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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옆의 꽃은 꽃이 아닌 걸까사진일기 2010. 6. 17. 01:41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갔다. 한 시간 삼만 원이라는 꼬임에 넘어간 것도 있지만, 호기심이 발동한 탓도 있었다. 어디든 그렇듯 부리는 자들은 약속했던 것보다 더 많은 노동을 원했고, 어디든 그렇듯 일하는 자들은 자신의 부당함에 화를 내며 항의했다. 단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조금 더 거칠었고, 조금 더 살벌했다는 것. 그나마도 선착순에 밀려버린 잉여인간들은 시간만 날리고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어떤 험한 꼴이 일어날지 알고 있어서였을까, 그래도 차비 정도는 쥐어주며 화가 분노로 치밀지 않도록 대충 수습을 하는 모습이, 아니꼽기보다는 애처로워 보였다. 많은 군상들이 있었다. 절반 이상은 대학생이거나 젊은 백수였다. 나머지 절반은 어떤 부류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 방세 이십만 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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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처럼 살아가고자사진일기 2010. 5. 20. 20:45
세상도 변하고 산천도 변하고 사람들도 변하고 너와나도 변했다. 모진 풍파에 그 모습을 바꿔가는 저 바위가 그러하듯,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만 한다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 받아들이자, 적응하자. 그래도 가슴 깊이 기억하자. 너와 나는 그 높고 깊고 현명한 진리를 알리려 펜을 들지 않았다는 것을. 그저 속 시원히, 할 말 다 하고 살기 위해 누가 읽을지 알 수 없어도 저 작고 더러운 종이 끄트머리를 끄적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바위처럼 살아가고자, 모진 비바람에 굴하지 않게 견디고 견디고 또 견디고 견뎌야 하겠지마는, 참지는 말자 이 속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거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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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동피랑에서 벽화를 그렸어요국내여행/경상도 2010. 4. 12. 00:39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통영 동피랑 마을에서 벽화를 그리고 왔어요. 쌓인 일도 뒤로하고, 블로그 업데이트도 잠시 중단하고, 식음을 전폐하고(비싸서 밥 제대로 못 먹었음 ;ㅁ;) 그린 벽화는 만화 네 컷. 처음에는 그냥 화사한 꽃그림을 그리려고 했지만, 가만 보니 벽화에는 꽃그림이 많기도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만만하게 작업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해서 접었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내 웹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만화 벽화. 만화라는 장르를 선택하니 욕심이 조금 더 났죠. 단지 예쁘고 화려하고 보기좋은 벽화들은 가득가득 널려 있으니, 뭔가 메시지를 주자라는 것. 일단 화사하고 깔끔하고 아기자기 귀여운 점을 내세워, 그림 자체는 꼬마들이 좋아할 수 있을 만 한 쪽으로 표현. 그리고 깊은 의미를 좀 더 ..