번에 둘러보기국내여행/강원도 2020. 11. 16. 13:43
동해시 묵호 쪽에 있는 도보여행 길이라고 하면 논골담길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이 지역은 묵호등대가 있는 등대마을 외에도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언덕배기 마을들이 있다. 당일치기 정도로 짧은 여행을 한다면 논골담길과 바람의언덕 정도만 여유롭게 구경해도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이 되겠지만,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여행한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걷기 코스도 한 번 고려해보자.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저마다 특색 있는 골목길과, 그 너머로 보이는 묵호항 일대 바다 풍경을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길을 걸으면 묵호 일대를 조금 깊이 탐험하면서, 여행지에서 일상의 느낌을 느껴볼 수 있다. 이 글을 읽게 됐다면 아마도 동해시나 묵호 쪽으로 여행을 하려고 준비 중이거나, 묵호 일대를 조금 더 깊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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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묵호 성황당길, 바다정원길 도보여행 코스 - 논골담길을 전망하는 또 다른 시각국내여행/강원도 2020. 11. 16. 12:41
묵호등대와 벽화마을로 유명한 논골담길 서쪽에는 또 다른 산동네가 있다. 등대나 바람의언덕을 오르다가 돌아보면 맞은편에 보이는 이 동네는, 낮에는 반짝이는 바다와 어우러진 산비탈 마을 모습을 보여주고, 밤에는 골목길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들의 향연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선사한다. 이쪽 동네는 '산제골'이라 부르는데, 옛날에 제당에서 산신에게 지내는 제사인 산제를 지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묵호 먹태로 유명한 덕장마을이 있는 이 동네는, 논골만큼이나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이쪽에서 전망하는 논골마을과 묵호 앞바다 풍경 또한 아름답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은 논골담길에서 보이는 경치만 즐길 수밖에 없겠지만, 조금만 시간을 내면 색다른 동네 탐험과 함께 또 다른 시각으로 묵호 앞바다 풍경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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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산제골3길, 묵호항 여객선 터미널 맞은편 바다가 보이는 언덕배기 골목길국내여행/강원도 2020. 11. 10. 12:54
동해시의 묵호시장 끝자락에서 묵호119 안전센터까지 바다를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는 산동네 골목길이 있다. 아마도 이 구간을 '옥상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도보여행 코스 중 하나로 선정은 해놓은 모양인데, 아직은 이 명칭을 대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차라리 '산제골3길'로 찾아가는게 쉽다. 이 길 하나만으로는 그리 많이 구경할 것도 없고 크게 인상적이지도 않지만, 앞뒤로 도보여행길을 연결하면 묵호등대부터 중앙시장까지 훌륭한 걷기 코스가 된다. 일단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해서, '바다정원길'을 연결해서 걸어보자. 전체 루트는 나중에 따로 소개할 계획이다. 바다정원길 관련 포스팅은 이 글 맨 아래에 링크를 걸어놓겠다. 이번에 소개할 바다 조망 산동네 골목길은, 일단 묵호시장 입구에서 시작하면 들머리 찾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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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바다정원길, 묵호 중앙시장 인근 바다가 보이는 산책길국내여행/강원도 2020. 11. 9. 12:47
동해시 묵호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주로 논골담길을 구경하지만, 사실 이쪽 동네는 바다가 보이는 산동네가 줄줄이 늘어서있다. 논골담길이 벽화로 유명해져서 인지도가 높아졌는데, 다른 길도 나름 저마다 특징과 분위기가 있으니 시간이 있다면 한 번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 길들 중에서 우선 '바다정원길'을 소개해본다. 묵호 중앙시장(동쪽바다 중앙시장) 먹거리장터 앞쪽에 보면 '바다정원길'이라고 크게 써붙은 간판이 있다. 건물 2층 높이에 달려 있어서 신경쓰지 않으면 오히려 잘 못 볼수도 있지만, 찾으려고 마음먹고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참고로 여기서 시장 쪽으로 가면 먹거리 가게들이 많이 있으니, 탐방 시작이나 끝무렵 허기를 달래기 좋다. 길 입구 간판 아래를 지나서 조금 걸어가면 '고향의맛 손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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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카자흐스탄, 동해역 앞 러시아 음식점국내여행/강원도 2020. 10. 28. 17:38
내가 사는 동네의 한 가게는 러시아 아줌마가 주인이었다. 오가며 물건을 사면서 한두 마디 나누다가 이것저것 알게 됐는데, 서울에 오기 전에는 '동하이'에 살았다고 했다. 어디 중국에서 살다 왔나보다 했는데, 나중에 더 얘기를 나눠보니 동하이는 Donghae, '동해'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동해시에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는 말도 해주었다. 마침 그때쯤 동해 여행을 갈 예정이어서 그 말이 기억에 남았고, 거기서 러시아 음식도 먹어봐야지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동해시에 오니까 현지 주민들은 러시아 음식점이 있는지도 잘 몰랐다. 사실 한국사람들이 러시아 음식점을 찾아다닐 이유는 별로 없을테다. 다른 곳에서도, 예를 들면 동대문에 자주 가는 사람들도 그쪽에 중앙아시아 음식점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